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얼마짜리인가요?”

[연속기고] 진정한 교육은 차별 없는 학교에서 꽃필 수 있다

[편집자 주] 오는 1월 6일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창립을 앞두고 기간제 교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연재합니다. 노동과 교육 현장의 평등 그리고 노동자 권리 실현을 위한 이들의 목소리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교사는 교육을 행하는 자다. 정규직 교사인지, 비정규직 교사인지가 기준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똑같은 교육업무를 보는데, 연봉과 각종 처우에서 차별을 받는다. 아이들이라고 그걸 모를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다.

현 비정규직 교사 문제는 단순히 노동의 문제를 넘어서 ‘내 아이의 교육’ 문제이기도 하다. 교육현장은 날로 피폐해지고 있는데, 학교현장에는 각종 비정규직이 신설되거나 충원된다. 요즘 아이들이 ‘너는 몇 평에 살아?’라는 수인사가 우려를 산 바 있는데, 이제는 ‘선생님은 얼마짜리인가요?’라는 질문을 이 사회가 조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최근 근처의 중학교가 수학여행을 외주화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커리큘럼부터 전반적 실무, 아이들에 대한 관리까지 입찰을 통해 외부 업체에 맡긴다는 것이다. 수학여행은 교육과정이 아닌가? 학교의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교육과정 일부가 기업에 맡겨지는 것은,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추진되는 것인가? 교육부, 그리고 일선 학교들은 정규직을 확대할 의지가 없다. 마음대로 활용 가능한 비정규직을 완전히 없애지 않는 한, 정규직 일자리는 더욱 축소될 것이며, 학교현장은 노동계급사회의 차별이 넘실될 것이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일자리를 뺏기는 문제로 혹은 정규직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폄하했던 시선은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이다. 한정된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코스, 비정규직 코스가 따로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를 ‘시험을 통한 공정한 사회구현’이라는 노동의 문제로만 본다면, 노동의 질 자체를 떨어뜨리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보지 못한다면, 교육의 황폐화는 막을 길이 없다.

1등(정규직), 2등(기간제), 3등(외주화)

그동안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교육을 비판해왔다. 1등과 꼴등이 차별받지 않는 학교를 꿈꿔왔다. 그런데 이제 1등(정규직), 2등(기간제), 3등(외주화)으로 교사가 등수가 매겨지는 현실이 됐다. 이제 학부모들의 인사는 ‘당신의 아이는 몇 등 선생님께 교육을 받고 있습니까?’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기간제교사 노조가 설립된다고 한다. 정부의 탄압보다도 더 무섭게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은 사람들의 시선일 것이다. 이 사회의 뒤떨어진 관행일 것이다. 이 땅의 교육을 걱정하는 학부모로서 그분들에게 ‘그래도 살아남으라고,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싸우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아이들을 넘어 교사까지 무섭게 차별하고 줄을 세우는 이 사회의 병폐를 마주보게 하는 기간제교사 노조에게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한 아이의 부모로서, 그리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할 것이다. ‘용기를 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