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를 고속으로 통과 중인 세 번째 성간 천체 발견

허블 우주망원경(Hubble)이 태양 근처를 빠르게 통과하는 성간 혜성 보리소프(Borisov)를 포착했다출처NASA, ESA, D. Jewitt (UCLA), CC BY

최근 소행성과 혜성을 연구하는 국제 전문가 커뮤니티는세 번째 성간(interstellar) 천체의 발견으로 분주해졌다이 천체는 임시 식별명 A11pl3Z로 명명되었으며태양에 대한 상대 속도가 시속 약 245,000km에 이르는 매우 빠른 천체로 우리 태양계에 진입했다.

앞서 발견된 두 사례—보리소프 혜성(Borisov)과 오우무아무아('Oumuamua)—와 마찬가지로, A11pl3Z 역시 깊은 우주 공간에서 유입된 천체다이와 같은 성간 천체는 태양 빛을 반사한 광량이 현재의 망원경 추적 시스템에 감지될 만큼 가까워졌을 때야 비로소 관측할 수 있다이번에도 역사적인 발견은 ATLAS 자동 추적 프로그램이 수행했다.

지구 충돌 가능성은 제외되었다

탐지 이후 여러 연구팀이 이 천체를 계속 추적하며 정밀한 천문 측정(천체 위치 측정)을 수행하고 있다. CCD 카메라가 장착된 망원경으로 얻은 디지털 영상은대상 천체가 통과한 하늘 영역을 수백 개의 배경별들과 함께 포착해낸다.

이 배경별들은 정확한 천구 좌표를 가지고 있으며이를 기준으로 대상 천체의 상대적 위치를 측정한다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천구상에서의 궤적을 재구성하면해당 천체의 궤도가 포함된 호(arco orbital)를 도출할 수 있다매일 밤 반복되는 관측은 이 호의 범위를 확장하고그에 따라 A11pl3Z의 궤도 추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게 만든다.

이번 사례는 전문 관측자와 아마추어 천문가그리고 국제 협력 등 모든 수준에서 이루어진 모범적인 공동 연구의 예시로 손꼽힌다.

성간 천체 A11pl3Z를 사와로 천문대(Saguaro Observatory)에서 데이비드 랭킨(David Rankin)이 포착한 이미지출처데이비드 랭킨 제공 (Courtesy David Rankin)

현재까지 약 100회에 달하는 천문 측정 데이터가 확보되어 초기 궤도를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산하 소천체연구센터(CNEOs)의 스카우트 프로그램(Scout), A11pl3Z가 지구에 충돌할 위험은 전혀 없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현재 관측에 따르면이 천체는 지구로부터 약 2억 8,400만 km 이상 떨어진 거리 이상으로는 접근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궤도를 통과한 뒤 다시 성간 공간으로 향할 것이다

A11pl3Z는 태양계 통과 도중 화성의 공전 궤도를 가로지를 예정이다하지만 그 이후에는 점점 멀어지며결국 다시 성간 공간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 천체의 경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각화할 수 있으며카탈리나 스카이 서베이(Catalina Sky Survey)의 궤도 시뮬레이터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A11pl3Z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직경이 약 20~40km에 이르는 새 성간 천체 A11pl3Z는 은하 원반(galactic disk)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이 영역은 이러한 유형의 천체가 생성되기 적합한 곳으로 여겨진다.

이 천체는 극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방문자다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성간 천체들 중 가장 높은 이심률(excentricidad)을 가진 천체이며태양계와의 접근 궤도 기하 덕분에 2026년 4월경에는 지구에 대해 약 90km/s에 달하는 상대 속도로 접근하게 되어지금까지 기록된 성간 천체 중 최고 속도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이는 유럽우주국(ESA)이 계획 중인 코멧 인터셉터(Comet Interceptor) 미션이 목표로 삼고 있는 고속 천체의 접근 난이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카탈리나 스카이 서베이(Catalina Sky Survey, CSS)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확인한 성간 천체 A11pl3Z의 위치출처David Rankin/ CSS

소행성인가혜성인가?

국제천문연맹(IAU)은 A11pl3Z를 혜성으로 공식 확인했고소행성센터(Minor Planet Center)는 이 천체를 제성간 혜성(3I/ATLAS)으로 명명했다.

이 구분은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처음 촬영된 이미지는 지구로부터 5억 2,800만 km, 태양으로부터 6억 7,800만 km 떨어진 거리에서 얻은 것으로천체는 점광원처럼 나타났고전형적인 혜성의 특징인 확산한 코마(coma)를 형성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혜성 활동의 초기 보고에 따르면미약한 코마와 길이 약 3초 각(3")의 짧은 꼬리가 형성되었으며그 방향은 280도 위치각(position angle)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초기 반응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성간 공간처럼 극도로 낮은 온도 환경에서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 온 천체라면내부 열적 관성(thermal inertia)으로 인해 활동을 깨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혜성은 일반적으로 높은 열관성을 지니므로태양빛의 열이 천체 내부까지 충분히 침투하고얼음이 승화(sublimation)하여 활동을 유발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그 결과 생성되는 것이 바로 보리소프 혜성(2I/Borisov)처럼 명확한 코마이다.

칠레에서 실시된 딥 랜덤 서베이(Deep Random Survey)가 포착한 성간 천체 A11pl3Z. 망원경은 이 침입자를 중심으로 추적하고 있어이미지 중앙 근처에 점처럼 찍힌 A11pl3Z를 제외한 별들이 주변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며, 10분 간격의 연속 노출을 통해 호(arc)를 그리는 듯하게 나타난다작은 점들은 영상 노이즈다출처K Ly (astrafoxen) / Deep Random Survey

앞으로 더 많은 성간 천체를 발견할 수 있을까?

베라 루빈 천문대(Vera Rubin Observatory)의 우주-시간 유산 탐사 프로그램(LSST: 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은 앞으로 수십 개의 성간 천체를 탐지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들 새로운 발견은우리 태양계를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고속 외계 천체의 기원과 특성에 대한 지식을 비약적으로 확장할 것이다.

이는 행성 방어(planetary defense) 프로그램에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현재 우리는 국제 소행성 경고 네트워크(IAWN)와 같은 다양한 소천체 추적 시스템을 통해 세 번째 성간 방문자 A11pl3Z에 대한 관측을 앞으로 수일간 계획하고 있다.

이번처럼 짧고도 흥미로운 방문을 통해 우리는 또 하나의 소중한 우주적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출처] Descubierto un tercer objeto interestelar cruzando a gran velocidad el sistema solar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호셉 M. 트리고 로드리게스(Josep M. Trigo Rodríguez)는 스페인 우주과학연구소(ICE-CSIC) 소속 운석, 소천체 및 행성과학 그룹의 수석 연구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태그

혜성 A11pl3Z 태양계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 보리소프 혜성 공동 연구 NASA 제트추진연구소

의견 쓰기

댓글 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