"디지털 세상의 오스카상", 웨비어워즈(Webby Awards)
출처: 웨비어워즈(Webby Awards)
1996년 시작된 웨비어워즈는 전 세계의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시상을 통해 망라하고 있다. 웨비 수상작(Webby Winner)은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디지털예술과학아카데미(The International Academy of Digital Arts and Sciences(IADAS))에서, 웨비피플스보이스(Webby People' Voice) 수상자는 온라인 투표로 선정한다.
웨비어워즈는 2025년 홈페이지를 통해 열린 제29회 웨비어워즈에 미국의 50개 주와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약 13,000개의 작품이 출품됐다고 밝혔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을 형식에 따라 9개 분야로 나눈 후, 각 분야는 주제에 따라 수많은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웨비어워즈가 다루는 9개 분야는 1)웹/모바일 2)비디오/영화 3)광고/홍보 4)앱/소프트웨어 5)소셜 6)팟캐스트 7)AI/게임 8)크리에이터 9)특별상이며, 각 분야별로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세부 주제로 나뉘어 있다.
각 분야별 시상 기준이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된 주요 기준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독창적인 표현이다. 수상작만이 아니라 후보에 올랐던 콘텐츠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사실상 창의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총망라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콘텐츠마다 5개 단어로 이뤄진 한 문장(Five Word Speech)의 창작자의 말과 영상을 함께 올려 각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도우면서 재미도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종종 콘텐츠보다 창작자의 한 문장이 더 재밌는 경우도 있다.
수많은 콘텐츠 중 액티비즘(Activism)으로 분류된 수상작에서 눈에 띄는 2개의 콘텐츠를 소개한다. 웨비어워즈는 가치 있는 개인 활동부터 공익 목적 웹사이트나 상업적인 홍보 콘텐츠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콘텐츠를 다 확인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관심 분야나 주제에 맞춰 사회 변화와 가치 실현을 어떻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독창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미국을 지키기 위한 투표 행동 (Vote Save America)
출처: 미국을 지키기 위한 투표 행동 홈페이지 첫 화면 (votesaveamerica.com)
2017년 설립된 '크룩드 미디어(Crooked Media)'는 팟캐스트,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을 활용해 미국의 중도 좌파 의견을 투영하며 풀뿌리 운동과 정치 참여를 지원하는 곳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미국을 지키기 위한 투표 행동'은 후보자 등록부터 투표 독려에 이르기까지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 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참여 방법을 안내하고 지원하며 지역사회와 연계하기도 한다. 2018년부터 진보적 정치 활동을 위한 모금, 자원활동가 모집 등을 진행했으며, 총 모금액은 6,390만 달러, 자원활동가 수는 27만여 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트럼프 정부가 야기하고 있는 각종 사회적 혼란에 대응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홈페이지 첫 화면 의료 정책 캠페인 역시 그 중 하나다. 미국 민주당 관련 활동에 편중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비상식적인 정책 기조를 감안한다면 지금 시기 이 같은 활동도 새롭게 보인다. 내란 이후 대통령 선거를 막 치른 국내 정치 상황의 영향도 분명 있다.
미국을 지키기 위한 투표 행동 홈페이지 바로가기 (Vote Save America)
그녀는 변화를 만든다 (She Creates Change)
출처: '그녀는 변화를 만든다' 홈페이지 (shecreateschange.org)
1999년 설립된 '룸투리드(Room to Read)'는 성평등과 문해력 향상을 목적으로 28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변화를 만든다'는 이들이 만든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로 단편 애니메이션과 그림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에는 6개국(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베트남, 네팔, 인도, 탄자니아) 여성 청소년들이 등장, 자신들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이 프로젝트는 영화와 함께 12~18세 청소년 교육을 위한 커리큘럼과 교재를 제공해 그들의 삶과 지역사회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와 자료는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스페인어, 아랍어, 일본어, 프랑스어, 힌디어 등의 언어로도 번역되어 있다. 언어는 앞으로도 계속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변화를 만든다 홈페이지 바로가기(She Creates Change)
“한 장의 사진이 전하는 진실의 무게”, 세계보도사진(World Press Photo)
매년 세계보도사진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는 '월드프레스포토(World Press Photo)'는 1955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을 통해 세계에 대한 이해와 행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 80개 이상 지역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온라인 아카이브를 통해 사진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사진 작가들이 진정성과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사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아카이브의 경우 1955년부터 2025년까지 70년에 걸친 세계 주요 이슈를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다. 사진 작가 소개와 함께 최근 이슈는 관련 통계나 정보를 함께 제공해 내용적 밀도가 높다.
2025년 공모에는 총 141개국에서 3,778명의 사진 작가가 참여했으며, 총 59,320장의 사진 중 42장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다음은 2025년 '올해의 보도 사진(World Press Photo of the Year)'과 2개의 결선 진출작(World Press Photo of the Year Finalists)에 대한 소개다.
마흐무드 아주르, 9세 (Mahmoud Ajjour, Aged Nine) / 사마르 아부 엘루프 (Samar Abu Elouf)
올해의 보도 사진 - 마흐무드 아주르, 9세. 출처: worldpressphoto.org
마흐무드는 2024년 3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해 가족과 피난을 떠나던 중 폭발로 인해 양팔을 잃었다. 카타르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고 현재 발을 이용한 일상생활을 익히는 중이다. 마흐무드의 꿈은 의수를 착용해 다른 아이들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가자 출신 사진 작가인 뉴욕타임즈의 팔레스타인 기자 사마르는 카타르에서 마흐무드와 같은 아파트에서 지내면서 유대감을 형성했고, 그곳으로 치료 받으러 오는 가자 주민들의 전쟁으로 인한 중상을 기록했다.
나이트 크로싱 (Night Crossing) / 존 무어 (John Moore)
나이트 크로싱. 출처: worldpressphoto.org
최근 2년 동안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사진은 중국 이민자들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은 뒤 빗속에서 몸을 녹이고 있는 모습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경과 혹독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에 거주하는 존 무어는 17년 동안 70개 대륙에서 활동해왔으며 현재는 게티이미지(Getty Images)의 선임 작가이자 특별 통신원이다.
아마존의 가뭄 (Droughts in the Amazon) / 무숙 놀테 (Musuk Nolte)
아마존의 가뭄. 출처: worldpressphoto.org
'아마존의 가뭄'은 브라질의 아마존 인근 마을에 사는 어머니에게 한 청년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뒷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이 마을은 원래 배로 갈 수 있었지만 가뭄으로 인해 강 수위가 낮아져 지금은 마른 강 바닥을 따라 2킬로미터를 걸어야만 도착할 수 있다. 아마존의 심각한 가뭄은 하천 수위 저하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하천의 생태계는 파괴됐으며 강에 의존해 왔던 지역 주민들은 생계를 잃었다. 이 사진은 기후 위기를 실체적 현실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자연과 밀접한 취약 계층의 미래를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멕시코에서 태어난 사진 작가이자 편집자인 무숙 놀테는 안데스와 아마존 지역 공동체와 자주 협업하며 환경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 작가를 위한 독립 출판사의 설립자이자 이사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월드프레스포토는 각 대륙별 주요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어 전 세계의 주요한 이슈를 사진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국내 관련 사진으로는 AP통신 Jae C. Hong의 한국 입양 사기(Korea Adoption Fraud)가 있으며, 해외로 불법 강제 입양됐던 니콜 모타(Nicole Motta)가 40년 만에 아버지와 재회한 장면을 담은 작품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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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은 미디액트에서 일하고 있고,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 에도 참여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