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연대, 금속노조 가입 또 막혀…아수라장 된 중앙위

“지점, 대리점으로 분열 조장하는 건 회사”

비정규직 자동차판매 노동자들로 이뤄진 자동차판매연대노조(판매연대)의 금속노조 집단 가입이 또 무산됐다.

지난 26일 ‘자동차판매연대노조 집단 가입 승인 건’을 다룬 전국금속노동조합 123차 중앙위원회는 성원 부족으로 유회됐다. 판매연대 노조 가입 건은 이날 금속 중앙위 14개 안건 중 마지막으로 다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13개 안건을 모두 처리한 뒤 판매연대 가입 건을 처리하기 직전 정족수가 44명으로 중앙위원 107명의 과반 54명을 넘지 못해 유회됐다. 개회 때는 66명이 참석했었다.

[출처: 판매연대노동조합]

이날 중앙위에는 금속노조 소속 자동차판매 정규직노조인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와 ‘기아차지부 판매지회’ 조합원 약 100명이 중앙위원회에 참관했다. 이들은 판매연대의 금속 가입을 막기 위해 회의 진행을 방해했고, 금속노조 가입을 호소하는 중앙위원을 상대로 폭언을 했다.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은 규정에 따라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참관인들에게 퇴장을 명했지만, 정규직 조합원들은 위원장에게 욕을 하며 이를 거부했다.

이를 지켜보던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A중앙위원이 참관인들의 방해에 문제를 제기하자, 정규직들은 거친 욕설과 폭행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판매연대에 따르면 A중앙위원은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며 “금속노조 규약에 따라 금속산업 노동자 누구나 금속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위원은 발언할 때마다 정규직 참관인들의 항의가 빗발쳐 퇴장과 입장을 반복했다. 외에 금속노조 지역지부 조합원 2명도 지속적으로 회의 질서 정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판매연대 김선영 위원장은 28일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금속노조 가입이 무산된 것보다 중앙위가 폭행 우려 사태까지 번진 사실이 더 참담하다”며 “금속노조 집행부는 규약에 따라 가입을 승인하면 될 것을 중앙집행위원회, 중앙위원회, TF팀까지 떠넘기는 상태다. 그 사이 판매연대를 반대하는 정규직의 프레임은 점점 더 퍼졌다. 현장 조합원 중 우릴 지지하는 조합원도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판매연대 금속노조 가입 TF팀은 종료된 상태다.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와 ‘기아차지부 판매지회’는 현대, 기아차 직영 지점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로 이뤄져 있다. 반면, 판매연대노조는 현대, 기아차 대리점에서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즉 비정규직 신분이다. 정규직노조는 고용불안을 이유로 비정규직 노조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지점, 대리점으로 분열 조장하는 건 회사”

판매연대는 중앙위 종료 후 입장서를 통해 “끝내 유회된 회의 과정을 지켜본 우리는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며 “노동3권과 생존권을 위해 싸우겠다는 노조의 가입을 막겠다며 중앙위원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일부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의 행태를 보며 분노와 절망감마저 느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으로 되지 않기를 바라며, 자본이 만든 분열 구조를 연대할 때만이 승리의 전망을 세울 수 있다”고 전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27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금속노조는 판매연대노동자들을 배제함으로써 이익집단이 됐다”며 “정규직들은 대리점 소속인 판매연대 노동자들이 고객을 빼앗았다고 여기는데, 노동자 생존권을 빼앗는 건 대리점과 지점으로 나눠 노동자를 경쟁시키는 회사다. 대리점 노동자의 금속 가입을 막는 것은 기업의 통제전략을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사회변혁노동자당도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노조 가입을 거부당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 뒤에 웃는 건 재벌”이라며 “불법파견과 노조파괴를 저지른 정몽구를 처벌하기 위해 원하청 노동자가 힘을 합쳐 싸워도 모자란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요구를 외면하는 건 자본이 만든 경쟁체제, 불법적 비정규직 양산체제를 영원한 것으로 만들 뿐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금속노조 일부 대의원들은 오는 3월 12일 열리는 금속노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판매연대의 금속노조 가입 건을 현장안건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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