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노란리본과 촛불 만나다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미수습자 수습과 철저한 선체조사” 요구

“유가족도 아닌데 얼마나 받고 일하냐고, 돈받고 끝난일을 니 새끼 밥은 주고 나와서 이러냐는 험한 말도 들어야 했다. 그래도 엄마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 네가 그리고 네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잖아. 엄마가 어떻게 그런 미래를 포기하고 눈 감고 살라고 할 수가 있겠니. 3년 세월동안 부쩍 큰 너처럼 거리에서 만나는 시민들도 변하기 시작했어. 희망이 생겼고 드디어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어찌보면 싸움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촛불시민 최영숙 씨가 세월호 3주기 기억문화제에서 낭독한 편지의 구절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5일 오후 5시 30분부터 열린 22차 범국민행동 대회는 세월호 3주기를 추모하고 안전 사회를 다짐했다.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두고 시민들은 노란 리본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모인 이들은 3년 만에 인양된 선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미수습자 수습, 참사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박래군 퇴진행동 적폐특위 위원장은 “아직도 적폐세력이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에서 설치고 다니고 있다”며 “세월호가 인양됐지만 해양수산부가 어떤 짓 할 지 모르고 증거인멸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위원장은 “촛불 시민들이 오늘 기억문화제와 내일 안산에서 진행될 기억식에도 힘을 모아 정부가 딴 짓 못하도록 감시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상열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어제 전교조 교사 2만 5,000명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교사 선언을 했는데 정부가 교사의 정치 중립 위반 등을 문제삼으며 교사들을 징계하고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 지부장은 “지난 일주일간 울산에선 했던 세월호 계기수업을 두고 교육청이 정치 중립 위반 가능성을 경고했다”며 부정당하는 교사의 정치 기본권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오후 7시부터는 본대회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가 열렸다. 촛불 시민,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생존자 등이 편지를 낭독했다. 한영애, 이승환, 4.16가족 합창단 등의 공연도 이어졌다.

한편 22차 범국민대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우병우와 재벌 총수 등 공범자의 구속을 촉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래군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독방에 도배를 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을 전하며 적폐청산이 아직 멀었음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그 추운 겨울 내내 촛불을 들었던 이유는 잘못된 특권과 특혜를 없애기 위해서였다”며 “정치권 일각에서 벌써 박근혜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데 1997년 전두환과 노태우를 사면한 경우를 교훈 삼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29일엔 국정농단 재집결을 저지하기 위한 범국민행동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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