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파트의 탄생


아파트 수만 채쯤 즐비하지 않으면 도시가 아니다.
인구 30만이 안 되는 조그만 도시에
아파트는 들판의 지평선부터 잠식해 들어왔다.

도로도 깔리고
철로도 놓였고
전봇대도 이미 있는데
아파트만 들어서면 살기 좋은 곳이 된다.

수십 년 나무는 들판이 있던 자리에
도로가 깔리고
철로가 놓이고
전봇대가 꽂히는 광경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멀리서 크레인의 끽끽 대는 거대한 팔에
철근콘크리트의 입면이 조금씩 커가면서
꺼지지 않는 아파트 신화의 도시가 탄생한다.

아파트가 들판을 잠식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지 모른다.
재개발로 죽는 철거민은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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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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