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축복해 기소 당한 이동환 목사, 탄원서 모집

“이동환 목사 처벌은 교단의 이름으로 존엄과 평등의 가치 훼손하는 일”…오는 10일까지 1차 탄원서 모집

지난해 인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한 이동환 목사에 대한 탄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심사위원회는 지난 6월 17일,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목사를 연회 재판위원회에 기소했다. 이동환 목사가 지난해 8월 31일 인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성소수자 그리스도인을 축복하고, 꽃잎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 기소 이유였다. 감리교 교회법인 ‘교리와 장정’에선 동성애에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목회자에 대한 처벌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이동환 목사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이동환 목사의 벗들이 기독교대한감리회 재판위원회의 현명한 판결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7일부터 모집 중이다.

이들은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교회 재판을 받게 된 이동환 목사의 최근 상황을 접하며 깊은 우려와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라며 “성서의 가르침대로 사회적 약자들에게 주저 없이 연대의 손을 건넨 이동환 목사를 교회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곳곳에 스며든 이 땅에서 소수자와 약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위로했던 이동환 목사를 모진 혐오와 차별, 배제의 잣대로 단죄하지 말아주시길 거듭 호소한다”라며 “만약 기독교대한감리회 재판위원회가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이유로 이동환 목사를 처벌한다면, 이는 교단의 이름으로 존엄과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에 다름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환 목사와 함께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동환 목사는 409일간 고공농성을 지속했던 파인텍 투쟁, 콜텍 노동자의 13년 복직 투쟁 등을 비롯해 오랜 기간 지속된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섰던 종교인이었다.

이동환 목사는 지난 6월 24일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누군가에게 복을 빌어준다는 것으로 교단 재판까지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숨죽인 채 살고 있는 성소수자들이 상처받을까 염려된다. 함께하는 이들과 더불어 교단 내에 차별적 조항을 바꿔 나가는데 힘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탄원서 1차 마감은 오는 10일 낮 12시까지이며 아직 이동환 목사의 재판일은 잡히지 않고 있다. 감리교법인 ‘교리와 장정’ 재판법에서는 기소 이후 두 달 안에 재판 결과를 내야 한다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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