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cut

[사진]

  아카이벌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 채색,183 X 144 cm

  아카이벌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 채색,183 X 144 cm

  아카이벌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 채색,183 X 144 cm

  아카이벌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 채색,144 X 183 cm

  아카이벌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 채색,134 X 101 cm

  아카이벌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 채색,134 X 101 cm

  아카이벌피그먼트 프린트에 아크릴 채색,144 X 183 cm

나는 그동안 역사적 사건 사고부터 네트워크, 디지털 이미징 테크놀러지의 발전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전 작업 ‘처음에는 희극으로 다음에는 비극으로’ 연작부터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로우-컷’ 까지 단순히 특정 공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이미지의 재현 과정에 물리적 전자적 오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발생한 왜곡과 노이즈를 통해 사회의 이면에 존재하는 현대사회의 취약점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한편으로는 훼손된 것으로 보이기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미적 요소가 추가된 것처럼 보이는 양면적인 이미지를 통해 시대적 지역적 문제를 바라보는 획일적인 시선에 문제의식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전 작업인 ‘처음에는 희극으로 다음에는 비극으로’에서는 폭탄 테러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파장을 디지털 이미지의 변조를 통해서 보여주었다. 나는 폭탄 테러가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오는 이유를 현대 도시의 과밀성에서 찾았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한 고층 빌딩으로 이루어진 도시는 작은 폭발에도 큰 손상을 입는 것처럼 최근 널리 사용되고 있는 JPG, PNG 등의 이미지 파일 포맷은 데이터 압축 알고리즘을 사용함으로써 컴퓨터의 저장 공간을 절약해 주지만 과밀화된 도시와 마찬가지로 작은 변조에도 이미지의 많은 부분이 손상된다. 테러 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코드에디터로 변조하고 훼손하는 과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현대 도시와 디지털 이미징 테크놀러지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취약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로우-컷’ 역시 새로운 도시 조성으로 점점 더 밀도가 높아진 도시와 최신 기술이 집약된 고해상도의 디지털카메라가 가진 공통적인 취약점을 연결시켜 보았다. 작은 크기에 많은 수의 화소를 집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고해상도의 이미지센서는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특정 조건에서 이미지의 왜곡과 노이즈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왜곡은 낮은 건물보다는 고층 빌딩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로우-컷’ 연작에서는 촬영 중에 데이터처리의 지연으로 형태적 왜곡이 발생한 이미지 위에 건설 현장에서 공간을 구분하고 직선을 긋기 위해 사용하는 먹선을 덧씌워 놓았다. 인간은 계속해서 밀도를 높이는 첨단 도시공학으로 도시를 발전시켜왔고, 이렇게 도시공간이 새롭게 완성되기까지 각양각색의 모습들을 경험하게 된다. 건설 과정에서 생겨난 여러 현실 상황을 보도한 언론기사에 포함된 사진에서 차용한 선을 먹선으로 불완전한 이미지 위에 튕겨 넣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지 않은 과거의 모습을 완공된 건축물이 담긴 사진 위에 중첩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는 도시공간의 이면에 숨겨진 기억들을 다시 드러내고자 했다. 또한 흰 먹선이 사진 속에서 흐트러진 현재의 모습을 강조하거나 또는 바로잡는 지시선의 역할을 하기를 바랐다.


김천수 작가의 개인전 은 2020년 6월 29일부터 9월 12일까지 부산 BMW Photo Space에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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