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는 '시와 모택동'이라는 제하에 모택동이 평생을 두고 가까이했던 시편들과 그가 혁명의 와중과 이후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서 썼던 시작품들을 소개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모택동의 시읽기를 통해 중국 시, 곧 문학의 세계와 그것을 통해 모택동이 바라본 세계상과 만들어간 현대 중국의 반자본주의적 근대 극복의 기획을 소개해나가고자 한다.
연재형식을 띠는 이 글들은 크게 1,2부로 나누어진다.
제1부는 '시를 읽는 모택동'을 제목으로, 모택동이 읽은 중국의 고전시들을 그의 비평과 당시 역사상황과 함께 서술해나갈 것이다. 고전시들에서 이백과 두보 등 당대의 시인들, 노신의 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것은 모택동과 중국 인민이 이룬 중국 혁명 과정 속에서 그가 보여준 혁명에 대한 열정과 도저한 희망의 집약된 표현들로써 그의 눈과 가슴에 맺히고 풀어낸 삶의 궤적들과 같다.
제2부는 '시인 모택동'을 제목으로, 모택동이 중국 근대의 굴절된 역사에서 몸을 일으켜 중국 혁명을 통해 새로운 중국을 구상하고 건설해나가는 과정에서 그의 뜻과 기개, 혁명적 낭만주의의 지평을 보여줄 모택동의 시편들을 해설과 당대의 역사전개 속에서 풀이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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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12월 26일 모택동 탄생 110주년 기념 당안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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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택동이 쓴 시 '장정' |
長 征
一九三五年十月
紅軍不 遠征難, 萬水千山只等閑.
五嶺 細浪,烏蒙磅 走泥丸.
金沙水拍云崖暖,大渡橋橫鐵索寒.
更喜岷山千里雪,三軍過后盡開顔.
장정
1935년 10월
홍군은 원정의 고난을 두려워않고,
숱한 물길과 산들은 한가해지길 기다릴 뿐
구불구불한 다섯 봉우리 연면히 솟은 모습 미세한 파도가 용솟음치는 듯,
우멍산의 기세는 높아 돌이 떨어져 뒤섞이는 것이 진흙탄환을 내쏘는 듯.
금사강물은 구름도 쉬어가는 깍아 지른 절벽을 어루만지고,
대도교(濾定橋, 四川省 濾定縣)에 가로놓인 철줄 다리가 차구나.
민산 천리길 내리는 눈 더욱 기쁘고야,
삼군이 행군한 뒤, 모두 희색이 만면.
1934년부터 35년 10월 사이, 중국 노농홍군의 주력군은 江西, 福建 근거지로부터 陝北 지방으로 진군, 11개의 성을 지나 적군의 포위 섬멸작전을 궤멸하며, 일만팔천 리를 계속 행군, 군사적, 정치적인 의미는 물론 자연의 숱한 험로를 헤치고 마침내 해방구에 이른 싸움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장정'은 이를 기념한 시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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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담 님은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