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임원 폭행’에 격분한 보수언론, 유성 노동자 폭행때는?

2011년 유성기업 용역 폭력 당시, ‘폭력 시위’, ‘주가 폭락’, ‘산업 마비’ 보도만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유성기업 임원 폭행 사건을 두고 비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보도 내용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조폭노조’, ‘야만적이고 참혹하게 구타’, ‘감금 뒤 집단 폭행’ 등의 용어가 쏟아져 나온다.

기업 임원 부상 소식에 격분한 보수언론들. 그들은 과연 2011년 유성기업 사측의 용역폭력 사건 당시에는 어떤 보도를 내보냈을까.


앞서 2011년 5~6월경 유성기업은 용역 경비 수백 명을 동원해 노동자를 폭행했다. 용역이 차량이 조합원들을 덮쳐 13명의 노동자가 다쳤고, 쇠파이프, 각목, 소화기, 돌멩이 등이 폭력에 동원됐다. 이 사건으로 매일 20~30명씩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두개골 골절, 안면 함몰 된 노동자도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약 1백여 명의 조합원이 용역 폭력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 시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매체에서 부상당한 노동자를 다루는 기사는 한 건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들 언론은 ‘죽창을 동원한 폭력 시위’라며 공권력 투입을 주장했고,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자동차 산업이 마비됐으며 관련 주가도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2011년 5월 자동차업계와 경총이 유성기업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것을 보도했다. 23일과 24일 [한국차 생산 중단 위기]라는 기획으로 유성기업 파업 때문에 한국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용역 경비의 폭력은 보도하지 않은 채 ‘폭력시위’로 노조 조합원 2명이 구속됐다는 소식만 전했다.

<동아일보>는 2011년 6월 24일 노동자들이 ‘죽봉’을 들고 시위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당시 유성기업 용역 경비들은 노동자들에게 쇠파이프, 각목을 휘둘렀으며, 소화기를 투척한 바 있다. 또 당시 노동자들이 두개골 골절을 당하는 등 수십 명이 중상을 당했지만, <동아일보>는 “경찰 108명과 노조원 18명이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왜곡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또한 2011년 5월 24일 사설을 통해 “국내 피스톤링 시장 80%를 차지하는 유성기업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생산이 올스톱 될 위기에 처했다”며 파업 철회를 주장했다. 5월 25일 공권력이 투입되자 끌려나오는 노동자들의 사진을 연달아 보도했다.

한편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노조를 비난하는 분위기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28일 “민노총이 폭군으로 등장했다”고 말했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경찰의 엄정한 대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피해 당사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빠른 쾌유를 바라며 이후에도 다신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사측의 폭력과 탄압 속에 살아왔다. 맥락을 외면하고 당일 사건만을 보도하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 왜 노동자들이 자신의 분노를 이기지 못했는지 함께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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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저도 정말 유성기업으로 조선일보가 앞장서서 여론몰이 하는 걸 보며, 정말 아니다 싶었는데, 그래도 참세상이 총총히 등대 역할을 해주시네요. 최근 네이버에도 참세상 뉴스가 인링크로 걸려서 잘 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