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검찰총장 유력후보 수사외압에 진상규명 지연”

용산참사 10주기 입장발표 기자회견 진행...“국가폭력에 공소시효란 없다”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알려진 조 모 검사 등의 수사외압으로 용산참사 진상조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은 15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고 청와대에 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9월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단’은 10년 만에 용산참사가 과잉진압의 결과이자 여론조작까지 진행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구성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현재까지 아무런 결과도 내고 있지 않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진상조사 지연이 2009년 용산참사 당시 ‘특별수사본부’의 정병부 본부장 아래에서 수사를 총괄한 조 모 검사 등의 수사외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제보를 토대로 이 같이 주장한 이들은 조 모 검사가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여서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다른 사건은 수사 기간을 연장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반해 용산사건을 담당하는 조사3팀은 외압 등으로 인해 사실상 해체된 것과 다름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선 법무, 검찰 개혁을 담당하는 조국 민정수석실에서 조사단 외압에 대해 조사 하고, 관련자 처벌, 독립성 보장 등의 엄중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외압 당사자 조 모 검사를 처벌해 외압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검찰 조사단이 용산참사에 대한 조사를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별도의 국가 조사기구 설치를 통해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14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추모위)’를 구성해 진행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씨는 “손발이 얼어 터지도록 겨울에 촛불 시위를 했다. 그래서 이 나라를 바꿨는데, 왜 이 자리에 또 서야 하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산참사 생존자이자 상도4동 철거민 천주석 씨는 “우리는 살기 위해, 쫓겨 올라간 것이었다. 그런 우리를 동료와 경찰을 살해한 테러리스트라며 감옥에 넣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를 사면했지만 검찰은 아무런 진상도 규명하지 않고 있다. 이곳에선 검찰과 경찰이 대통령 보다 높은 것 같다.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나서라”라고 말했다.

추모위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촉구한 뒤 이 입장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추모위는 20일 용산참사 10주기를 전후로 여러 추모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15일 오후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용산참사 10주기 강제퇴거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리며, 17일에는 용산참사 10주기 빈민대회를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한다. 또 18일 오전에는 경주 김석기 사무소 앞에서 ‘경주 김석기 퇴진, 처벌 기자회견’을, 저녁에는 ‘추모와 기억의 밤, 용산참사, 그리고 나’를, 참사 당일인 20일에는 오후 1시 반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추모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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