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장애인 절반인 여성장애인 고용률, 어떻게 개선하나

여장연, ‘여성장애인 노동실태 조사’...교육수준 높아도 열악한 소득 수준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성 장애인 고용률은 약 46.8%이지만 여성 장애인 고용률은 그 절반도 안 되는 22.4%에 불과하다. 평균임금은 남성이 약 202만 원, 여성은 약 112만 원이었으며,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 장애인이 66.8%, 여성 장애인이 71.3%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장애인의 노동 참여가 낮은 이유는 무엇이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출처: 비마이너]

보건복지부 여성장애인 정책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사단법인 한국여성장애인연합회(아래 여장연)가 여성장애인 노동권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여장연은 18일 오후 2시,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여성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앞으로의 과제를 제언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여장연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장애 유형은 지체장애인이 43.3%로 가장 많았고, 시각장애인 17.0%, 뇌병변장애인 15.5%, 청각장애인 10.2%, 지적장애인이 9.4% 있었다. 장애 등급은 1급이 29.8%, 2급 28.4%, 3급 23.8%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졸업이 36.0%, 대학교 졸업이 26.1%, 중학교 졸업이 14.0% 순이었다. 2017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장애인은 초등학교 졸업이 36.5%로 가장 높고, 고등학교 졸업은 20.9%, 대학 이상은 9.0%로, 이번 노동권 실태조사 대상자의 교육수준이 높은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도 소득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노동권 실태조사 대상자들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100만 원 이상 150만 원 미만이 25.1%로 가장 많았고, 소득이 없는 가구도 14.1%나 나타났다. 기초생활수급자 역시 40.4%에 달했다. 연구를 수행한 변경희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교수는 “이러한 조사 결과는 고학력 여성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좋은 일자리’에서 밀려나 있거나 아예 노동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구직에서 겪는 어려움은 개인 심리, 구직 조건 및 자격, 그리고 접근성 세 영역으로 분리해 조사했다. 개인 심리 영역에서는 ‘장애로 인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 같아서(26.2%)’ ‘동료들의 편견과 무시가 두려워서(16.3%)’라는 응답이 많았다. 구직 조건 및 자격 영역에서는 ‘직업 교육, 기술, 경험이 부족해서(27.6%)’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16.7%)’가 많았다. 접근성 영역에서는 ‘집에서 대중교통 이용을 하러 가기까지 편의시설 부족(26.5%)’ ‘직장 내 접근성 및 편의시설 부족(25.4%)’이 많았다.

응답자 중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여성장애인이 취업에서 겪는 어려움이 드러났다. 변 교수는 “취업을 위해 짧게는 6개월에서 10년까지 노력한 경우도 있었으며, 다양한 취업 기관을 이용했으나 만족스럽지 않은 경험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장애인 중에서는 “고용노동부(장애인고용공단)를 통해 구직활동을 했지만, 취업 연계까지 시간이 길었고 맞는 일자리를 안내받기 쉽지 않았다” “장애인고용공단을 방문해서 (취업 알선) 신청을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 등의 답변을 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서는 많은 여성장애인이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드러났다. 변 교수는 “여성장애인들의 낮은 학력 및 직업 경험은 취업 시 현실적 문제점이 되고 있었다. 역량 강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이번 실태조사에 기반해 여성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제언을 했다. 변 교수의 제언에는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여성장애인의 교육기회 증가, 단계별 직업교육 프로그램 마련, 이동수단 제공 및 편의시설 확보, 취업 이후 직업 유지를 위한 다양한 지원, 특히 기혼 여성장애인의 모성권 보장과 직장 유지를 함께 지원할 방안 마련 등이 있다.

변 교수는 “고용은 여성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교육이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와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지만,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이 매우 협소해 기초자료부터 부족한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변 교수의 제언에 대해 안태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연구원은 “여성장애인의 고용 문제는 고용노동부에서도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라며 “올해 장애 여성 고용활성화방안 연구를 하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12월에 발표할 예정인 연구 결과를 일부 공유했다. 그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는 ‘건강관리를 위한 유급휴가 제도 신설’이 있고, 중기강화과제로는 장애 여성 전문상담원 배치를 통한 여성친화적 고용알선서비스 제공, 장기강화과제로는 근로지원인과 활동지원사가 특정 장애 유형에 대해서는 중복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하는 것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연구원은 “앞으로도 여성장애인 정책개발에 관해 공단과 여성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협업하면서 실천방법을 논의해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기사제휴=비마이너]
덧붙이는 말

이 기사는 참세상 제휴 언론 비마이너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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