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텍 해고자, 무기한 단식…정부, ‘최장기 투쟁’ 방관하나

교섭 참여한 박영호 사장, 복직은 거부


금속노조 콜텍지회 임재춘 조합원이 정리해고 사과, 복직을 촉구하며 12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동시에 노동자들은 콜텍 문제를 방관하는 정부를 규탄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앞서 콜트 기타를 생산하는 ㈜콜텍은 2007년 노동자 250명을 정리한 바 있다. 사법부는 2012년 콜텍 노동자 최종 패소 판결을 내렸는데, 2015년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였다는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콜텍지회와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강서구 콜텍 본사 앞에서 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호 사장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엔 반드시 잘못된 정리해고의 사슬을 끊겠다는 결의로 단식을 선택했다”며 “13년을 기다려 만났던 박영호 사장은 빈손으로 (교섭에) 나왔다. 정리해고가 정당했고, 사과와 명예 복직, 보상을 거부했다. 사장에게 해고 노동자들의 고통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자신은 모른다고 했다. 돈밖에 모르는 악덕 사용자는 우리의 기대를 짓밟았다”고 밝혔다.

최근 콜텍 노사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3월 7일까지 8차례에 이르는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결렬됐다. 노조는 교섭에서 △정리해고 사과 △복직 뒤 6개월 후 퇴직 △해고기간 보상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기 교섭 날짜는 잡히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이번 단식을 통해 사측이 태도를 바꾸도록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단식 당사자인 임재춘 조합원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기타를 30년 동안 만들어왔다”며 “박영호 사장은 명품 기타를 만들겠다며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콜텍은 기타를 만들 자격이 없다. 현재 콜텍은 콜트 외에도 ‘펜더’, ‘마틴’ 기타도 생산하고 있다. 콜텍이 외국 브랜드 기타도 만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인근 콜텍지회장은 “다시 한 사람이 곡기를 끊어야 한다는 사실이 참담하다”며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곡기를 끊어야 콜텍이 잘못된 정리해고를 바로잡을지 모르겠다. 죽는 것 빼고 해보지 않은 것이 없다. 법원이 법을 부정하는 곳에 노동자들이 기댈 곳은 없다. 자본가 이익을 대변하기 급급한 정부를 규탄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박영호 사장이다.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콜텍 교섭에 참여했던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박영호 사장이 교섭에서 밝힌 것은 ‘잘못 없다’가 전부”라면서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체감한다. 정부가 나서지 않는 이상, 자본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앞으로 △전국 동조 단식 전개 △정부 차원의 정리해고 문제 해결 촉구 △독일 ‘뮤직 메세’ 세계 음악인 국제 행동(4월 2일~5일) △콜텍 노동자 복직을 위한 Live Aid “기타를 던져라” 개최(3월 28일~29일, 플랫폼창동61) △‘펜더’ 및 ‘맨슨’에 콜텍 해고 사태의 해결을 요청하는 세계인의 연명 조직 등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콜텍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콜텍 본사 정문 앞 단식농성장을 설치했다. 본사 인근에 위치한 기존 농성장은 그대로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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