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쌍용차 폭력진압, ‘발암’ 최루액 2천 리터 쏟아부어

[쌍용차 진압의 비밀⓷]‘발암가능’ 최루액 2,042ℓ 사용…헬기 230시간 비행

경찰이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폭력 진압을 위해 발암가능 물질 ‘디클로로메탄’이 섞인 최루액 2,042ℓ를 사용하고, 전국의 헬기를 동원해 총 230시간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세상>은 경기지방경찰청이 발간한 ‘쌍용자동차사태 백서’를 입수해 경찰장비 사용기록을 분석했다.


2009년 경기지방경찰청이 발간한 ‘쌍용자동차사태 백서’에 따르면, 경찰은 2009년 6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12일에 거쳐 쌍용차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상대로 최루액 2,042ℓ를 사용했다. 2009년 최루액 총사용량은 2,137ℓ로 95.5%를 쌍용차 파업에 썼다. 2010년 최루액 사용 내역은 전무, 2011년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희망버스’에 90ℓ를 사용했고, 2015년 상반기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632.7ℓ, 같은 해 11월 민중총궐기에서 651ℓ를 쓴 바 있다. 다른 대규모 시위보다 쌍용차 파업에 유례없는 ‘최루액 진압’을 벌인 셈이다.

경찰은 최루액 2,042ℓ를 64%는 물대포로, 36%는 헬기를 통해 썼다. 특히 무장경찰이 헬기로 공장에 진입해 조합원들을 무차별 폭행했던 2009년 8월 4일에 최루액 사용이 집중됐다. 이날 헬기로 최루액 54.5ℓ, 희석액 109.5ℓ를 썼고, 물대포로 최루액 80.3ℓ, 희석액 160.7ℓ를 사용했다.

아울러 근접분사기용(농도 15%) 최루액 성분의 80%가 화학물질 ‘디클로로메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는 CS분말이다. 분포용(농도 5%) 최루액은 디클로로메탄이 44%, ‘PEG 300’ 35%, 2-부탄은 18%, CS분말 3%로 이뤄져 있었다. 당시 최루액을 맞은 많은 조합원은 피부 살갗이 벗겨지고 수포가 생기는 극심한 피부염 증상이 앓았다. 녹색병원 노동사회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은 “디클로로메탄은 2B등급(IARC 발암물질 5단계)으로 발암 가능 물질”이라며 “산업 현장 외 일반인에게 거의 노출되지 않는 발암물질을 일반 시민에게 쓴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2011년 유해성에 따라 디클로로메탄과 CS성분을 노니바마이드(PAVA)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백서에서 “헬기를 이용하여 농성장 내부에 최루액을 투하했다”며 “이 방법은 노조원들을 압박해 이탈을 유도한 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옥상 농성자의 숫자를 줄여 경력진입을 쉽게 하고 경력과 시위대 간 직접적인 몸싸움에 의한 상호 피해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전국 헬기 20대 중 6대 모여…최루액 800ℓ 한 번에 투하

경찰은 쌍용차 파업에 전국에 있는 경찰헬기 20대(2009년 기준) 중 6대를 동원했다. 총 230시간을 비행, 소모연료만 93,447ℓ에 달한다. 경찰은 백서에 “경기청 BELL-412 기종(15인승)은 42일간 총 73시간의 비행을 기록했는데 통상 15인승 헬기 1대가 1개월 동안 평균 15시간 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례없이 긴 시간 공중에 떠 있으며 성공적인 작전 수행을 뒷받침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헬기 하부 물탱크에 800ℓ 저장, 1/2 또는 전량 살수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시 조합원 2명이 저공비행 등 폭력 진압으로 옥상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경찰은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경찰은 “헬기가 일으키는 바람은 노조원들이 도장공장 등 옥상에 불법적으로 만들어 놓은 천막 등을 날려 보내기도 했다”며 “헬기 바람작전은 2000년 일산 국민은행연수원 농성자 해산작전에서 이뤄져 일명 ‘흑선풍 작전’이라 소개되기도 하였으나, 이후에 가장 효과적으로 헬기가 활용된 것은 역시 쌍용차 사태”라고 평가했다.


경찰항공운영규칙 제36조(안전고도)에 따르면, 헬기는 ‘가장 높은 장애물 상단으로부터 300m 이상의 고도를 유지해야’ 하고, ‘지상의 사람이나 물건을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때는 그 이하의 고도로도 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경찰이 백서에 첨부한 사진으로도 헬기가 100m 안팎의 고도로 비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찰은 헬기로 △공중 작전 △바람작전과 최루액 살포 △패스트로프 작전으로 옥상장악 △비디오카메라 장착 헬기 시험운용 △진퇴 훈련에 따른 비행, 농성자 압박 및 자진이탈 유도 등 다목적으로 활용했다고 기술했다.

백서에 따르면, 파업 대응에 경찰장비 연 27종, 7,460점을 동원했다. 경력은 연 1,723개 부대, 141,034명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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