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법 파탄...국민 버린 여야, 민중에 무릎 꿇게 하자!

[봉당풍경](10)새로운 희망의 시작: 국민을 위한 정권도 국가도 없다!

미친 자본의 이윤욕망이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다. 4월 16일 세월호 침몰이후 단 한명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 무능한 국가를 보며 국민들의 분노는 타오르고 있다. 국가가 도대체 국민을 구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기나 하는 것인지, 이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기나 하는 것인지… 국가의 무능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모두가 숨죽이고 진도 앞바다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안 정권은 혹시라도 대통령에게 불똥이라도 튈까 전전긍긍했고, 수권정당은 몰래 지방선거 운동하느냐고 여념이 없었으며, 제 1야당은 이러한 무능한 정권과 수권정당을 제어하고 비판하기 보다는 챙길 지분을 두고 주판알이나 튕겼다. 그러더니 이들은 결국 5월 2일 밤 11시 10분경 반국민적이고 반계급적인 기초연금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출처: 자료사진]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새정연은 단 하루 만에 의원총회, 법안심사소위, 본회의를 진행시켰고, 지도부는 당내에서 강력하게 법안을 반대해 온 의원들의 항의는 모두 무시한 채 일괄적이고 독단적으로 법안 본회의 상정을 처리했다. 이것이 안철수가 얘기해 왔던 새정치였다. 어제를 기점으로 실체가 모호했던 안철수의 새정치는 바로 ‘새누리당화 정치’였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안철수는 새누리당에 홀로 입성해봤자 챙길 지분이 없었던 자신의 입지를 위해 새정연을 고스란히 수권정당의 무릎아래 바쳤다. 여기에 오랜 시간 민주당에 몸담고 오로지 자기 보신에만 몰두해왔던 낡은 의원들이 못이기는 척 숟가락을 올려놨다. 그들은 정당의 이념도 지향도 국민도 모두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지분만을 챙기는 정치가 여의도 국회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들이 외면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중요한 진실이 있다. 적어도 세월호 참사의 국면에서 자신들의 이권만 챙긴 썩어빠진 정권과 국회에 대해 노동자와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고, 이것은 분노에서만 멈추지 않고 민중의 실력행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역사의 진실이다.

국민버린 박근혜...안철수의 새정치는 ‘새누리당화 정치’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법안을 통과시킨 국회는 국민을 만만하게 여긴 커다란 죄를 저질렀다. 아직도 차디찬 진도 앞바다에서 가족의 품으로 가지 못한 국민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은 실종자 가족의 아픔과 함께 하기 위해 목소리를 낮추고 참으면서 모든 기대를 진도 앞바다에 묶어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국민들의 마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지난 1년 6개월간 노동 및 시민진영에서 강력하게 반대해 왔던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 희망과 기대는 아랑곳 하지 않고, 국민들이 반대해 왔던 법안을 국회 지붕아래서 자기들끼리 작당 끝에 통과시킨 것이다. 박근혜정권이 기초연금 정치에서 벌여온 반국민적 태도는 더 언급할 가치도 없다. 우리가 이제 주목할 집단은 제 1야당인 새정연의 낡아빠진 정치 관행과 독선이다. 특히 지도부인 안철수, 전병헌, 김한길과 양승조, 오제세를 기억해야 한다.

새정연 당지도부는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기초연금법안을 반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여러 채널을 통해 표명해왔다. 이유는 하나였다. 새누리당쪽에서 새정연이 반대해서 7월부터 노인들에게 20만원 기초연금을 드리기 어려워졌다며 흑색선전을 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국민연금바로세우기 연금행동(이하 연금행동)에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대통령 선거에서 약속했던 기초연금을 위해 투쟁한다면 오히려 새정연에 대한 지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정연은 관련된 정치투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전국에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비판하는 PC라도 걸어달라는 요구에 2억이 들어서 힘들다고 했다. 노동, 시민 연대체인 연금행동에서는 라디오 광고를 비롯해서 대학가 홍보, 시민강연 등 보편적 기초연금 도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투쟁하는 동안 새정연은 여론이 자신들을 보도하지 않는 다는 이유로, 돈이 든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민주당 복지위 소속 의원들만이 분주하게 당내 합의가 진행되지 않도록 고독하게 투쟁했을 뿐이다. 어제 김용익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면서까지 본회의 상정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지도부는 무슨 이유인지 박근혜보다도 더 결연하게 법안 통과에 온힘을 다했다.

본회의 상정을 위해 필요했던 법안심사소위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않았다면 진행을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혹시라도 결렬될까 자리를 지킨 오제세, 양승조 그리고 안철수의 활약은 차마 눈뜨고 봐주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오제세는 민주당 복지위위원장이었다. 그는 연초부터 지방선거 표 분석을 해가며 기초연금 법안을 막는 것이 전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복지위 소속 다수 의원의 의견과 배치되는 입장을 가져왔다. 그의 머리에는 오로지 표만 있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의 정치공학에는 사회복지에 대한 원칙도 복지권 확대를 위한 민주주의도 없었다. 그의 정치공학대로 간다고 한들 정말 박근혜를 찍었던 노인들이 맘을 바꿔 새정연을 찍어줄까? 이를 기점으로 등을 돌리는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그 태도의 이면에는 지역주의와 이권주의만 가득해 보였다.

국민 버린 여야, 민중에 무릎 꿇게 하자!

본회의를 통과한 기초연금법은 첫째,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함으로써 국민연금 장기가입자를 차별한다는 점에서 공적연금 기반을 약화시킨다. 둘째, 물가연동에 따른 연금액 산정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급여액이 감소된다. 셋째, 대상자를 선별하고 급여를 차등지급함으로써 세대 내, 세대 간 국민 분열을 야기한다. 넷째, 지구상에 없는 분배의 원칙을 구축함으로써 노인빈곤 1위인 대한민국 노후소득보장체계를 더욱 어둡게 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지난 1년 6개월간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제기 되어 왔고, 정부는 응답하지 않았다. 이제 정권뿐만 아니라 제 1야당마저도 국민을 버렸다.

어제 국민연금공단 노동자인 이경우씨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했던 호소문의 일부를 소개한다.

“10년 전 무더운 여름 어느 날, 국민연금공단 남원지사의 한 직원은 ‘국민연금제도가 국민들에게 사랑받게 해 달라’는 유지를 남기고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최근 제가 여러 노동ㆍ시민사회단체의 대표님들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 회의장 앞에서 ‘국민연금제도를 지켜 달라’며 의원님들께 간곡히 호소 드린 것도, ‘국민연금제도를 지켜 달라’는 선배님의 유지를 헛되지 않도록, 살아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가 그러한 활동이라 생각했기에 의원님들께 간곡히 호소드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기초연금법안은 국민연금에 성실하게 가입하고 납부했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임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 수령시 불이익 받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지난 4월3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전국 1,000명의 국민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 절반이 넘은 55.3%가 이러한 내용조차 모르고 있으며, 설문 응답자의 72.4%는 ‘사회적 논의를 거친 후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차후에 7월로 소급해서 그간의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님께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이 노후 준비를 위해 충분한 동기 부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역행해서는 안 됩니다. 청장년층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조차 침몰되지 않도록 의원님께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의 말씀을 올립니다.”

국가와 국회의원들이 지켜주지 않았던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연금공단 노동자가 10년 전 목숨으로 호소했다. 이 안타까운 유지를 이어받아 노동자와 시민들은 우리의 노후를 지키고 대한민국이 늙어도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 노력에 대한 응답이 국민과 합의 없는 최악의 기초연금법 통과로 돌아왔다.

어제 국회정치를 바라보면 지난 1년 6개월간 희망을 품고 투쟁해왔던 많은 분들이 순간 맨붕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정권과 국회는 더 이상 국민을 보호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것으로 우리가 절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이끌어 온 주체도 노동자 시민이었고, 이 나라가 이 만큼 살게 된 이유도 수많은 노동자의 헌신과 희생을 기반에 두었다. 새정연은 아마도 국민들의 수권정당에 대한 불만에 힘입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미 좀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본데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가 지난 시간 야당의원들과 연대하며 투쟁한 이유는 국회의 민주주의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4년 5월 2일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국회는 더 이상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려왔다. 우리를 위하지 않는 국회, 우리의 세금과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당신들! 이제부터 기대하시라. 민중의 힘이 어떻게 당신들을 무릎 꿇게 할지를 기대해주기 바란다.

우리 이제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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