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제로시대? ‘정규직 제로공장’ 퍼지는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100%’ 동희오토, 현대위아, 만도헬라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지만, 현대, 기아차에선 ‘정규직 제로 공장’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계열사 및 부품사 동희오토, 현대위아, 만도헬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1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정규직 제로공장’의 현실을 규탄하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구속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대기아차가 생산 공정 일부에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생산공정 전체를 비정규직으로 채워버린다”고 비판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현대, 기아차가 사용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대차 1만 명, 기아차 5천 명에 달한다.

금속노조는 ‘주요 정규직 제로공장’에 각 사내하청, 현대모비스 8개 공장, 현대위아 4개 공장, 동희오토, 현대글로비스, 만도헬라 공장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12개 공장 중 울산물류, 광주, 창원, 진천 4개 공장을 제외한 8개 공장 비정규직 비율은 74~95%다. 특히 울산 공장 비정규직 비율은 84.5%, 화성은 95%, 아산 95%, 서산 93%이다. 이 4개 공장의 정규직은 관리직일 뿐, 생산은 사실상 비정규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기아차 모닝을 생산하는 동희오토 17개 하청업체는 비정규직이 1,300여 명으로 정규직이 한 명도 없다. 정규직은 원청 관리직 180명뿐이다.

[출처: 김한주 기자]

현대위아 아산 공장 부품사의 경우에도 정규직이 0명이다. 현대위아 광주부품사비정규직지회 정준현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산뿐 아니라 평택, 서산, 광주 공장도 100% 비정규직”이라며 “소수 정규직은 관리, 시설 보수, 자재 조달의 역할만 할 뿐, 비정규직 노동자만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준현 지회장은 “현대위아는 1년 매출이 2조 원에 달한다”며 “이런 흑자 이윤 대부분은 그룹 본사가 가져간다. 그룹은 계열사를 쥐어짜고, 계열사는 다시 하청을 쥐어짠다.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를 착취해 부를 쌓은 정몽구 회장은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브레이크 장치 등을 생산하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도 생산직 노동자는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323명은 사무직, 공장관리인 등이고, 실제 생산 라인에 투입된 노동자 354명 전부가 비정규직이다.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는 지난 5월 파업에 돌입했다.

만도헬라 이상민 부지회장은 “2개 도급업체가 들어와 있는 만도헬라는 정규직이 없고 비정규직만 350여 명”이라며 “심지어 여성 노동자는 성희롱에 시달리고, 한 노동자는 두 달간 급여를 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노조를 설립했다. 하지만 교섭에 도급사만 오고 이들은 ‘도급사라 요구를 들어주지 못한다’고 한다. 생산직 노동자 파견은 불법임에도 정부는 대책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박점규 집행위원은 “정몽구 회장은 역대 정권에서 조사 한 번 받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지만, ‘정규직 0명 공장’인 만도헬라, 모닝 공장(동희오토)에 직접 가서 하루만 일해 봤으면 좋겠다. ‘정규직 제로공장’을 느껴보고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정몽구 회장 구속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에 따라 노동부 파견 및 도급 구분 지침 변경 △원청 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국정조사 및 처벌 등을 요구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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