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카르텔, 민주당 인사들도 기여했나

웹하드업체들 모아 단속 정보 공유한 협회,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회장까지 맡아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민주당 당직자 출신 인사가 웹하드 업체들을 대변하는 사단법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의 간부를 맡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온라인 콘텐츠 유통 업체에서 7년간 일했던 전직 개발자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DCNA가 전체 메일을 통해 웹하드 대표들에게 미리 단속을 알려주고, 고급 비밀 정보들을 흘렸다는 제보가 나온터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개발자는 “DCNA에서 (단속 전에) 미리 웹하드 업체 대표들에게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공문을 보낸다”며 “(정보를 입수한 대표가) 음란물 수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면 주로 음란물을 올리는 헤비 업로더들의 ID를 삭제하고 탈퇴시키는 등 대비를 한다”고 증언한 바있다. 또 이 익명의 전직 개발자는 “추정”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흘러흘러 들은 얘기이긴 하지만 보통 ‘서초 쪽으로 점심 미팅을 다녀오겠다.’” “미팅을 다녀오고 나서는 뭔가 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있긴 있었다”라며 법조계와의 유착도 의심했다.

DCNA는 웹하드 인터넷서비스사업자들의 비영리사단법인으로 디지털콘텐츠 유통회사가 다수 가입해있는 한국 최대의 디지털콘텐츠 유통협회다. 최근 제기되는 ‘웹하드 카르텔’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라고 볼 수 있다.

2009년 5월 DCNA의 사무국장으로 취임해 2012년 협회장까지 지낸 이 모 씨는 민주당 당직자로 오래 활동했다. DCNA에 취임하기 전인 2009년 2월부터 민주당의 부대변인과 모 지역 위원장 및 정책기획실장을 맡았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모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

이 씨가 사무국장 시절 DCNA의 회장이었던 양원호 전 회장은 직접 웹하드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양 전 회장은 ‘아이서브’ 회사를 두고 웹하드업체 ‘폴더플러스’를 운영했는데 2010년 정액제 회원들에게 제대로 공지도 하지 않은 채 사이트를 폐쇄해 '먹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DCNA는 저작권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2010년 설립 전부터 웹하드 업체들을 모아 컨텐츠 유료화, 합법화 등을 주도했다. 당시 검찰과 경찰이 100여 개의 웹하드사를 음란물 유포 혐의로 수사하면서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2008년 3월, 불법복제방지를 위한 영화인협의회가 위디스크를 포함해 8개 웹하드업체를 상대로 영화에 대한 무단 공유 및 유포 행위를 중단시켜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저작권 분쟁에서도 웹하드업체를 비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이듬해 1월, 영화인협의회에 소속된 일부 협회가 민사소송을 취하하고 합의를 이끈 것이 DCNA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DCNA는 2009년 2월엔 △민사사건 취하 △합의서 체결일 이전 저작권 침해 합의금 분배 △합의서 체결 이후 저작권 침해 방지 등을 약속하고 영화 다운로드 합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당시 영화계 내부에선 ‘반쪽 짜리 합의’라며 비판이 거셌다. 영화인협의회는 “웹하드 업체들의 과거 불법 행위에 대한 단죄와 책임 인정 그리고 불법 유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영상인식기술의 적용 등 강력하고 검증 가능한 재발방지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라며 합의자체를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한정규)는 2011년 1월 영화 파일 등을 인터넷 상에서 불법 유통시킨 혐의(저작권법 위반 방조 등)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당시 원심은 실형을 선고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3000만원 벌금도 1500만원으로 낮춰 선고했다. 당시 한 사이버수사팀장은 "웹하드 업체 경영진들은 수사를 받으면 곧바로 유명 법무법인을 선임해 재판에 나선다"며 "대부분 실형을 받지 않는데 헤비업로더 뿐만 아니라 업로드 행위를 방조하는 업체에 대한 처벌 수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단체는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 김호범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장은 필터링 강화 목소리에 대해 "과도한 규제일 뿐만 아니라, 영업 비밀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라며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26일엔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디지털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 마련 토론회’에 참여해 “협회 차원에서도 피해자를 위해 신고된 게시물을 빠르게 삭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나아가 저작권 침해 영상물을 식별하는 기술을 적용해 음란물에도 적용하려 했지만, 어떤 것이 리벤지 포르노이고, 몰래카메라이고, 동의 받지 않은 영상물인지 식별하기는 쉽지 않았고,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기에는 자금의 문제 등 여러 가지로 쉽지 않았다”며 “(협회 자체적인 노력 끝에)최근 들어 웹하드 내의 불법음란물도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해명한 바있다.

한편, 이 모 씨는 "지금은 일반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이같은 이야기가 나와 당혹스럽다"라며 "당시 DCNA에서는 저작권 관련 행정 업무를 했을 뿐, 경찰과의 유착도 없었고 웹하드 카르텔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