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3주기 “온전히 추모할 수 없어”

177개 단체 모인 추모위원회…7일 현장추모제, 10일 서울서 행진 예정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한 고 김용균 노동자의 3주기 추모주간이 시작됐다.


177개 단체가 모인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는 6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하지 않은 일터, 위험의 외주화, 권리를 박탈당한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하다며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추모주간은 6일부터 오는 10일까지로, 5일간 진행된다.

추모위원회는 “안전하지 않은 작업 현장에서 위험을 더 가중하는 비정규직은 이제 철폐돼야 한다”라며 또 “안전보건을 위한 충분한 작업 인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깔려 죽고, 떨어져 죽고, 병을 앓아도 작업자가 문제라고만 판결하는 이해 안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라며 “이상한 나라를 바꾸고 진짜 책임자의 권한 만큼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약속, 발전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라 △더 안전하지 않은 노동, 비정규직 이제 그만 △비용과 이윤보다 안전과 생명이 우선이다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법과 제도 △권한만큼 책임을, 처벌을 등의 5개 주요 요구를 걸었다.

기자회견에서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김용균 죽음 이후 3년을 맞이하지만, 1년에 2400명의 죽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죽음을 외주화시킨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2인 1조를 위한 인력·예산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며 이것이 “3주기를 맞으면서도 온전히 추모만을 위한 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김용균이 떠난 이후 일하다 다치면 그것은 노동자 개인의 실수가 아닌 사용자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알아가고 있다. 일하던 노동자가 죽으면 중간 실무자 하나가 벌금 400~500만 원 내고 말았던 것이 잘못이란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라며 “24만 조합원의 위원장으로서 이런 현실을 바꾸지 못한 것에 고 김용균 죽음 앞에 미안하지만, 또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라고 밝혔다.

신대원 발전비정규노조대표자회의 한국발전기술지부 지부장은 고 김용균 사망 사건과 관련한 여러 대책 발표에도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처우·안전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 지부장은 “서부발전 태안화력과 남동발전은 설비개선을 하고 있으나 김용균이 숨진 지옥 같은 석탄이 쏟아지는 현장의 모습은 3년 전과 똑같다”라며 “노무비 중간 착취 지옥도 계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익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법률팀장은 “김용균 노동자 사건의 사고 원인을 좁게 보면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한 사람이 사망한 것이다. 왜 그렇게 위험한 작업을, 혼자서,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아무런 대비책 없이 해야만 했는지를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한다”라며 “사고의 궁극적 원인이 되는 공간과 시간, 비용, 인력을 통제하는 의사결정권자를 찾아서 그들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족인 김미숙(김용균재단 이사장) 씨는 법정에 선 사측의 발언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김미숙 씨는 “사측은 현장의 컨베이어벨트가 공항의 컨베이어벨트처럼 안전한데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막말을 해댔다. 또 현장에는 CCTV 카메라도 사고를 목격한 증인도 물증도 없어서 왜 사고가 났는지 본인들도 궁금하다는 해괴한 변명으로 유족을 농락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 사건의 책임을 가리는 재판이 시작됐다. 오는 21일에는 마지막 공판이 열리고, 내년 초에는 1심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추모위원회는 원하청 사업주를 엄중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다.

추모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7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앞 현장 추모제와 9일 김용균특조위 이행점검 보고회를 개최한다. 10일에는 마석 모란공원에서 추모제를 열고,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서울에서 추모결의대회와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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