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류서비스법’은 택배자본을 위한 법?

노조, “택배자본은 배번호판을 팔아 배를 불려가고 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이 사업자의 특혜 보장을 위한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생활물류법안이 통과됐을 경우 사업자가 택배 차량을 제한 없이 늘릴 수 있고, 행정사무를 위탁할 수 있어 불법행위가 발생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는 6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 생활물류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바란다면 사업자 특혜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생활물류법이 제정되면 택배업자는 제한 없이 택배차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도 횡행하는 사업자의 번호판 장사가 늘어날 소지가 있다. 번호판 장사는 사업자가 택배차량용 ‘배’자 번호판을 다른 사업자에게 팔며 프리미엄을 챙기는 것을 뜻한다.

현재 관련법안인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법)’은 택배노동자가 직접 신규허가를 받을 수 있게 돼있다. 하지만 생활물류법은 택배 사업자에게 신규허가를 발행토록 하고, (직영을 전제로) 공급기준 적용까지 피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서 자본은 제한없이 택배차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앞서 정부는 불법 자가용 택배차를 줄이기 위해 2만 여대의 집배송 차량용 특별허가를 발급했으나 불법 자가용 택배차는 오히려 증가(13년 1만1200여대, 15년 1만3000여대)한 바 있다.


박성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택배지부장은 “택배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택배사는 천문학적인 이윤을 챙겼다. 하지만 이들은 그 과정에서 그저 경쟁에서 이기려고 택배단가를 후려치고, 허가받지 않은 택배자가용을 수 천대씩 사용하며 배번호판을 팔아 배를 불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생활물류법이 통과되면 생활물류서비스와 관련된 국토부 장관, 행정기관 장의 업무의 일부를 관계기관·단체·법인에 위탁할 수 있게 된다. 현재도 화물법에 따라 행정사무(차량 변경등록 등)를 ‘일반화물협회(5t 이상 화물차 해당)’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위탁 운영되는 행정사무 과정에서 화물 노동자의 번호판 강제 탈취, 행정처리 대가로 금품 강요 등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생활물류법은 택배노동자의 일부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집중물류센터 혹은 물류센터에서 물류센터 간 운송을 담당하는 ‘간선차량’이 배제돼있는 것이다.

해당 조항대로라면 같은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지만 집배송 노동자는 생활물류법에 적용, 간선차량 노동자는 화물법에 적용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노조는 택배노동자들을 의도적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심지어 해당 법안에는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사업자가 택배노동자에게 구상권 행사를 가능토록 하고, 사업자에게는 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금융, 행정, 재정적 지원 및 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조는 “생활물류 노동자의 권리 증진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현재 제출된 법안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의견을 정부와 여당에 수차례 전달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화물연대본부가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이라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늘 기자회견과 동시간대에 진행된 국토교통위 공청회에 이들은 초대받지 못했다. 다음 주에는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교통법안위가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