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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후기 15년 노동을 마치고 공장 문을 나서니 산자락에는 진달래가 피었다. 임금노동자들은 노예신세를 한탄하지 않은 채 임금노동자 계급의 생계를 위해 공장굴뚝으로 올라섰다. 울산지역이라 어떤 사람들은 들었고 어떤 사람들은 듣지 못했다. 냉정한 가슴들, 쓰라린 가슴들, 눈물 젖은 가슴들이 밤과 낮으로 2주 동안 지나갔다. 타국에서 온 노동자들은 해맑고, 진한 눈빛으로 한국의 임금노동자들을 대하였다. 정규직 비정규직 이렇게 반으로 쪼개진 임금노동자들은 하나로 잘 뭉치지 못한다. 사측 관리자들이 해외유학을 다니면서 배운 것은 임금노동자 계급을 반토막내는 것이었고, 그렇게 공장 주인의 머슴이 된채 임금노동자들을 시퍼렇게 쳐다보고 다니지 않았던가. 사측 임원들은 결국 피눈물을 흘려도 임금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것이 목구멍으로 밥을 넘기는 것이었고 행복이었다. 50년은 순간이라 이 시대만 잘 살면 되었다. 지난 시대의 다양한 혁명이념은 노조에서 정체된 채 묵어버렸다. 노동은 사실 이념이 필요없었다. 봉건제마냥. 봉건제가 쓰러지고 폐허가 되면서 봉건제에 존재했던 사상들도 다 쓰러지고 폐허가 되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노동은 오늘날의 노동만이 가장 혁명적이었다. 오늘날의 다양한 사상은 결국 자본주의와 나란히 모두 사라질 것이 아니던가. 노동은 살아있다. 매일 피어난다. 노동이 눈을 떠야 만물이 보인다. 만물이 노동을 거치지 않고 살아날 수 있던가. 노동 그 자체가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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