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쓰러지기 전에 폭염 대책 마련하라”

코로나19로 노동시간 최대 3배 증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노동 강도 완화는커녕 폭염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고열작업이 많아 냉방기 설치 등 폭염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것은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 완화,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과 함께 휴게실 설치를 하는 것”이라며 “또한 고열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곳에 냉방기 설치와 가동 역시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8일부터 5일간 전국 유, 초, 중, 고, 특수학교 급식실 노동자 2085명을 대상으로 ‘학교급식실 코로나19 방역 및 폭염 상황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이들의 44.2%가 ‘급식실에서 냉방기를 켤 수 없거나 켰다가 끄기를 반복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화기를 다루는 고온 작업에 더위로 인한 열기가 심각하게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급식조리 노동자 79.4%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직접 소독 업무까지 하고 있어 노동강도가 높아진 상태다. 추가 업무로 인해 노동시간이 1.5배에서 3배까지 길어졌다는 응답도 79%에 달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국 교육청 중 방역지원 인력을 충원한 곳은 딱 한 곳뿐이다.

아울러 ‘배식 후 소독 횟수’에 대해서는 응답자 59%가 학년별 식사 후에 소독을 진행했다고 응답했으며, 소독시간은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휴식시간도 평년에 비해 줄었다’는 응답도 65%에 달했다. 급식조리 노동자들은 △조리 업무에 소독 업무까지 해야 하는 노동강도(36.7%) △조리 업무 중 열기로 인한 더위(31%)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모든 업무(27.2%) 등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이유로 꼽고 있다.


조리 노동자인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급식실은 대부분 낮은 층에 있어 공기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안전과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안전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학교에서 식중독 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노동자의 건강권이 위협받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급식실을 밝고 높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훈록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부지부장은 “일용직 비정규직으로 학교에서 여러 보수 업무를 해왔다. 여름에는 옥상에서 벤젠·신나 등을 사용하는 방수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은 암을 유발하기도 하고, 냄새를 맡으며 일하다보면 어지럽기도 하다. 여름의 옥상은 체감온도 40도가 넘을 만큼 더운데도 적절한 휴게시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학교 비정규직 차별과 관련해 “학교에는 휴게실이 반드시 설치하게끔 돼있다. 학교에서 일하는 교사와 공무원 노동자를 위한 휴게공간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기자회견에서 청소노동자, 시설노동자, 급식노동자들의 휴게공간을 요구하는 이유는 기존에 있는 휴게공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교육부는) 노동을 차별하지 말고 동등한 조건에서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