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에서 극우 대안당까지, 독일은 '자유'로워질 것이다

최근 독일의 자유주의적 권위주의 엘리트들은 또다시 충격을 받았다.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과 라파에서의 파괴적인 공세도, 우크라이나군의 군사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어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도 이유가 아니었다. '선량한 독일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은 트위터에 올라온 14초 길이의 동영상이었다. 영상을 보면, 독일인들이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기는 북해 질트(Sylt) 섬의 값비싼 술집에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등장한다. 독일 부유층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이들은 이탈리아 디제이 지기 디아고스티노(Gigi D'Agostino)의 노래 "L'Amour Toujours"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후렴구는 다른 독일어 가사로 바꿔서 부른다: 

"독일은 독일인을 위한 것, 외국인은 나가라(Deutschland den Deutschen. Ausländer raus)" 

심지어 한 사람은 오른팔을 들어 히틀러의 콧수염을 흉내 내며 손가락 두 개를 코 밑에 대고 있기도 하다. 이후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러한 광경은 파티를 벌이는 부유한 젊은 독일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나치 정서가 풍부한 독일에서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유주의 극단주의자들이 유난히 짜증을 내는 것은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극우 성향의 AfD(아에프데, 독일을 위한 대안, 독일의 우익정당)가 아닌 젊고 부유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독일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량 학살을 지지하고 러시아 혐오를 표방하는 녹색당이나 AfD 등, 파시즘을 전시하는 것이 다시 한번 '유행'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종류의 파시즘이다. 자유주의-대도시 엘리트들은 새롭게 승리한 권위주의에 따라 반응했다.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독일의 주요 행사에서 'L'Amour Toujours'를 연주하는 것은 이제 금지되었다.

전후 독일에서는 파시즘을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파시즘은 항상 만연해 있었다. 대다수는 이를 무시하기로 했다. 경제적, 군사적 전략, 정치적 이유로 파시즘은 단순히 눈에 띄지 않게 숨겨져 있었다. 인종주의, 독일인 예외주의, 우월주의와 같은 파시즘의 다른 측면은 독일 사회에서 어디에나 존재한다. 독일은 전 세계에 '민주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자격을 과시했지만, 한꺼풀 벗겨내면 파시즘이 있었다. 이제는 민족주의, 권위주의, 군국주의, 파시즘이 '선량한' 독일인이 되기 위한 시금석이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껍데기를 벗겨볼 필요가 없다.

독일에는 다양한 파시스트 분파가 존재한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독일에서 적어도 세 가지 파시즘의 주요 흐름이다. 기업파, 포퓰리스트파, 권위주의적 자유주의파가 그것이며, 이 중 후자의 두 파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주의는 사실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치하에서 시작된 파시즘의 원류로, 원래는 기업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을 결합한 코포라티즘으로 알려져 있었다. 독일 자본가 계급은 히틀러가 노조를 탄압하고 소련 볼셰비즘에 전쟁을 선포, 전쟁 비용으로 적자 지출을 사용하면서,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독일인들에게는 놀랍게도, 독일군을 격파하며 더 효율적인 국가임을 입증한 것은 소련이었다. 독일은 자만심에 빠져, 소련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미국과 서유럽이 동맹국으로 필요하다는 교훈을 간과했던 것이다.

전쟁 후 서독에서 '중도우파' 기독민주연합을 이끌었던 콘라트 아데나워(Konrad Adenauer)는 독일에 여전히 만연한 파시스트 사회 구조와 사고방식을 수용하는 한편, 진정한 정치 세력이 당의 우익으로 발전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것을 당의 정책으로 삼았다. 즉, 산업가, 대지주, 은행가, 판사, 변호사, 학자, 고위 공무원 등 서독의 엘리트와 동의어였던 전 나치 엘리트 전체를 당에 포함시켜야 했다. 냉전을 위해 서독이 군사적 동맹국으로서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미국은, 아데나워와 서독 정부에 탈나치화 프로그램을 넘겼다. 이로써 서독의 비나치화는 끝이 났다. 나치 관료와 나치 친위대 장교 및 병사들은 전쟁 범죄로 기소되지 않았고, 존경받는 시민으로 남았으며, 나중에 국가 연금을 수령했다. 그러나 독일이 미국의 패권 아래 서방 세계에서 번영하려면 나치의 박수 갈채가 비공개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것은 말하지도 묻지도 않는 합의였다. 부유한 독일 엘리트들의 정치적 관행은 항상 반파시스트의 보루를 자처해온 독일 언론에 있어서는 주제가 아니었다. 그 대가로 독일은 유럽에서 미국 제국의 초석이 되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 중 독일에 가장 많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독일의 모든 기존 정당과 주류 언론은 미국에 대한 충성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데나워의 기독민주연합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옷을 입고 이 정책을 이어 나갔다. 다른 두 주요 정당인 사회민주당과 자유민주당은 독일 사회를 위해 조금 더 사회 정의를 추구했지만 파시스트 독일 자본가 계급에 동조하는 이러한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독일 자본가 계급은 자신들의 이익만 증가한다면 누가 정부를 운영하든 상관하지 않으며, 이는 주류 정당들이 따라온 정책이다. 독일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은 독일의 사회 복지 제도를 파괴하고 신자유주의를 도입했으며, 독일 군인을 다시 외국 전쟁에 파견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불평등 심화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있다면 이를 강력하게 억압하는 정당이 선호될 것이므로 AfD의 미래는 있을 수 있다.

독일 자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제재로 인해 짜증이 날 수 있지만, 이미 우리가 보고 있듯이 독일 기업들이 대규모로 제재를 위반하더라도 주류 정당들이 이를 외면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들은 또한 EU를 정치적 지배의 중요한 요새로 여긴다. 실제로 민주주의와 국가 주권을 제한하고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유럽연합의 창설을 열렬히 지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독일이 가장 크고 강력한 회원국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AfD는 독일 파시즘의 두 번째 흐름인 포퓰리즘 파시즘을 대표한다. 현재 독일 유권자의 20%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아데나워 전 총리의 극우 지지 정책을 포기하고, 중도 유권자 확보에 집중한 결과다. 한때 기독민주당에 정치적 기반을 두었거나, 두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이 현재 AfD의 유권자다. 포퓰리즘 파시스트들이 종종 그렇듯, '소시민'을 보호하겠다는 AfD의 약속은 독일의 정치적 킹메이커인 기업 파시스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기 때문에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가장 잔인한 조직이었던 나치 친위대의 모든 구성원이 자동으로 범죄자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프랑스 극우당 대표 마린 르 펜(Marine Le Pen)조차 당과의 협력을 끊기로 결정하면서 독일 파시스트들이 얼마나 급진적인지는 분명해졌다. 이는 85년 동안 소수의 나치 친위대원만 기소했던 독일 정부도 공감하는 의견이다.

출처 : Unsplash, Christian Lue

현재 기독교민주연합의 지도자인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는 극우 정치 지형으로 점점 더 나아가고 있으며, AfD 유권자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거의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 엘리트와 주류 언론은 이 집단에 대한 영향력을 모두 잃었다. AfD를 둘러싼 모든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회복된 것은 사회민주주의 정책을 기반으로 광범위한 독일인에게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새로운 정당(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 BSW)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이자 가장 최근의 파시즘 흐름인 자유주의적 극단주의 또는 자유주의적 권위주의는 대도시 중산층의 포퓰리즘 운동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현재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파시스트 운동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주장하지만 민족주의, 인종주의, 권위주의, 군사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다. 주로 기존 정치 엘리트와 언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자유주의 프로젝트가 실패하면서 전체주의적 광신주의로 돌아서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혐오증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독일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량 학살을 지지하면서 이슬람 혐오를 동원하는 데 똑같이 성공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독일 정치 엘리트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보수적인 독일 정치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과 녹색당의 "도살자" 베어보크 (Annalena Baerbock) 독일 외무장관이 전범 네타냐후(Netanyahu)와 사진 촬영을 위해 이스라엘로 달려간 최초의 저명한 유럽 정치인으로, 유럽연합과 독일이 이스라엘 학살에 동참한다고 선언하면서 가시화되었다. "도살자" 베어보크의 선언처럼 이제 우리는 모두 이스라엘인이다. 독일은 현재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유대인 학살의 유죄를 부인하며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세계 유일의 국가다. 그러나 여기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수 있다. 명백한 전쟁광이자 대서양주의자인 두 여성은 아마도 미국, 이스라엘, 독일로 구성된 축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을 것이다. 독일은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또 다른 주요 공급국이다. 사실, 미국은 독일의 부와 무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독일에서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이 노르트스트림(Nord Stream,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수송관)을 폭파했을 때 입증되었다. 게다가 독일은 초강대국이 아니며 군사적으로도 자국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

독일 내 자유주의 파시스트들은 민주주의를 처분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베어보크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우리를 필요로 하는 한 여러분 편에 서겠다'고 약속한다면 이 약속을 지키겠다. 독일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고 선언하면서 이 점을 분명히 했다. 그들의 광신에는 한계가 없다. 독일에서 민주주의는 사라졌다. 심지어 독일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리 학살을 규탄하는 사람들에 대한 유대인 박해가 다시 한 번 유행하고 있다. 자유주의 광신주의라는 미명하에 모든 반대파에 대한 탄압은 자국 내 파시즘의 후퇴를 비판하는 독일인들에게도 가해지고 있다. 관용과 다른 의견 수용이라는 자유주의 원칙은 사라진 지 오래다. 독일에서는 국내의 주적인 AfD에 대한 금지 위협을 비롯해 민주적 권리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자유주의 파시스트의 문제는 그들이 매우 영리하지도, 정직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으면서도 극도로 오만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선과 악의 싸움으로 축소시켰다. 독일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을 지원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끌려가기도 했다. 많은 독일인에게 국가는 표류하는 것처럼 보이고, 경제는 불황에 빠져 있으며, 인프라는 무너지고, 불평등은 증가하고, 긴축이 정설인 반면, 수십억 유로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독일 군대에 투입되고 있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그들은 러시아가 자신들과 달리 인도주의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아마겟돈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 정치인들은 지정학적, 지적 능력에서 한 수 위다. 이는 유럽 나토 회원국의 정치계급 전체에 적용된다. 최근 에스토니아의 칼라스(Kaja Kallas) 총리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승리에 대비한 플랜 B는 없다"고 선언한 것이 이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한편 독일의 권위주의적 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패전국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의 무력감이 가시화되고 있다. 5월 26일 베를린에서 열린 시민과의 공개 방송 대담에서 독일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하여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지지한 것에 대해 시위대가 야유를 퍼붓자 "도살자" 베어보크는 완전히 놀란 듯 보였고, 청중 중 아무도 비판자를 공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놀랐을 것이다. 베어보크는 요즘 독일 자유주의 파시스트들이 하는 것처럼 도덕적 고지를 점령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이 성공하지 못하자 그녀는 10월 7일 이스라엘 여성이 강간당하는 모습을 촬영한 하마스의 동영상을 보았다면서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페이소스를 구사했다. The Electronic Intifada(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전문 인터넷 언론사)가 밝혔듯이, 베어보크 외에 이 동영상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이를 철저히 조사한 유엔이나 이스라엘 군대도 그런 동영상을 본 적이 없다. 이는 10월 7일 하마스 전사들이 참수한 아기 사진을 봤다는 조 바이든의 조작된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거의 85년이 지났지만 파시즘은 독일 엘리트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독일이 마침내 인본주의적 자유민주주의라는 사기에서 벗어나면서 독일 엘리트들이 다시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녹색당부터 AfD까지, 독일은 마침내 자유로워졌다.

[출처] From the Greens to the AfD, Germany will be free

[번역] 참세상 번역팀 

덧붙이는 말

매튜 D. 로즈(Mathew D. Rose)는 독일의 조직화된 정치 범죄를 추적하는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브레이브 뉴 유럽(BRAVE NEW EUROPE)의 편집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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