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주 노동조합, 녹색 에너지 전환을 이끌다


출처: Unsplash+ & Alexander Mils

새의 눈으로 바라보면, 마치 매사추세츠의 낸터킷 해안가에 토템 기둥을 둘러싸고 선원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서 말하는 토템 기둥은 높이 850피트에 달하는 빈야드 풍력 터빈으로, 그 중 한 날개가 부러져 7월에 바다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집회는 이 손상된 풍력 터빈을 시위 장소로 선택했으며, 해상 풍력(OSW, offshore wind) 산업의 몰락을 기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참석자들로는 메인,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뉴저지에서 온 바닷가재, 참치, 오징어, 가리비 어부들과 25척의 어선들이 있었다. 이러한 시위는 메인주에서 가장 격렬했는데, 메인주에서 바닷가재 산업은 주 경제와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메인주는 강력한 해상 풍력 정책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데  빠른 진전을 이루었다. 2023년 7월, 메인주는 최대 3기가와트의 해상 풍력 에너지 조달을 승인하는 '옴니버스 OSW 조달 및 항만 법안(LD 1895)'을 통과시켰다. 이는 매사추세츠주의 유사한 조달 보증과 함께 연방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이 메인만에서 총 100만 에이커가 넘는 8건의 임대권을 포함하는 최대 규모의 OSW 임대 판매 절차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지역이 완전히 개발되면 약 13기가와트의 청정 OSW 에너지를 공급하게 되며, 이는 450만 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LD 1895는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최첨단 OSW 항만 시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며, 상업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중요한 랍스터 조업 지역을 보호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2년 전, 메인주의 강력한 랍스터 업계가 주의 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OSW에 반대했을 때만 해도 이러한 정책적 성공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반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주정부가 책임 있는 OSW 정책을 제정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이러한 성공에는 주 정치 지도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의 공로도 일부 있지만, 메인주의 노동조합들이 사회, 환경, 기후 관련 단체들을 결집시켜 협상된 정책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기후와 에너지 정책 모델은 더 널리 주목받을 가치가 있으며, 여러 주에서 다양한 노동-기후-환경 연합들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메인주의 노동조합들은 해상 풍력 정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까?

이러한 입법적 성공으로 이어진 연합 전략을 논의하기에 앞서, 메인주 노동조합들이 해상 풍력 정책 개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만하다. 이는 중요한 질문인데, 메인 주지사 재닛 밀스가 첫 임기 동안 기후 정책 입법을 우선시했고 두 번째 임기에서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스는 기후 행동의 주도자가 누구여야 하는지에 대해 특정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밀스는 “메인주가 재생 가능 에너지 투자자들과 혁신가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때다: 우리는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밀스가 기업 주도의 기후 행동에 얼마나 헌신적인지는 OSW 법안의 초기 버전을 거부했을 때 완전히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해당 법안에는 프로젝트 노동 협약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밀스는 그것이 프로젝트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상 풍력 개발업체들과 전반적인 비즈니스 커뮤니티는 밀스 주지사의 거부권을 지지하며, 노동조합이 지지한 법안을 “진지한 비용 효율적인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 시도라기보다는 사회 정책과 노동조합 법안”이라고 일축했다.

해상 풍력 개발업체들과 단결한 주지사에 직면한 메인주 노동조합들은 다각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전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인주의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더는 “주지사의 기후 모토는 ‘메인주는 기다리지 않는다’이지만, 이번 거부권으로 밀스 주지사는 메인주가 수천 개의 좋은 일자리, 청정 에너지, 새로운 산업 구축에 대해 '기다릴 것'이라고 아주 명확히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들은 민주당 네트워크 내에서, 주 및 연방 차원 모두에서 로비 활동을 벌였고, 민주당 주지사 협회(DGA)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청정 에너지 고문인 존 포데스타에게도 접촉했으며, 포데스타가 메인주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밀스 주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알려졌다.

주지사의 거부권에 맞서기 위한 공격적인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메인주의 "적녹" 연합은 주지사의 에너지 및 기후 팀과도 강도 높은 협상을 진행했으며, 상원의장을 포함한 여러 주 상원의원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친노동적인 해상 풍력 법안을 계속 개발해 나갔다. 정치 캠페인과 입법 협상을 결합한 이 이중 전략은 결실을 맺어, 밀스 주지사는 2023년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메인 방문 하루 전에 포괄적인 OSW 법안인 LD 1895를 법으로 서명했다. 이 법안은 해상 풍력 개발을 위한 지역사회 및 노동력 향상 협정(CWEA)과 노동 기준, 견습 요건 목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모든 노동자가 단체 협상된 임금을 지급받도록 요구한다. 메인주의  AFL-CIO는 LD 1895를 "역사적인 항만 및 해상 풍력 일자리와 기후 입법"이라고 불렀다.

밀스 주지사는 원치 않았지만, 노동조합, 환경, 그리고 우리가 보게 될 바닷가재 산업에 우호적인 해상 풍력 법안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밀스의 기업계 친구들은 이 법안을 무너뜨리길 원했을 것이다.

메인주의 연합은 어떻게 이 일을 해냈을까?

메인주의 AFL-CIO, 메인주 건설 및 건축 무역 노조 협의회, 전미서비스노동조합(SEIU) 메인주 1989, 국제 판금·항공·철도 및 운송 노동자 연합(SMART) Local 17을 포함한 12개의 공공 및 민간 부문 노동조합 연맹은 2021년 3월, 함께 손을 잡고 '메인 노동 기후 위원회(MLCC, Maine Labor Climate Council)'를 발족했다.

프랜시스 에인스의 유능한 지도 아래, MLCC는 회원 조합들의 이익을 충족시키는 광범위한 전략을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메인 보존 유권자들(Maine Conservation Voter), 메인 자연자원 위원회(NRCM, Natural Resource Council of Maine), 메인 기후 행동 지금(Maine Climate Action Now​​) 등 환경 및 기후 그룹의 넓은 연합을 통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 연합의 핵심 그룹은 각 단체들이 동의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환경, 기후 목표를 촉진하기 위해 입법 언어를 다듬으며 긴 시간을 보낸 믿을 수 있는 친구와 동료들로 진화했다.

특정 법안을 옹호하기 위해 급조된 일부 "명목상 연합체"과 달리, 메인주의 적녹 연합은 각 그룹의 지도자들의 정치 및 정책 활동에 기초하고 있다. 이 연합은 메인주 노동조합과 환경 그룹의 상호 보완적인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다. 메인주의 어떤 정치인도 두 집단 모두를 동시에 소외시킬 수는 없다. 

메인주의 15년에 걸친 해상 풍력 정책 논쟁은 메인주 바닷가재 어부들의 뿌리 깊은 반대로 인해 지체되어 왔다. 메인주 바닷가재 어부들의 이익을 무시한 OSW 법안을 정치인들이 통과시키도록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밀스 주지사와 그의 팀은 메인 바닷가재 어부 협회(MLA)에 접근했지만, 교착 상태를 돌파하지는 못했다. MLA는 “해양 환경, 상업 어부들, 우리의 어업 유산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주장하며 여전히 OSW에 반대하고 있다. MLA의 반대는 뉴잉글랜드 어부 보전 협회(NEFSA)의 영향 아래 지난 몇 년 동안 더 강해졌으며, NEFSA는 동부 해안을 따라 보수적인 반-OSW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이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MLCC는 미국의 유일한 바닷가재 어부 조합인 '랍스터 207(Lobster 207)'과 협력했다. 메인주의 바닷가재 어부들 중 조합에 가입한 비율은 적지만, 바닷가재 조합은 바닷가재 산업 내 작업 환경 개선을 주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업적 가공업자와 소매업자의 이익은 어부들의 이익과 항상 일치하지 않으며, 어부들은 독립 계약자로 인정받아 단체 협약을 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집단적 협상 권한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뉴잉글랜드 어업의 금융화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불평등이 악화되어, 바닷가재 조합은 메인주 바닷가재 어업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랍스터 207'은 국제 기계 및 항공우주 노동자 연합(IAM) 메인 지부 아래 조직되어 있으며, 회원들의 경제적 힘을 강화하고, 그들을 메인주의 노동 운동과 연결시켜왔다.

메인주 바닷가재 공동체의 정치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메인주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 중 누구도 바닷가재 어업 공동체의 일부라도 지지를 받지 못한 법안을 지지할 수 없었다. 바닷가재 조합, 노동조합, 환경운동가, 기후 활동가들이 함께 하면서 메인주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해상 풍력 법안을 지지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

해상 풍력이 해안 지역을 차지하고 메인주의 수익성 높은 바닷가재 산업과 그에 의존하는 수천 가구의 생계를 해칠 것이라는 바닷가재 조합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MLCC와 그 파트너들은 해상 풍력 법안이 주요 바닷가재 어업 지역 외부에서 OSW 개발을 장려하는 조항을 포함하도록 주장했다. 메인주 AFL-CIO는 바닷가재 어업 구역에서 OSW 개발을 제외하는 내용을 법안에 포함하는 것을 조건으로 법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메인 오듀본(Maine Audubon)과 같은 환경 단체들도 "노동, 평등, 환경에 대한 높은 기준... 야생동물, 어업, 해양 환경에 대한 영향을 피하고 최소화하려는 계획"을 상호 보완적으로 포함한 점을 언급했다. 메인 바닷가재 조합의 정치 국장인 지니 올슨은 "건설업 조합, 메인 노동 기후 위원회, 메인주  AFL-CIO, 그리고 조직된 노동의 모든 친구들이 보여준 연대"를 기리며 이러한 협상의 가치를 증언했다.

메인주와 노동-환경 연합 

메인주의 이야기는 노동, 환경, 그리고 기후 그룹 간의 강력한 연합을 구축하기 위한 광범위한 운동에 교훈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연합은 환경 및 기후 그룹이 주도하지만, 메인주의 연합은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했다. 주요 구성원들 각각은 친기업적 기후 지도자들의 권력을 견제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사회적, 정치적 힘의 중요한 측면에 기여하고 있다.

MLCC와 노동 지도자들은 노동의 이익만을 위해 협상한 것이 아니라 공동의 입법적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집단적인 정치력을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메인주의 사례는 기후 및 에너지 전환 입법을 희석하거나 지연시키는 대신, 광범위한 노동-환경-기후 연합이 다양한 종류의 뿌리 깊은 반대에 맞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합 파트너들이 수년 동안 쌓아온 신뢰는 일부 환경 단체의 완강한 반대에 직면한 항만 시설 건설에 지역 사회를 참여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입법 과정 내내 OSW를 지지해 온 메인 시에라 클럽(​​Maine Sierra Club)은 일부 지역 환경 보호 단체와 함께 시어스 섬에 항만 터미널을 건설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개발이 “수 에이커에 달하는 해초 군락지, 중요한 어류 서식지, 어류 산란장, 해안 습지 및 조개 서식지를 파괴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메인주의 적녹 연합은 또한 주가 메인주의 부족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부족의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도록 집단적인 힘을 사용했다. 1980년에 미국 의회와 메인주가 제정한 메인 인디언 청구 합의법(Maine Indian Claims Settlement Act)은 메인주가 와바나키 국가들에게 미국 내 다른 연방 인정 부족과 같은 권리, 권한, 특권, 면책을 부여하지 않도록 해왔다. 메인주 연합은 와바나키 연합을 지지하며 메인 부족의 주권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함께해 왔으며, 이 의제는 지난 1년간 고무적인 방향으로 진전되었다.

메인주의 사례는 직장 내 교섭을 넘어 집단적 힘을 키우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공동선을 위한 교섭(bargaining for the common good)' 접근법을 지지하는 논거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기후 운동가들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민주주의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적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의미 있는 연합을 구축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Maine Unions Lead on the Green Energy Transition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프라카시 카슈완(Prakash Kashwan)은 브렌다이스 대학의 환경학 부교수이다. 그가 공동 저술한 탈식민 환경주의에 관한 책이 올해 말 블룸즈버리(Bloomsbury)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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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업장을 덮친 마녀사냥

    마녀사냥 열풍 속에서 숙청된 사람들 중 단일 최대 집단은 전투적 파업으로 명성이 높았던 항만 노동자 3천여 명이었다. 공공기관 중 최다 집단은 강력한 노조를 건설한 전투적 흑인 집배원 노동자들이었다. 할리우드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최초로 공격당한 사람들은, 당시 단일 노조로서는 영향력이 가장 컸던 영화배우조합에 속한 활동가들이었다.월트 디즈니처럼 공산당이 조직한 애니메이터 파업 때문에 공산주의를 증오하던 대자본가나, FBI의 밀정이었고 나중에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되는 로널드 레이건 같은 영화배우조합 우파 지도자들이 할리우드 마녀사냥의 선봉에 섰다. 노조 상층 관료들은 마녀사냥에 적극 동조했다. 그들은 현장조합원들의 전투성을 통제하고 민주당과의 동맹을 공고히 하려 했다. 따라서 전투적 투쟁을 부담스러워했고 이를 주도하는 기층 투사들을 껄끄러워했다.

    노조 관료들은 기층의 좌파적 투사들과 공산당원들을 FBI에 밀고했고, 반공주의자들을 결집시켜 노조 내 통제력을 강화했다. 지배자들은 이런 ‘전향’을 환영하며 널리 선전했다. 노조 관료들이 ‘과격파’를 무장해제하는 대가로, 정부와 사장들은 75~1백 퍼센트 임금 인상, 의료보험, 연금, 휴가 같은 ‘실리’를 제공했다.
    이는 당시 미국 경제가 역사상 최대 호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980년대에 미국 경제가 불황으로 접어들자 이런 ‘실리’는 눈 녹듯 사라졌다.

    좌파적 노조연맹 CIO는 우경화하다가 1955년에 우파 노조연맹 미국노동총동맹(AFL)에 통합됐고, 통합 노조는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단체가 됐다. 엄청난 보수성, 관료적 태도, 실리주의는 노동조합의 대명사가 됐다. 이듬해 소련의 수장이 된 흐루쇼프가 스탈린의 만행과 소련 체제의 참상을 폭로하자, 이 모든 탄압에도 끝까지 지조를 지키던 극소수의 투사들마저도 무너져 내렸다.이런 침체는 1960년대에 흑인 공민권 운동이 성장해 미국을 뒤흔들 때까지 계속됐다.그런데도 국내 녹색당이 노조와 연정을 외친다. 이는 왼쪽 깜박이를켜고 질주하는 가속패달로 달리는 적녹보라가 갖고 있는 부르주아계급정당을 표방하는 것이다. 녹색당은 자본의 논리에 맞서는 급진환경운동으로 부족하고 대기업 탄소세를 즐기차게 주장해도 부족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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