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회주의 리부트, 변혁당이 시작합니다

[인터뷰] ‘내 삶을 바꾸는 사회주의’ 대중화 운동 나서는 변혁당 김태연 대표

삼성을 국유화할 수 있을까? 삼성 오너 이재용의 범죄를 사법부가 세탁하는 나라에서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일까? 오히려 삼성이 대한민국을 민영화하는 게 더 쉽지 않을까? 그런데 해야 한다고,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사회변혁노동자당(변혁당) 당원들이다. 자본주의의 대안은 사회주의뿐이라고 말해온 변혁당은 이제 사회주의 대중화를 위해 등록 정당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서구처럼 한국에서도 ‘사회주의 리부트’에 시동이 걸릴까.

변혁당은 2월 초 충북 진천에서 총회를 열고 ‘사회주의 대중화 사업’ 계획을 의결했다. 한국사회를 바꿀 구조변혁안과 사회주의 의제 전면화 운동을 통해 정당을 등록하고 2022년 대선에 사회주의 후보를 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사회주의 대중정당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내년 중 ‘창당위원회’를 건설해 이 과정을 이끌 예정이다. 변혁당은 사회주의 대중화 사업을 위해 지난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분회와 전국위, 시도당 등 전당적으로 수백 회에 달하는 토론을 진행했다. 노동당과 노동해방투쟁연대(노해투) 등 다른 사회주의 정치 조직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노동이나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운동과도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변혁당은 이번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사회주의자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해도, 사회불평등 소제의 영화가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어도 한국 사회주의 운동의 여건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5개 광역시에 각 1천명의 당원. 이 문턱을 넘어야 정당으로 등록할 수 있다. 내년 초까지 최소 1천명의 당원을 모집할 계획이지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변혁당은 2016년 1월 창당 후 삼성, 현대, LG 등 재벌의 사내유보금 환수를 처음으로 제기하고 재벌사회화를 제안해왔다. 지난 촛불 때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서 재벌구속특위를 주도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본관이나 전경련회관 기습농성, 현대차·현대 글로비스에선 로비에서 항의 행동을 벌이기 했다. 김용균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투쟁이나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의 직접고용 투쟁,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투쟁 등의 현장에도 어김없이 함께 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투쟁을 통해 건설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런 변혁당이 이제 사회주의 대중정당 등록과 사회주의 대선후보운동을 통해 사회주의 세력화에 나선다고 한다. 그만큼 당내외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과연 이들이 말하는 사회주의 대중화는 무엇이고 왜 절실한 문제일까? 김태연 변혁당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태연 변혁당 대표


김태연 대표는 과거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와 민주노총,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등 노동운동 일선에서 일했다. 사회주의 운동에 나선 계기가 궁금하다.

1980년 광주항쟁이 막 터졌을 때 학생운동을 했다. 군부독재 타도 정도의 구호를 외쳤는데, 정부는 총을 쐈다. 미국이 개입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한 정부를 넘어선 체제의 문제라는 걸 느꼈다. 당시 세계 사회주의 운동의 영향도 있었다. 자연스럽게 사회주의에 대한 지향을 가지게 됐다. 이후 각 단체에서 10년 정도 씩 일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그러면서 사회주의가 어려운 것이지만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당이라는 형식이 불가피했다. 필연적인 선택이었다고 본다.

왜 지금 사회주의 대중화인가?

촛불 투쟁 이후 상당히 많은 이들이 새로운 한국 사회를 꿈꿨다. 자유한국당이 퇴장했고, 민주당이 한계는 있더라도 촛불 의제의 일부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이 정도의 기대마저도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 오히려 적폐를 받아 안아버렸다. 2022년 대선은 이 촛불의 연장선 위에 있다. 2022년은 새로운 정치구도,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정치적 선택의 가능성이 열리는 시기이다. 자유한국당, 민주당 구도에 파열구를 내야 한다. 냉철히 보면, 그 세력은 정의당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의당도 민주당과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반드시 사회주의 세력이 서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2011년 사회주의를 강령에서 삭제했다. 이후 미국과 영국의 사회주의 리부트 흐름과 함께 지난해 한국에서도 정의당 대표 경선에서 민주적 사회주의를 말하는 후보가 출마했다. 노동당에서도 사회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우선 민주노동당 사회주의 강령이 폐지된 데에는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들의 대중적 계급운동에 힘입어 창당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운동 과정에서 자본주의를 넘어선 노동해방세상, 평등세상,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지향했다. 이후 IMF 신자유주의 공격이 본격화하고 97년에 정리해고, 파견제가 도입되면서 대중적인 노동자운동이 터져 나왔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염원과 투쟁 동력으로 만들어졌다. 민주노동당이 사회주의 지향을 강령에 담은 것은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후퇴해 갔다. 민주노동당이 여러 스펙트럼으로 분열한 뒤에도 반자본 사회주의의 관점은 계속 미약했다.

이런 조건에서 한국 같이 반공에 찌들어 있는 사회에서 사회주의라는 말이 다시 등장했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일이다. 정의당 후보가 말하는 민주적 사회주의의 내용은 서구 사민주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내용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한계보다는 민주당 ‘이중대’라는 비판을 듣는 정당에서도 사회주의라는 말이 나온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편으로 한국 진보정당들이 사회주의를 다시 고민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공격이 첨예화 한 지금,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사회적인 반증이기도 하다. 사회주의 외에는 자본주의 모순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초 총회 장면 [출처: 변혁당]

[출처: 변혁당]

변혁당은 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해왔는데 이는 진보정치 세력과 어떤 면에서 다른가? 다른 사회주의 정치 세력과의 논의 과정도 궁금하다.

변혁당은 전면적인 사회 변혁을 말한다. 다른 진보정당들이 말하는 사회주의와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변혁당은 이런 차이들을 극복하고 사회주의 진영의 힘을 모아 사회주의 대중화로 나아갈 것이다. 절실한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분당은 역사적으로 필연적인 과정이었다. 노선의 분화, 발전이다. 아직은 진보정당이 재편 과정에 있다고 보는데, 사회주의를 노선으로 하는 선택 가능한 정당은 없다. 그래서 더욱 사회주의 정당이 있어야 한다. 변혁당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사회주의를 말하는 다양한 정치 세력과도 연대해 정치적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

변혁당은 총회 이전 노동당, 노해투 분들과 공식 간담회를 열고 사회주의 대중화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의견을 나눴다. 물론 두 단체 모두 변혁당이 제안하는 방식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회주의 대중정당이 대선 전후로 제대로 서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전에는 사회주의를 전면에 내거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또는 사회주의 정당을 먼 미래의 과제로 유보했다. 이와 비교할 때 2022년 사회주의 대중정당 창당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3월 초에 세 조직이 공동주최하는 대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우경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총회 결정 과정에서 등록정당에 대한 우경화 우려가 제기됐다. 사회주의 정치 운동의 탄탄한 주체가 형성돼 있지는 않은 조건에서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등록정당을 추진하면 페이퍼 당원이 생기고 노선이 후퇴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해투도 대선 전 등록정당 추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물론 우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심을 강화하면서도 외연을 확대하는 문제는 세상을 변혁하고자 하는 운동이 항상 봉착하는 문제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 상황을 냉정하게 본다면 우경화보다 사회주의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본다. 사회주의 운동의 우경화를 우려하기 보다는 대중화에 더 집중해야 하는 정세적 조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 발도 못 나가고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다. 당을 확대하되 당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이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활동하는 당원이 되도록 안내하고, 정치사상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주의 대중화와 등록정당은 불가분의 관계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파쇼적인 탄압 때문에 합법적인 공간에 못나가기도 했는데,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때문에 등록 정당을 시도하지 않는 것은 대중적이지 않은 표상이라고 본다. 이를 보류한 채 대중화에 나설 수는 없다. 자신감을 가지고 해나가자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분당 과정에서 파생된 염증도 크다.

민주노동당이 여러 진보정당으로 분열한 것은 노선의 분화발전이라는 성격을 지닌다. 정치적 내용이 분명하면 분열이 아니라 차이로 인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분당과정에서 노선의 차이보다는 패권주의와 비민주성이 크게 작동하다 보니 분열에 염증을 느끼고 떠나버린 대중들도 많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회주의 대중정당이 진보정당운동에서 분열된 하나의 분파로 자리매김돼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 지향을 더욱 분명히 함으로써 대중들이 사회주의정당을 진보정당 운동의 분열이 아니라 이유 있는 차이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변혁당, 노동당, 노해투 등 사회주의 정치조직들 간의 노선 차이도 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보면 모두 사회주의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이 사회주의 대중정당으로 함께 하지 못하면 대중들은 이유 없는 분열로 받아들여 등을 돌릴 것이다. 때문에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이 힘을 모아 사회주의 대중정당으로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대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묻지마’ 식으로 함께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될 사람들도 아니다. 변혁당은 사회주의 노선에서 일치한다면, 작은 방법론이나 전술상의 차이는 극복하고 사회주의 대중정당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출처: 변혁당]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사회불평등을 소재로 다루며 호평을 받았는데, 그만큼 공감대가 크다는 반증이다. 세계 기업가들의 다보스포럼조차 사회불평등을 말한다. 변혁당은 사회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의제로 재벌 사회화를 말한다.

결국은 자본주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이나 중소 영세 상인이나 농민의 고통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근본적인 문제에서 해법을 찾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영세상인의 경우 골목상권을 얘기하지만, 대형 상점을 자제해 달라거나, 지원 정책을 논하는 데 국한된다. 이렇게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독점 재벌의 소유권 문제가 온존하는 한 해결은 불가능하다. 사내유보금 등 수십 년 간 재벌이 축적해온 엄청난 부를 그대로 두고서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사회적으로 환수해서 모두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사실 재벌 사회화는 총수나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소유권을 사회가 통제한다는 엄청난 문제이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논리가 판치는 사회에 맞서 인류가 어떤 가치를 구현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살아 갈 것인지를 근본적으로 제기해야 하는 문제다. 사람들의 생활에서 사회주의적 가치와 방식이 공유되고 확산되지 않으면 세상을 변혁한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사회주의 대중화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 삶을 바꾸는 사회주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을 예로 들면, 변혁당은 이건희, 이재용의 소유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얘기해왔는데, 여기에서 머물러선 안 된다고 본다. 지난 촛불 때 총수 일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400조에 달하는 부를 지분 1%도 가지지 않는 자들이 소유하는 게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생겼다. 총수일족의 소유권 박탈을 고리로 기업의 소유권 문제 전체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기업은 내용상으로는 사회화돼 있다. 그러나 협소한 소유형태가 많은 문제들을 낳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파고들면 우리의 주장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재벌총수의 독점적 소유 문제는 시민단체도 얘기를 하는데, 그러면 총수일족의 독점적 소유를 박탈한 다음에 기업은 누가 소유하고 경영할 것인가라는 현실적 문제가 대두된다. 시민단체는 주주소유와 전문경영인이라는 입장을 내는데, 이에 맞서 우리는 사회적 소유와 아래로부터 민주적 통제를 해법으로 제시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삼성은 고사하고, 사실상 국유기업인 대우조선 매각 이슈에서도 현장 노동자들은 공영화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노동자들이 재벌사회화를 대안으로 인정하고 운동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삼성 백혈병 피해원상회복투쟁, 비정규직 차별과 탄압저지투쟁 등 투쟁은 계속 확대될 것이다. 바로 그곳에서 삼성재벌 사회화를 제기해야 한다. 그곳에서 삼성재벌 사회화의 노동자 주체도 설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변혁당]


변혁당이 2월 초 총회 뒤 처음으로 낸 성명이 최근 숙명여대 입학을 포기한 트랜스여성 A씨를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사회주의 운동은 기본적으로 반자본을 지향하고 노동자와 자본가(노자) 대립에 주목한다. 그런데 사회주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평등이다. 인간의 해방이 요체다.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소수자 차별에 적극적으로 주목해야 한다. 성소수자 탄압과 사회주의 사상은 양립할 수 없다. 평등을 위해 사회주의 하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충분하지 못한 활동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을 뿐이다.

최근 국내 녹색당은 미국 대선 첫 경선에서 승리한 피트 부티지지 후보가 기후위기 공약과 30대 성소수자라는 점에서 환영 논평을 냈다.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미국 사회주의자들은 부티지지를 월스트리트가 후원한다는 점에서 비판적이다. 기후 문제에도 사회주의가 대안인가?

기후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먼저 봐야 한다. 핵심은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생산 방식이다. 소비도 자본주의적 메커니즘에 따른다. 기후 위기 원인과 결부되지 않으면 해법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후 문제에 변혁당의 실천이나 영향력은 미미하다. 반자본 관점에서 조직해야 하는데, 어떻게 사회주의 운동으로서 해나갈 것인지 아직 마뜩잖다. 주체 형성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변혁당 충남도당은 서산 산업폐기물 처리장 반대투쟁을 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이 공감은 하면서도 자기 과제로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 고민 속에서 변혁당은 올해 노동자들이 나서서 노동현장에서부터 활동하는 기후비상행동단을 결성해 활동할 계획이다.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정치 세력에 회의적이다.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부 좌파들은 페미니즘이 자유주의적이고 계급투쟁을 분열시킨다고 말하고도 있다. 페미니스트들은 사회주의자들의 ‘동지’가 아닌가?

페미니스트는 사회주의자의 동지다. 페미니즘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듯 사회주의에서도 그렇다. 페미니즘의 기본적인 가치와 사상을 호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자기 조직 보존 논리, 가부장적인 가치관과 문화에서 탈피하지 못한 태도이다. 한걸음 더 나가면, 사회주의 운동의 기본은 노자 계급 대립이지만, 이런 관점 이외에는 다른 목소리와 다른 잣대를 용인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계급주의는 될지 모르지만 사회주의는 아니다.

성 평등과 차별이 계급 모순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차별은 사회주의 사상이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 사회주의는 노자계급 대립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페미니즘의 잣대와 다를 수 있다. 그러면 어디에 접점이 있을까? 여성에 대한 차별이 노동관계에서 발생한다면, 이를 페미니즘 시각과 가치를 가지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사회주의자들이 잘 인식하고 연대하고 주체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차별이 자본주의와 가치와 방식 때문에 더욱 심화하기 때문에 사회주의와 페미니즘은 전적으로 함께 가야 한다.

변혁당은 노동자를 어떻게 조직할 계획인가?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노동자들이 뛰어들지 않으면 사회주의 대중화는 어렵다. 현재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은 굉장히 활발하다. 가장 많은 차별과 핍박, 착취를 당하는 사람들의 투쟁이다. 그렇다고 비정규 노동자들이 바로 사회주의 운동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정규직화나 직고용 투쟁 등 사업장 단위의 투쟁들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사장 물러가라’라고 했지만 지금은 ‘진짜 사장 나와라’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절박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전망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전체적인 비정규직 철폐로 발전해야 한다. 비정규직은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다. 계급적 공동의 요구로 자본 전체와 정부에 맞서는 정치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정규 투쟁은 계속 확대될 것이다. 대중 투쟁의 공간에서 일상적인 연대를 넘어 반자본주의 사회주의 지향을 적극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본다. 현장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과 차별의 자본주의의 문제라는 자각이 높다.

민주노동당도 노동법 개악 투쟁 총파업을 경유하면서 창립했는데, 사회주의 대중화는 이러한 대중 투쟁 속에서 확대될 것이라 본다. 작년에 처음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이 있었는데, 한국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비정규제도의 철폐를 내건 거대한 비정규 총파업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 사회주의 정치운동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 운동이 활성화된다고 해도 사회주의 운동과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사회주의 운동 진영의 책임도 크다. 최근 수년간 적극적으로 연대하면서 사회주의를 말했지만 부족했다. 현장에 사회주의에 대한 이념적 장벽도 여전하다. 현장에서 변혁당에 대한 신뢰는 높다. ‘믿을 만하다’, ‘헌신적’이라고 말한다. 비정규 투쟁을 하는 분들을 보면 사회주의와 동떨어져 있지도 않다. 그러나 당을 함께 하자고 말하면 주저한다. 지향과 희망은 동일하지만 현실 운동에서 실현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봉착하고 있는 문제를 통해 사회주의를 제안하고자 한다. 변혁당은 ‘내 삶을 바꾸는 사회주의’라고 말한다.

변혁당은 당내 민주주의를 얼마나 중시하는가? 이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가?

소련이나 동구의 실패는 당내 민주주의의 실패, 전체 사회의 민주주의의 실패로부터 비롯됐다. 자본주의 넘어선 사회주의에서 그 당이 얼마나 민주적인가는 관건적인 문제이다. 변혁당은 특별한 해답이 있다기보다는 활동하는 당원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중시한다. 이것은 변혁당의 활동력을 늘리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당원들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상층부가 모든 정보와 활동을 독점하고 비민주적으로 가기 쉽다. 민주주의는 당 활동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본다. 당 내 기구 1개 이상에서 활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념이나 노선뿐 아니라 삶의 방식에 대한 대안을 말하는 정치세력에 관심이 크다. 변혁당의 매력은 무엇인가?

매력적으로 보일지 모르겠는데, 이것이 매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회 변혁에 나서는 것. 이 세상 자체를 변혁하려고 모인 곳이 변혁당이라는 것이다. 과감하고 풍부하게 세상을 변혁하려는 사람들이고 정치세력이라고 여겨지고 이것이 변혁당의 매력이 되면 좋겠다.

변혁당 한국사회 10대 변혁안

△반자본·사회화경제 △노동중심의 연대사회 △국가책임 복지사회 △필요에 따른 평등교육 사회 △여성 차별과 폭력이 없는 성평등 사회 △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없는 평등사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사회 △안전과 생명이 우선되는 사회 △핵과 전쟁위기 없는 평화 사회 △노동자민중이 주인이 된 민주사회

[출처: 변혁당]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등산아저씨

    사회주의가 아니라 복지주의에 더 가깝구만. 제가 보기에는 성공하기가 어려워요. 아마 한국의 군소정당은 민중당, 노동당, 정의당에서 머무를 듯. 사회주의 변혁당의 대중주의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좀 건방진 말이지만 저기에 앉아있는 분들 중에서 노동력의 부르주아적 가치와 사회주의의 가치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분이나 계실까요. 대부분 모르니까 저곳에 앉아있겠지만. 저 사람들이 작게라도 성공하려면 정말 한국에 대한 고난이도의 지양이 필요할 겁니다. 저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그 가능성들에 대해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얘기지만 마르크스의 단순생산론과 그에 대한 착취론은 오래전 정신노동의 승리라 할 수 있는 공작기계에 의해 무너지기도 했지요.

  • 등산아저씨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미래를 그리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봅니다. 이제 인류는 다양한 인공지능으로 정신노동까지 구축하는 시대로 진입했으니까요.

  • 등산아저씨

    경제에서 노동(력)의 부르주아적 가치와 사회주의 가치는 단순히 몰수로 해결되지도 지양되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더 연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어렵겠지만.

  • 등산아저씨

    그렇다면 위 논리의 부분적인 증명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결국 자본의 진보와 마르크스의 해방논리입니다. 자본의 진보가 부분적으로 맑스의 착취논리를 해소하거나 지양한다고 해도 임금노동자 대한 해고논리와 실업논리는 여전히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까지 인류는 이윤논리와 사회주의 논리 이외의 다른 논리나 체제를 어렴풋이라도 그려낸 적이 없습니다. 레닌은 구소련의 초기 당대회에서 사회주의 권력과 사회주의 경제의 차이를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사회주의라는 대명제로 받아들였으며 부르주아적 가치 그 지양의 선상에서 수명을 다한 것입니다. 이를 단순히 구소련은 "사회주의 국가"였다로 모든 난제(세계사의 논리적 모순이나 현실의 난제)해소되거나 지양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노정협의 논리는 우매한 옹호나 아집 그 이상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위한 변명을 하자면 인류는 점점 더 고도의 투쟁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등산아저씨

    이렇게 볼 때 정의당에서 변혁당에 이르기까지 노동을 제아무리 외쳐도 한편으로는 자본에 봉사하고 한편으로는 노동력의 가치를 유지하고 상승시키는 어려움 그 난제에 봉착합니다. 바로 모순과 지양의 현실적 난제들입니다. 때문에 그 한계는 한편으로는 대중적 지지를 잃고 한편으로는 대중적 지지를 받는 쳇바퀴에 직면하게(빠지게) 됩니다. 만일 저와같은 과정이 과정이 집권에 이르게 된다면 기적 중 기적일 것입니다. 그 과정은 보수층에 대한 구축 이외에 없습니다. 그렇지않으면(타협이 횡횡할 때는) 권력의 쳇바퀴에 빠져 룰라 이상의 정치모델은 상상하기 어렵게 됩니다. 민중주의 언론은 글만 쓰면 되니까 현실의 난제나 구속 같은 것은 모면할 수 있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