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아닌 새로운 관계로

20일, 320국제반전행동 열려

3월 20일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을 맞이하여 40여 개 나라 500여 개의 도시에서 국제반전행동이 진행되었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에서도 부산, 창원, 대전, 대구, 진구, 광주를 비롯하여 서울에서 파병반대 국민행동 주최로 미국 이라크 침략 2년 규탄 '320 국제반전행동'이 열렸다. 20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이 집회는 약 2500여명의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참석하였다.

2년의 이라크 전쟁동안 수십만 명의 이라크 민중들이 죽었고 1600명 이상의 군인들이 죽었으며, 이는 대부분 미국이 종전을 선언한 이후의 사망 숫자라고 한다. 참가자들은 부시의 이라크 침략은 그 자체로 실패했으며,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또한 3600명의 군대를 파병한 한국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이라크에 상주해 있는 자이툰 부대의 빠른 철군을 주장했다.

'320 국제반전행동'은 반전 콘서트로 그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파병반대! 전쟁반대!"의 목소리로 시작된 반전콘서트에 사회자로 나선 홍석천은 "이라크에 군의관으로 가 있는 친구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으며 너무 가슴이 무거웠다. 이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이며, 한국군은 누구를 위해 이라크에 가 있는가. 명분 없는 전쟁은 끝나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 콘서트에는 밴드 '바람'과 정윤경 씨가 출연해 반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전 세계에서 전쟁의 종식을 선언하자

이어 본 행사인 '반전선언'이 진행되었다. 최선희 평화여성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본 행사는 정광훈 파병반대국민행동 공동대표, 심상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 아이들의 반전평화 목소리를 모은 수수팥떡, 최민 평화네트워크 활동가, 유병문 고려대 총학생회장 등의 연설과 파루옥 사딕 이스마엘 이라크 남부석유산업노조 국제국장, 카사하라 히카루 APA 일본운영위원이 국제 연대 발언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정광훈 파병반대국민행동 공동대표는 "미국이 전쟁을 하는 이유는 전쟁을 하지 않으면 망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라며 생존전략으로서의 미국의 전쟁을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이어 심상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전 세계 민중이 군사패권에 의해, 신자유주의에 의해 위협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세적인 반전·평화 공동행동이 중요하다. 미국이 침략을 포기할 때까지 우리의 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반전운동의 전 세계적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 높였다. 또한 현재 입법 추진 중인 테러방지법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이는 민중들을 모두 테러분자로 지목하는 악법임을 강조하였다.


여성과 어린이의 목소리로 평화를 노래한 '수수팥떡'은 어린이들이 무대로 올라와 "전쟁싫어! 평화싫어! 신나는 평화세상 보여주세요" 라는 당근송을 불러 많은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파병군 철군으로 새로운 관계를

국제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파루옥 사딕 이스마엘 이라크 남부석유산업노조 국제국장은 "미국은 석유를 통제하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왔다"며 "이라크 사람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폭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미군의 철수는 물론이며 한국군이 철수해야 우리는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카사하라 히카루 APA 일본운영위원은 "일본에서도 30여 곳에서 반전행동이 진행되었다. 일본에서의 반전운동은 아시아로 향해있는 일본의 재군사화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중요하다"며 아시아에서의 진행되고 있는 군사패권을 막아내기 위한 반전운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320 국제반전행동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점령 2년 동안 이라크의 모든 것이 파괴됐다. 실업률은 오히려 전쟁 전보다 늘어나 70-80%에 달한다. 수도와 전기 시설의 부족 때문에 이라크인들의 고통은 커져가고 있다. 점령군은 유전을 사유화해서 다국적 기업들에게 팔아넘기고 있다"고 전쟁의 부당함을 비판하며 점령과 파병에 맞선 운동을 계속 이어갈 것을 결의하였다. 특히 11월 부시 방한에 맞선 투쟁을 준비할 것을 호소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진행된 '320국제반전행동'에서는 다양한 조형물과 피켓들이 반전평화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이후 집회대오는 종로1가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국제 연대 메세지

하워드 진("오만한 제국","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의 저자)

한국의 평화 활동가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이곳 미국에서는 3월 20일에 미국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 각지에서 열릴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 사람들도 함께 시위할 것이라는 사실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와 같은 국제적 연대는 밝은 미래를 보여줍니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다른 모든 나라 사람들이 평화와 정의를 위해 힘을 합치려고 하는 지금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미국 반전연합체 A.N.S.W.E.R(Act Now to Stop War & End Racism)

“충격과 공포”를 동반한 이라크 침략 2주년이 되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모든 분들에게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미국의 경우, 모든 주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라크 침략 1주기였던 작년보다 더 많은 미국 도시들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으며, 이는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전 정서의 진정한 깊이는 바로 이런 시위에서 드러나는 것이지, 서로 거의 비슷한 정책을 갖고 대결하는 대선 후보들의 선거 결과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 미국인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부시 정부가 미국인들을 상대로도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미국인들 부시의 대외 정책과 국내 정책 사이에 유기적 연결 고리가 있음을 이해합니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등을 상대로 한 끝없는 전쟁과 점령에 돈을 들이기 위해 미국에 남아 있는 거의 모든 공적 서비스―사회보장을 포함해서―를 해체하려 합니다. 그들은 여전히 이라크 전쟁에 하루 2억 달러를 쓰고 있는 가운데 150개 이상의 필수적인 보건, 주거, 교육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올해 예산에서 완전히 삭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가할 것입니다.

부시는 사회보장을 사유화하려는 자신의 계획을 밀어붙이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들여가며 전략 상황실까지 갖춘 캠페인을 발족했습니다. 부시와 그의 친기업적 측근들은 젊은 노동자들을 겁줘서 개악을 순순히 받아들이게 할 목적으로 거짓 위기를 선동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의 본질은 우리의 손실을 대가로 수천억 달러의 돈을 월가의 은행과 투자 기업들에게 퍼주는 것입니다. 현재 부시는 이 필수적인 공공 제도를 파괴하는 일에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60일간 60개 도시를 순회하는 일정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대해 'ANSWER'는 '예산 삭감 반대', '사회보장 수호', '전쟁이 아닌 사람들의 필요에 예산을 사용하라’는 요구를 내세운 캠페인을 이제 막 발족했습니다. 우리는 부시가 방문할 60개 도시 모두에서 시위에 참가할 것이고, 4월 30일에서 5월 6일 사이에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민중 성토대회를 개최할 것이며, 5월 7일 워싱턴 DC에서 전국 민중 성토대회를 열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을 위해 싸우는 한국인들 편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해방 운동의 세계화를 통해 제국주의 세계화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공동의 적이 있다는 것을, 다함께 승리할 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를 건설하려 노력하는 것을 통해서 말입니다.

A.N.S.W.E.R. 전국 위원장 브라이언 베커
A.N.S.W.E.R 전국 부위원장 새라 슬론

영국 전쟁저지연합

전쟁저지연합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희도 영국군의 신속한 철군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불법적이고 야만스러운 이라크 점령 종식과 이라크 민중의 완전한 주권 회복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시위에 성공을 기원하며, 제국주의에 반대하고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이 세계적 운동에 항상 여러분과 함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행운을 빌며,
영국 전쟁저지연합 의장 앤드류 머레이

이라크 연대 캠페인(필리핀)의 연대 메시지

필리핀의‘이라크 연대 캠페인’에서 한국의 동지들에게 따뜻한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라크 침략 이후 2년이 지났습니다. 막대한 인간 생명과 자원, 문화유산을 대가로 50만 명 이상이 죽었고 그들 대부분이 민간인들인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점령군의 존재는 이라크 민중들의 평화로운 삶에 대한 의지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올해 국제행동의 날은 이라크 민중 뿐 아니라 세계사회에서 점령에 대한 거부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필리핀 민중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철군하도록 정치적 압력행사를 지속하고 있고, 이라크인들에게 가해진 만행과 불의를 폭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필리핀 정부가 점령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도록 요구하고, 작년에 필리핀 군대를 철수시킨 이후 계속 파병하지 않는 입장을 견지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점령에 대한 지원을 철회시키고 군대를 철수시키기 위해, 점령군을 지원하는 세계의 다른 정부들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압력을 가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우리는 이탈리아 정부의 철군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며, 이라크 민중들을 위한 평화와 정의를 열망하는 한국 민중들의 의사에 따라 한국군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기를 기대합니다.

민중의 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확고히 합시다. 국제적 연대는 미제국주의의 사슬을 부셔버릴 것입니다. 이라크 전쟁에 맞서 저항하는 것은 평화와 정의, 세계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저항하는 것입니다.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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