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약탈하는가? 시위대인가, 월스트리트인가?

[해외] 경찰 살해에 맞선 반란을 비난해선 안 된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참히 살해했다. 반란이 일어나자 곧 약탈은 안 된다는 주장이 뒤따랐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진짜 약탈하는 자는 누구인가? 그들은 억만장자와 부동산 투기꾼, 사모펀드와 제약회사, 군대와 경찰이지 경찰의 만행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아니다.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데릭 쇼빈 미니애폴리스 경찰 [출처: 위키피디아]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의 여파로, 약탈을 둘러싼 토론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약탈을 비난해야 할까?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비난해야 할 대상은 시위대가 아니라 세계 남반구를 약탈하는 서구 군대와 다국적 기업이다. 우리는 코로나19 백신이 민영화되고, 저개발 국가와 충분한 보험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약탈을 문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가혹한 부채와 구조조정을 통해 저개발국들의 금고를 약탈하는 국제기구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다른 종류의 약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남의 불행을 이용해 돈을 버는 자본가들은 오늘도 주택과 빌딩을 약탈하고 있다. 여기에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은 무정한 괴물이나 되라는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퇴거를 앞두고 있다. 법원은 문을 열자마자 우리 사회를 뭉겨놓을 것이다. (미국 여러 주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강제퇴거를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이는 6월 중순 전 만료된다.) 우리는 집과 학교를 빼앗아가는 저들에 반격해야 한다.

우리는 노동계급이 사는 지역사회 전체를 더 부유한, 백인 가정들의 주거지로 대체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라고 본다. 이것은 집 소유주에게 더 큰 전리품만을 가져다 줄 뿐이다. 우리는 노숙인이 기거하는 공간을 약탈하는 경찰에 분노해야 하며, 집 없는 사람들이 안전한 주택과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출처: @ChinaDaily]

우리는 실제적인 약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이다! 사모펀드는 이 나라 도처에서 파산하는 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벌어들일 것이다. 노동자를 해고하고 그들의 연금을 잡아채 자신의 금고에 채울 것이다. 우리는 이윤을 위해 공공기관을 해체하고 민영화하는, 미국우정공사(USPS)를 약탈하려는 시도(1)나 노조가 존재하는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필수 공공서비스를 해체하려는 시도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지역과 주정부가 운영하는 복지프로그램을 약탈하는 공화당의 연방정부와 집권 주에서 부자들에게 막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민주당 지도부에 분개한다. 노동자와 억압받는 사람들 편이라고 주장하는 대의자들이 부자 감세안을 통과시키며 우리 삶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일은 역겨운 짓이다.

노동자들이 강력한 반격을 조직하지 않는다면, 팬데믹 기간 공적 재원은 더 약탈될 것이다. 억만장자 계급은 이미 4340억 달러(약 531조 4,330억 원)(2) 더 부유해졌다.

그런데도 우리가 타겟(3)이나 오토존(4)과 같은 상점을 약탈하는 데 신경 써야 하는가?

이것은 무고한 흑인 남성을 살해한 백인 경찰에 격분해 사람들이 벌인 재산 파괴 행동이었다. 마틴 루터 킹의 ‘온건한 백인들’(5)처럼,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봉기에 대해 모호하게 말해야 할까?

우리가 자신을 억압하고 착취하도록 고안된 정부와 경제에 반발하는 흑인 노동자계급을 비난해야 할까? 팬데믹 기간 동안 자본주의는 그들이 거의 생존할 수도 없도록 만드는데도? 우리가 이렇게 의례적인 비난에 가담해야 할까? 우리 미디어가 계속해서 노동자계급의 봉기는 스포츠 훌리건들의 파괴 행동처럼 묘사하면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기업의 약탈은 일반적인 비즈니스처럼 취급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렇지 않다. 조지 플로이드는 중요했다.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그리고 우리가 인종주의와 자본주의를 물리칠 수 있는 운동을 건설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인종의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와 그들을 억압하는 기제에 맞서 단결할 때까지, 때때로 프롤레타리아적인 분노를 통해 흑인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스들과 정부, 관료와 경찰에 일깨워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약탈이 신경 쓰인다면, 당신의 눈을 군대와 경찰, 제약회사와 사모펀드 떼거리와 부동산 투기꾼 그리고 억만장자에게 눈을 돌려라. 그리고 한때 다수로부터 약탈된 세계가 이제 다수에게 되돌려져야 한다는 것을 요구하라.


[각주]
(1) USPS는 현재 파산 위기에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2) 미국 CNN은 5월 21일 팬데믹 기간 미국 억만장자들이 4340억 달러 더 부유해졌다고 보도했다.
(3)미국에서 6번째로 큰 종합 유통업체. 본사가 미니애폴리스에 있다.
(4) 미국에서 가장 큰 애프터 마켓 자동차 부품 및 액세서리 소매업체
(5) 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백인 목사에 대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963년 4월 16일 버밍엄 시립 교도소에서 보낸 편지에 수록된 표현이다. 그는 “우리(흑인)를 괴롭히는 것은 사악한 자들의 완벽한 몰이해가 아니라 선량한 이들의 척박한 인식”이라고 답했다.
[원문] https://jacobinmag.com/2020/05/george-floyd-minneapolis-uprising-police-brutality
[번역] 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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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저씨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긍께 대가리가 뭘 할 줄 모른다는 말 아니냐, 그렇지만 네들은 할 수 있다는 거 아니냐. 근디 그게 부전자전 꼴이가 머이가. 어째 네들은 그 모양 그 꼴이냐. 세계 정세를 좀 바라. 니들이 멀 하것노. 차라리 정은이가 맘대로 하것다. 니들은 미국을 못 뚫지만 정은이가 맞총이라도 쏜다 아이가. 주댕이 닫고 가만 있어라 그게 부전자전 꼴이가 머이가.

  • 아저씨

    전북은 광주한테 다 먹히고 있다면서 전북지역본부도 광주지역본부를 넘지못하겠구만, 서울은 엄두도 내기 어렵고. 그러면 남북경협은 전북지역본부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 국내의 난제들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지, 전북도 운동은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실이 다른 지역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할꺼셔

  • 정점

    개성공단

    한국에서 개성에 공단을 만들어 투자를 했지만 박근혜 정부 때 철수를 하여 조선의 인민주의가 점유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