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자본주의하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초기 자본주의 시기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공격은 단순히 제3세계에 국한되지 않고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며, 경제적·정치적·이념적 세 가지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적 수준에서의 공격은 이미 많이 논의되어 왔으며, 현재 자본주의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심각한 실업률 증가의 결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특히 미국의 대기업들이 주도한 자발적인 이윤율 확대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전 세계 자본주의 국가들로 확산되었다(이 확산 메커니즘에 대한 논의는 여기에서 다루지 않고 후속 글에서 다룰 것이다). 실업률 증가는 세계 자본주의 위기와 함께 모든 곳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공식적인 시도가 노동계급을 희생시키면서 고용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결과이다. 정부는 실업률을 증가시켜 노동자들의 교섭력을 약화시키고, 그 결과 노동자들이 물가 상승을 보전하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 없게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결국 인플레이션이 사그라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출처: Unsplash, Steve Knutson
에릭 홉스봄과 같은 역사가들이 지적했듯이, 영국 산업혁명의 초기 시기의 자본주의는 빈곤 증가가 특징이었다. 마찬가지로 후기 자본주의 역시 오늘날 노동자들의 절대적 빈곤 수준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2011년 미국 남성 노동자의 평균 실질임금이 1968년보다 약간 낮았다고 주장했으며,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2011년보다도 더 낮을 것이고, 따라서 1968년과 비교해도 더욱 낮을 것이다. 여기에 1968년과 비교했을 때 오늘날 미국의 실업률이 더 높다는 점을 추가하면(공식 실업률은 ‘낙담한 노동자 효과’로 인해 노동 참여율 감소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이 사실을 은폐한다), 미국 노동자들의 빈곤이 증가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른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 처해 있다. 인도와 제3세계 국가들에서는 1980년대 이후 1인당 곡물 소비량 감소(직접 소비, 가축 사료,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된 곡물 총량 기준)를 통해 인구의 영양 수준이 저하되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 이는 노동자 계층의 절대적 빈곤 수준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자본주의 세계에서, 특히 빈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공격은 노동자들의 정치적 권리를 억압하지 않고서는 지속될 수 없다. 즉, 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정치적 공격과 동시에 진행된다. 이러한 정치적 공격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신(新)파시즘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오늘날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이탈리아의 멜로니, 미국의 트럼프, 인도의 모디, 헝가리의 오르반, 터키의 에르도안, 그리고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등 신파시스트 지도자들이 정권을 잡고 있으며,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나 프랑스의 마린 르펜의 정당(현재까지는 좌파 연합에 의해 저지되었음)과 같은 신파시스트 세력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들 신파시스트 세력들이 노동자들에게 가하는 정치적 공격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직접적인 탄압, 법적 권리 축소, 그리고 ‘타자화’를 통한 소수 집단에 대한 증오 조성이라는 세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담론의 변화는 노동자들의 일상적 물질적 생존 문제를 논의의 중심에서 밀어내며, 종교적·민족적 분열을 유발해(타자화를 조장한 방식에 따라) 노동자들이 경제적 박탈에 맞서 단결된 저항을 조직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나 현재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노동자들에 대한 이념적 공격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개인이 하는 몇몇 발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反)노동자적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는 노동자들을 겨냥한 이념적 공격이 하나의 시대적 흐름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인도에서는 경제적 빈곤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부 정치 세력들이 고용 창출이 불가능한 경제 체제 내에서 정치적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현금 지원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정책은 노동자들의 빈곤을 완전히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으며(그렇지 않았다면 앞서 언급한 영양 결핍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집권 신파시스트 세력과 모디 총리는 이를 ‘공짜 지원금’(freebies)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집권당조차 선거 전략상 이러한 지원 정책을 일부 시행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한 기업인은 최근 노동자들에게 주 90시간 근무를 요구하며(사실상 인도 공장을 아우슈비츠 같은 환경으로 만들려는 시도), ‘공짜 지원금’이 노동자들의 노동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대법관조차 이러한 논리에 동조해, 현금 이전이 사람들을 일하지 않고 집에서 놀면서 지원금을 받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만약 대법관이 정부가 현금 이전 대신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강제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단순히 이전 정책을 비판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
이들은 일자리가 있지만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며, 그러한 일자리에서 제공되는 임금 수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국제노동기구는 인도에서 양질의 고용 기회가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정부의 고용 데이터 역시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여성의 가족 사업 내 무급 노동 증가를 고용 증가로 간주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수익성 있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잠재적 실업’의 한 형태이다.
이와 동일한 이념적 공격이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신설한 ‘정부 효율성 부서’(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메디케이드(Medicaid), 메디케어(Medicare),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에 대한 감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근 ‘MR Online’(2월 13일) 기고문에서 이를 우려하며, 이러한 감축이 부유층을 위한 감세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같은 부유층에게 세금 감면을 제공하기 위해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극단적인 형태의 이념적 공세이며, 이른바 ‘공급측 경제학’의 원칙에 부합한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공급측 경제학의 본질이 "부자는 더 많은 돈을 받을 때 더 열심히 일하고, 가난한 사람은 더 적은 돈을 받을 때 더 열심히 일한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트럼프와 머스크 같은 인물들이 바로 이 논리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역설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빼앗아 부자들에게 넘기는 것을 정당화하는 이 이데올로기의 추구는 오히려 자본주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보다 자신들에게 들어오는 1달러 중 더 많은 비율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러한 재분배는 결국 총소비 수요의 추가적인 축소를 초래할 뿐이다. 또한 자본가들의 투자는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에 좌우되며, 이러한 기대는 다시 실제 시장 성장 경험에 따라 결정되므로, 단순히 세금 감면을 제공한다고 해서 그들의 투자가 조금이라도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 결과 소비와 투자를 합한 총수요가 감소하게 되고, 이는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1930년대 자본주의를 옹호했던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볼셰비키 혁명과 같은 사태가 서구에서 자본주의를 압도할 것을 우려하며,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총수요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이며,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심각한 정치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처] The Worldwide Assault on Working Peopl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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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바트 파트나익(Prabhat Patnaik)은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이자 정치 평론가다. 그는 1974년부터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뉴델리의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 연구 및 계획 센터에 몸담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