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다시 대한문으로…보수단체 훼방

연대 노동자, 시민들 분향소 지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공장을 벗어나 다시 대한문에 분향소를 차렸다. 정리해고와 국가폭력이 30번째 죽음을 불렀기 때문이다.

고 김주중 쌍용차 해고 노동자는 지난 6월 27일 생활고와 경찰 폭력 트라우마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3일 오후 11시 대한문 앞에서 분향소 설치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득중 지부장은 “5년 전 이곳에서 박근혜 정권의 경찰 폭력으로 산산이 부서졌던 분향소가 기억난다”며 “희생자를 추모했던 이곳에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분향소를 다시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쌍용차지부는 2012년 4월 22번째 희생자가 발생하자, 분향소를 설치해 1년 7개월간 투쟁한 바 있다.

이어 김 지부장은 “고인은 생전에 ‘2009년 8월 5일 경찰 폭력 진압을 조용히 감당하며 살았다’, ‘분노가 오르면 뛰쳐나가 소리 질렀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며 “지난 10년은 고인이 조용히 감당해 왔던 시간이다. 국가와 사회가 우리 노동자들을 안았다면 30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죽었겠나. 2009년 이명박의 살인 진압과 (국가가 고인에 최초 청구했던) 24억 원의 손배가압류, 대법원의 재판거래가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고인과 유족, 남은 해고자의 뜻 모아 더 이상의 죽음을 끝내겠다. 힘을 모아 달라”고 전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10년이 지나 해고자의 주장은 단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며 “상하이차의 먹튀, 분식회계, 재판거래 모두 다 밝혀졌다. 이 자리(대한문)에 온 이상 31번째는 말할 수 없다. 여기서 이 죽음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쌍용차지부는 “(고인의 죽음은) 대한민국 정부가 저지른 죄”라며 “쌍용차 희생자와 가족 앞에 사과하고, 국가폭력 사법농단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우리가 이곳에 분향소를 차린 이유다. 대한민국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보수단체(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쌍용차 분향소 설치 소식을 미리 알고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보수단체는 이날 자정께 SNS를 통해 “쌍용자동차 노조가 대한문에 분향소를 설치하려 한다. 우리는 태극기의 성지 대한문을 지켜야 한다. 시간이 되는 사람은 오전 9시 30분 전에 대한문으로 나와 저들의 대한문 장악 의도를 분쇄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오전 3시부터 대한문 앞에 천막 4동을 설치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수십 명이 기자회견 장소에 몰려와 “당신들이 죽어줘서 고맙다”는 등의 망언을 쏟아냈다.

남대문경찰서는 보수단체 측이 먼저 대한문 앞 집회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쌍용차지부는 기자회견과 분향소는 집회가 아니어서 신고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보수단체의 집회신고 때문에 급히 오는 4일 오후 1시부터 집회 신고를 냈다. 보수단체 측이 쌍용차지부 기자회견과 분향소 설치를 물리적으로 막아 여러 차례 충돌이 일어났다. 분향을 위해 자리한 시민과 노동자 약 100명이 도와 분향소 설치를 완료했다. 경찰은 보수단체 집회 무리와 분향소 사이 경력을 배치했다. 3일 오후 1시 30분 현재까지 보수단체는 노래와 북소리로 분향을 방해하고 있다. 노동자, 시민 30여 명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 위치는 서울 중구 대한문 좌측 화단 앞이다. 정부는 2012년~2013년 쌍용차지부의 대한문 투쟁 이후 이곳에 화단을 설치한 바 있다.

분향소는 오늘 이후로 계속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