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광장, 그것이 5.18민주광장이어야 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이 체포된 날 저녁, 광주 5.18민주광장에서도 첫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이 열렸다. 무지개 깃발을 중심으로, 한국예수교회연대와 성소수자부모모임, 광주녹색당 깃발이 펄럭였다. 그밖에도 정의당 광주시당, 광주전남노동보건안전지킴이,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과 함께 집회를 시작했다.
첫 발언부터 물러섬이 없었다. “저는 여자도, 남자도 아닙니다. 그래서 밖에서 화장실을 가는 게 늘 어렵습니다. 제 애인은 여성입니다. 저희는 결혼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신혼부부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없죠. 저는 이 사회에서 가려지지 않고,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광주에서는 최근까지도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광주퀴어문화축제는 2018년 첫 개최 이래 보수 교계의 지속적인 억압과 반대에 부딪쳐왔다. 이들은 “동성연애자들의 문란한 퀴어축제가 민주화의 성지인 5.18광장에서 열릴 수 없다”며 스스로 민주 정신에 침을 뱉었다.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광주옥합교회 엄기봉 목사에게는 징계 위협을 가했고, 광주학생인권조례는 작년 말까지 폐기 위기에 놓여 있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윤석열을 장애인에 비유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가족인 장애인을 떠올리며 그가 윤석열만큼이나 나쁜 존재인가 곱씹었다. 또 다른 이는 ‘개만도 못한’, ‘개돼지 새끼’, ‘미친개는 몽둥이로’같은 표현에서 쉽게 인간 이하로 취급되는 동물의 처지를 돌아보았다. 외국어고등학교 학생은 “내 친구이기도 한 일본인·중국인에 향한 혐오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우리는 5.18민주광장에서 모두가 안전하고, 누구도 배제되거나 지워지지 않는, 차별 없는 진짜 민주주의를 경험해야 한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발행하는 <평등으로>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