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가 문명인가

[역자 주] 아래의 글은 유튜브 채널 Tracce Di Classe에서 루카 플라시디(Luca Placidi)가 진행한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의 인터뷰 내용이다. 인터뷰에서 마이클 허드슨은 미국과 NATO 서방에 맞선 글로벌 사우스의 도전,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전쟁 등을 분석하며, 오늘날 주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신자유주의적 세계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 맞선 대안은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출처: Unsplash, Austrian National Library

루카 플라시디: 여러분, 환영한다. 오늘 마이클 허드슨 교수님을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이다. 아직 그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소개하자면, 마이클은 미주리-캔자스시티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바드 칼리지의 리바이 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기술의 도움으로 출판된 몇 가지 저서를 언급하자면, 먼저 '미국 제국의 경제 전략, 초제국주의(Superimperialism, the Economic Strategy of the American Empire)'를 떠올려보고 싶다. 이 책의 3판이 2021년에 나왔다. 그리고 2018년에 출간된 '... 그리고 그들의 빚을 용서하라(… And Forgive Them Their Debts)'가 있다. 가장 최근 저서는 2023년에 출간된 '고대의 붕괴(The Collapse of Antiquity)'다. 

마이클은 전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이자 정치 컨설턴트이기도 하며, 벤 노튼의 유튜브 채널인 '지정학적 경제 보고서(Geopolitical Economy Report)'에서 라디카 데사이와 함께 '지정학적 경제 시간(Geopolitical Economy Hour)'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함께해주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마이클 허드슨: 초대해 줘서 고맙다. 이탈리아 청중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

루카 플라시디: 정말 좋다. 감사하다.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나토 정상회의의 최종 선언을 통해 우리가 다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이른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가 서방 세계와 대립하는 다극 전쟁에 접어들었다는 데 동의하는가?

마이클 허드슨: 글쎄, 단순한 지리적 분열 이상의 문제다. 우리는 문명의 분열을 겪고 있으며, 이는 훨씬 더 깊은 문제다. 중요한 것은 세계는 어떤 종류의 경제를 갖게 될 것인가이다.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는 금융화된 신자유주의 탈산업 경제가 될까? 아니면 교과서에서 말하는 경제, 즉 농산물과 공산품을 생산하여 스스로를 먹여 살리고 모두를 번영하게 하는 경제가 될까? 나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표현을 빌려 '야만이냐 사회주의냐'라는 표현을 쓸 뻔했다. 서구에는 더 이상 무역과 생산에 대한 실질적인 경제적 통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군사력, 테러리스트의 폭력, 부정부패로만 통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NATO 서방은 지난 70년 동안 글로벌 사우스와 많은 아시아 국가들을 달러화된 부채로 채워 재정적 통제를 하고 있다. 이 달러화된 부채는 이들 국가를 금융적 신식민주의, 즉 국제 부채 노동 상태에 가둔다. 그 외에도 미국과 유럽이 그들의 단극 지배를 유지하고 다른 국가들이 독자적인 길을 가고 그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궁극적인 힘은 그들을 폭격하고 테러를 동원하는 것이다.

NATO 서방은 산업을 중국과 다른 아시아 경제로 아웃소싱하면서 기본적인 산업 및 농업 통제를 잃었다.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에 대한 제재는 이들로 하여금 서방에 의존하지 않고 자급자족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들 국가는 이제 노동력, 산업, 농업을 활용하여 자신들을 번영하게 하고 경제 통제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경제를 통제하여 임금과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민영화 정책을 따르고, 세계은행의 조언과 IMF의 지침에 따라 토지와 원자재를 매각하며, 공공 인프라, 통신, 전기 시스템, 수자원 권리를 외국인에게 매각하고 정부 규제와 사회 지원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방식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서방의 요구는 정부의 '개입' 없이 민간 부문이 모든 것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공공 인프라가 기본적인 필요를 비독점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혼합 경제 없이 어떤 경제도 성장하고 번영할 수는 없다.

정부가 민간 부문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연적 영역이 많다. 정부는 기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서비스는 독점되어 소유주에게 약탈적 독점 임대료를 부과하는 착취적인 가격을 요구할 것이다. 만약 정부가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일과 같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미국에서는 대학 교육 비용이 연간 평균 4만 달러에서 5만 달러에 달한다. 공공 의료가 없다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매우 비싼 민영화된 의료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의료비가 GDP의 18%를 흡수하며, 이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이런 종류의 독과점 구조는 전체 경제가 혼합된 공공/민간 경제와 경쟁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기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점은, 돈을 공공재로 유지하지 않고 중국이 한 것과는 다르게 은행이 돈과 신용을 민영화하게 허용하면, 은행이 경제의 신용을 어디에 배분할지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경제의 중심 계획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이 선호하는 것은 산업 투자와 성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를 이용해 부동산, 주식, 채권 가격을 부풀리고 기업을 인수한 뒤 그 자리에 부채에 찌든 껍데기만 남기고 떠나는 것이다. 영국의 템스 워터, 미국의 시어스 로벅과 같은 사례처럼 말이다. 1980년대 대처주의와 레이거노믹스가 시행된 이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 다수인 서방과 나머지 세계 사이의 분열은 실제로 전 세계 대부분의 경제가 어떤 종류의 경제를 가질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일극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1917년 이후 소련과 싸웠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오늘날 전 세계 다수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미국은 경쟁적인 종류의 경제 시스템이 발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회원국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경제를 설계하는 방법을 결정하려는 글로벌 다수가 분열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분열이며, 문명적 단절이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달러화 표시 외채를 모두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이러한 부채는 해외 채권자에게 지불할 달러를 얻기 위해 긴축을 강요하고 공공 영역의 자산을 민영화하고 매각하라는 파괴적인 국제통화기금의 권고에 따라야 했던 유산이 아닐까? 따라서 서구 모델은 기본적으로 금융 식민주의의 한 형태다. 서구의 반정부 철학은 서구의 경제는 물론 채무국들의 경제를 황폐화시켰다.

따라서 나머지 세계는 미국, 대처/블레어 이후의 영국 또는 2022년 대러시아 제재 이후 독일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문명의 운명: 금융 자본주의, 산업 자본주의 또는 사회주의(The Destiny of Civilization: Finance Capitalism, Industrial Capitalism or Socialism, 2022)'에서도 논의한 바 있다. 오늘날의 문명적 단절은 러시아와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70년 전인 1955년 비동맹 국가들의 반둥회의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단절을 추적할 수 있다.

1955년 제3세계 또는 비동맹 국가라고 불렸던 국가들은 미국 외교관들과 지정학적 전략가들이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달러 기준 등을 통해 제도화한 세계 경제의 규칙 때문에 자신들이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 국제 무역 및 통화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착취적이었으며, 무엇보다도 미국의 잠재적 경쟁국인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 그리고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적절히 이용하고자 했던 이들 국가의 과거 식민지 시스템에 대항하는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질서는 새로운 종류의 제국주의였다. 이는 기본적으로 군사적 점령에 의해 강제된 유럽식 식민지 제국주의가 아닌 금융 제국주의다. 신자유주의적 국제 착취 방식에는 금융 통제가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쿠바, 인도네시아 등 비동맹 피해국들이 1954년이나 그 이후에도 독립할 수 없었던 이유는 "혼자서" 독립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국가가 혼자서 해결하려 했다면 지난 몇 년 동안 베네수엘라의 모습이나 혁명 이후 쿠바의 모습처럼 되었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제재를 가했다면 이 체제에 저항하는 국가들은 경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서방에 항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식 '자유 시장' 제국주의 하에서는 제재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러한 착취에 저항하는 국가를 낙오자로 취급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미국의 위협은 자국 경제, 특히 공기업을 보호하려는 국가들에게 그들이 독립적 노선을 시도하면 서방이 그들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경제는 지역적 수준에서도 독립적으로 생존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이들은 미국과 그 산하의 IMF 및 세계은행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1990년대 이후 사회주의 중국이, 1990년대 후반부터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신자유주의 이후 러시아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오늘날 유라시아 국가들은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밖에서 혼자서도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자급자족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들은 더 이상 경제적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는 NATO 서방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사실, NATO 서방이 중국, 러시아, 나머지 유라시아 국가들,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에 의존하게 되었다. 글로벌 사우스의 국민들이 자국의 기득권 과두정치에 저항하고 그들의 금융 사슬과 미국의 자기 이익에 기반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벗어던질 수 있다면, 이러한 의존 관계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국 외교 자체가 이들의 탈주를 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글로벌 사우스, 인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가 자신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독립에 앞장설 것이라고 예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가 무역 및 금융 제재를 가함으로써 이들 국가가 홀로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2022년부터 미국이 독일과 유럽을 러시아 및 중국과의 무역 및 투자 관계에서 분리시키기 위해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은 유럽 및 다른 영어권 종속 국가들을 동원하여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러한 제재는 해당 정책을 따르는 국가들의 경제를 황폐화시켰다.

독일의 탈산업화와 미국이 무기 공급국으로서 프랑스를 외면한 데 따른 반발(예: 오커스- AUKUS,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동맹- 에 대한 잠수함 판매 및 아프리카의 이전 프랑스 영토에서 프랑스를 대체하려는 시도)로 인해 다른 국가들이 멀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및 중국과의 번영하는 무역 및 투자를 석유 및 기타 고가의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의존으로 대체하면서 글로벌 다수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놀라운 것은 글로벌 제국 미국의 외교가 얼마나 자기 파괴적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유럽, 호주, 일본, 한국에 대해 반러시아 및 반중 제재에 동참하도록 강요함으로써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미국 외교는 미국의 적으로 지정된 이들 국가들이 서방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상호 자립으로 대체하도록 만들었다. 

이들은 더 이상 미국이나 유럽에 수입을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는 미국 전략가들에게 분명 예측 가능한 것이었어야 했다. 식량 수입이 차단되면 그 나라는 어떻게 할까? 자체적으로 식량을 재배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유럽의 대러시아 식량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는 발트해 연안국과 다른 공급업체로부터 수입하는 대신 버터, 곡물 및 기타 식량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되었다.

미국 관료들이 동맹국들에게 중국으로의 컴퓨터 칩 수출 중단을 요구하자 중국은 자체적으로 국내 공급을 개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다른 국가들은 미국이나 유럽에 식량을 의존할 수 없다. 다시 단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급자족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산업이나 기술에 있어 NATO 서방에 의존할 수 없다. 서방이 공급망을 차단하여 친 NATO 정책을 강요하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이제 유라시아와 글로벌 사우스에서 고립된 채 미국에 의존하게 되었다. 

오늘날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균열은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자립하고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국가에게 한번 시장을 잃게 되면 그 시장은 회복할 수 없다.

미국과 나토 유럽이 제재 대상 국가에 대한 식량 및 공산품 수출을 중단하면 해당 국가는 이러한 제품을 직접 생산할 것이다. 따라서 한 국가를 제재하면 그 국가가 자체 생산을 육성할 수 있도록 관세 보호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바로 19세기 후반 미국이 산업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유치산업'의 논거이다.

이 논리는 미국 전략가들에 의해 명확히 설명되었다. (나는 이 전략을 '미국의 보호적 도약: 1815-1914: 간과된 미국 정치경제학파'(2010)에서 요약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의 신자유주의 수사는 이 역사를 지우려고 하여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경제적 성공을 모방하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치우려' 했다. 19세기 이후 독일, 프랑스 및 다른 나라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동일한 정부의 산업 후원 방식을 다른 나라들이 이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이제 "자유무역 제국주의"로부터 경제를 해방시켜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이들은 농지를 북쪽으로 플랜테이션 작물을 수출하는 데 사용하는 대신, 자국의 곡물, 쌀 및 기타 식량 작물을 재배하여 자급자족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이상 미국과 유럽의 농산물 수출에 의존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무역 제재를 통해 다른 나라를 괴롭히는 미국의 정책은 말하자면 스스로의 경제적 목을 자른 셈이다. 이전 세대의 미국 외교가 전 세계에 강요하려 했던 자유무역 제국주의와 달러 의존성을 해체하는 것을 보는 것은 거의 웃음거리다. 

올해 러시아의 주도로, 그리고 내년에는 중국의 주도로 열리는 BRICS+ 국가들의 회의는 모두 서방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에 관한 것이다. 이는 미국 외교가 이들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몰아간 결과다.

루카 플라시디: 말씀대로, 이제 대안이 있기 때문에 TINA 패러다임(There Is No Alternative, 대안은 없다)은 파괴된 것 같다. 유럽 정치 계급은 미국의 의제에 절망적으로 복종하고 있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경제를 파괴했기 때문에 적어도 유럽에 있는 우리에게는 정말 불안한 일이다.

말씀하신 것처럼 제재의 영향으로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의 산업 생산이 어떻게 타격을 입었는지 생각해 보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유럽이 방향을 바꾸고 이 갈등에서 벗어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마이클 허드슨: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대유럽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큰 패자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및 나머지 유럽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임박한 위험의 신호를 인식하고 나토와 함께 북미가 전 세계를 상대로 싸울 것이라면 아시아로 눈을 돌려 미국에 의해 패배하는 대신 수익성 있는 시장이자 채무자인 유럽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결정했다.

본질적으로 미국의 전략가들은 미국이 더 이상 실질적인 산업 흑자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의 신자유주의 무역 정책은 자국 산업을 아시아로 아웃소싱했다.

글로벌 다수가 독립하면 미국이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새로운 시장은 유럽이다. 이것이 미국이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폭파하고, 유럽이 저가의 러시아 가스, 석유, 원자재를 구매하지 않음으로써 자발적으로 경제적 자멸을 선택하도록 설득한 이유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이 아시아 이웃 국가들과 결속하도록 만들었지만, 그 피해자는 유럽이었다.

독일 산업은 저렴한 에너지를 찾아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이동하고 있다. 주로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미국이 그 혜택을 보고 있다. 독일의 산업 회사라면 경제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난 100년간의 노동 생산성을 살펴보면 노동자 1인당 에너지 사용량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에너지가 진정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1945년 이후 미국 외교 정책의 핵심 목표는 석유를 시작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다른 나라를 통제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영국, 네덜란드와 함께 세계 석유 무역을 통제하여 전력을 차단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려는 국가들의 전기를 끄고, 불을 끌 수 있도록 했다.

석유와 함께 미국이 사용한 두 번째 전술은 곡물과 식량을 통제하는 것이다. 독립적인 국가들이 굶주리게 내버려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제재는 주로 유럽을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은 1958년 유럽 경제 공동체(EEC)가 창설된 이래 줄곧 그에 맞서 싸워왔다. 미국은 처음부터 공동농업정책(CAP)에 반대하여 싸웠다. 그러나 EEC의 가장 중요한 통합의 목표는 자국 농민을 보호하고 미국이 자국 농업을 위해 했던 일을 유럽 농업을 위해 하는 것이었다.

농산물 가격 지지를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본 투자가 가능해졌다. 유럽은 농업을 합리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 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 유럽은 미국 식량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대체했을 뿐만 아니라 주요 농산물 수출국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확대된 유럽 연합은 비료 제조를 위한 러시아 가스 수입뿐만 아니라 제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폴란드와 다른 나라에 값싼 곡물을 덤핑하도록 방치하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농민들은 미국 투자자들이 이 땅을 사들이려 하자 이에 항의하는 폭동을 일으켰다. 이는 유럽의 농업 독립을 후퇴시키고 다시 미국이나 미국 투자자들이 지배하는 국가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제3차 냉전의 효과는 유럽을 다시 미국의 궤도로 몰아넣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러한 신자유주의 지정학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 서구의 교과서는 약탈적 독점과 금융 지대 추구를 규제하지 않고 자립과 생활 수준을 보호할 정부가 없는 신자유주의가 경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학생들에게 세뇌시킨다. 금융 부문이 "신탁의 어머니"로서 독점을 조직하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사실상 금융 자본주의인 독점 자본주의로 진화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은 대안이 없다고 말했지만, 분명히 대안은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대안을 따르지 않는다면 결국 독일처럼 될 것이다.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제재로 인해 유럽에 일어난 일은 다른 나라들이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지 보여주는 교훈이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은 글로벌 사우스에서 오래 전에 무너진 것처럼 서구에서도 무너졌다. 신자유주의의 핵심 목표는 공공 부문을 민영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세기 동안 유럽 자본주의의 도약은 산업 자본가들에 의해 자금을 조달하여 생산 비용을 낮추고, 다른 나라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유형 자본 형성을 보조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경제는 어떻게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을까? 우선, 기업이 노동자가 자신의 의료비와 보험, 교육비, 부채를 활용한 주택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면 생활 임금 지급에 따른 높은 대가는 산업 이윤을 잠식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럽 국가에서는 미국과 같이 고용주가 이러한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도록 정부가 저렴한 기본 필요 사항을 제공하도록 했다.

산업 자본주의의 기본 전략은 정부가 교육, 공공 건강, 기본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것들은 사적인 손에 의해 독점되었을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를 교육하고 훈련시키며 자본 투자를 보호하고 보조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정부는 물과 전기를 보조된 요금으로 제공하여 노동자들이 높은 비용의 에너지, 교통, 기타 기본적인 필요를 사는 데 임금을 쓰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유럽과 미국의 산업가들은 노동의 손익분기점 비용을 낮춰 다른 나라에 저가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신자유주의는 이 명백해 보이는 경제 전략을 종식시켰다.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은 영국과 미국의 금융 부문이 공공 시설을 민영화함으로써 노동에 대항하는 계급 전쟁을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대신, 독점 임대료를 챙기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는 금융 관리자들에게 임대료를 받을 권리를 팔아넘겼다. 설상가상으로 템스워터와 다른 민영화된 기업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사 주식을 사들여 가격을 올려 자본 이득을 챙겼다.

이러한 임대료가 이제 유럽 임금 노동자의 예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용주들은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하게 된다. 현재 민영화되고 금융화된 전화 서비스 및 기타 기본 인프라 유틸리티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보조금을 받던 전화 서비스와 통신을 민영화하면 노동자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그 결과 임금 압박은 물론 지대추구형 경제에서 높은 생활비와 사업 운영 비용으로 인해 수익 압박도 발생한다.

따라서 1980년 이후 유럽의 전체 모델, 사실 산업 자본주의의 전체 모델이 뒤바뀌었다. 산업 자본주의가 생산 비용을 절감하여 마르크스가 말한 허위 비용, 즉 생산의 허위 가격을 최소화하는 대신 민영화된 인프라 독점에 의해 부과되는 가격은 훨씬 더 높아졌다. 유럽 전역의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은 압박을 받았고, 한편으로는 보조금을 받던 공공 서비스에서 민영화된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임금을 인상해야 했다. 신자유주의 모델을 따르는 것은 미국 경제를 탈산업화시킨 것처럼 유럽을 경쟁력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

중국이 얻은 교훈은 거의 모든 경제 관찰자들이 어떤 종류의 사회주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던 19세기 산업 윤리를 회복하기 위해 사회주의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의 생활 수준은 급격히 상승했지만, 임금은 신자유주의 경제보다 낮은데, 이는 앞서 설명한 대로 사회주의가 저렴한 교통, 공공 의료 등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사회주의 중국은 자체적으로 화폐를 발행하고 신용 시스템을 통제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은행이 금융 약탈자들에게 돈을 빌려주어 기업을 인수한 후 부채를 떠안기고 주가를 끌어올려 영국의 템스워터처럼 파산한 껍데기로 만드는 대신, 정부는 경제에 직접 돈을 지출한다.

물론 주택과 부동산에 과잉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속철도 현대화, 통신 시스템 현대화, 도시 현대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폐 결제에 사용되는 전자 인터넷 시스템에도 투자했다. 중국은 서방에 대한 부채 의존에서 벗어났고, 그 과정에서 서방도 중국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은 장기 계획 하에 정부 투자와 규제 덕분에 가능했다. 서방의 금융 모델은 단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신용과 자원을 최대한 빨리 할당하려고 한다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 투자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미국의 정보 기술 기업들이 중국의 경쟁사들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금융화된 '시장 세력'은 이들 기업이 소득을 주식 환매와 배당금 지급에 사용하도록 강요한다. 이는 미국의 기술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보 및 인터넷 기술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은 수익을 다시 더 많은 연구 개발에 재투자한다. 이러한 혁신은 서방에서 동방으로 이동했으며, 이는 19세기 고전 정치 경제학자들이 개발한 산업 자본주의의 논리를 다시 발견한 것이다.

확실히, 중국과 다른 BRICS+ 국가들은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은 서방 모델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문제는 신자유주의화, 민영화, 금융화된 경제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서구에서 고전 경제학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담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및 동시대 학자들의 가치, 가격 및 지대 이론은 마르크스와 함께 정점에 이르렀다. 그 결과 산업 자본주의의 경제 개혁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마르크스주의자들뿐이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더 이상 경제 사상의 역사, 즉 경제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마치 1980년대부터 이어져 온 반정부의 민영화된 '자유 시장'이라는 단 하나의 경제만 존재하는 것처럼 가르친다.

학생들은 경제를 운영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즉 자유 기업 신자유주의 방식밖에 없다고 배운다. 따라서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들이 학생들을 미국이나 영국으로 유학 보낼 때, 그들은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임금과 생활 수준을 높임으로써 산업 자본주의가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대해 배우지 않는다. 대신 고용주의 단기적 관점에서 계급 전쟁의 경제학만 배우게 된다.

신자유주의 무역 이론은 오늘날의 쓰레기 경제학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마치 노벨상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 결과 "안정화 계획"으로 가장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긴축 계획이 탄생했다. 아르헨티나나 칠레와 같은 국가가 외채를 떠안게 되면, 마치 빈곤한 노동이 해외 채권자들에게 충분한 수출 수입을 올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처럼 반노동 정책을 시행하고, 노동조합을 해산하고, 임금 수준을 낮추고, 노동자(소비자)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여 외채를 갚을 돈을 마련하도록 지시받는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이와 같은 정책이 파괴적인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면, 이는 명백한 실수다. 매우 성공적인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사우스가 부채에서 벗어나고 식량과 기타 기본 필요를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것을 막는 데 성공했다. 자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대신 서방 나토 중심 모델의 대리인이 되고자 하는 국내 기득권 과두정치 세력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오늘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글로벌 다수가 금융 자본주의 모델을 대체하려는 지정학적 탈주를 시도하는 것은 이러한 운명을 피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원래의 산업 자본주의 도약 논리를 따라 사회주의로 진화하려고 하고 있다. 19세기 후반의 고전 정치 경제학의 흐름을 되돌아보면, 마르크스뿐만 아니라 정치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정당들이 어느 형태로든 사회주의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사회주의가 될 것인가? 기독교 사회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와 기타 여러 종류의 사회주의가 있었다. 이러한 고전 문헌과 정치적 논쟁은 풍부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끝이 났다. 이는 서구 문명에 있어 참담한 전환점이었다.

지주 계층들, 지주들, 독점기업들, 은행가들은 유럽과 미국의 가장 선진 산업 경제에서 일어나고 있던 산업 개혁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부유한 엘리트들은 이러한 개혁에 대한 지지가 유럽에서 소비에트 러시아를 탄생시킨 것과 같은 혁명으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했다. 서방은 독일에서 사회주의로 갈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두려움을 느꼈다.

기득권의 지주 이익집단들, 특히 가장 부유한 계층은 이로 인해 인구의 5%에 불과한 1%의 부유한 금융 과두 지배층의 능력이 종식될까 봐 두려워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이들은 나머지 경제 주체들에게 빚을 강요하며 금융 부를 축적해 왔다. 그 결과 미국과 유럽의 서방 인구는 대안이 없다고 믿게 되면서 사회적 불안이 커졌다.

대안의 부재는 1%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었다. 미국 경제는 양극화되었고 유럽 경제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부는 최고층, 즉 경제 계획과 공공 정책을 통제하는 금융 계층으로 빨려 올라갔다. 이들은 민영화된 사익이 노동자의 생활 수준과 자립성을 높이는 대안보다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의 금융 엘리트들은 국제적인 계급이다. 부유한 이탈리아인뿐만 아니라 부유한 유럽인, 부유한 미국인이 자국의 산업 부문, 농업 및 상업 부문에서 돈을 빼돌리고 있다. 이 무국적 국제 계급은 전 세계 경제 전체를 부채로 몰아넣고, 정부를 부채에 빠뜨려 공공 부문의 자산을 압류하려는 움직임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IMF, 세계은행, 미국 법원의 지원을 받는 국제 채권자들(자국 밖에서 부를 유지하는 국내 과두 정치를 포함하여)은 채무국 정부에 공공 인프라를 매각하도록 강요한다. 기업 부채의 경우 채권자들은 기업을 압류하고 여러 부분으로 쪼개어 매각한다.

이러한 행동은 미국과 영국을 탈산업화시켰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는 점점 더 가난해지는 반면, 가장 부유한 1퍼센트는 점점 더 부유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은 글로벌 다수에 합류하지 않고, 문명을 위한 더 나은 대안이 있다는 것을 시연하는 그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

NATO 서방의 지배 엘리트들은 지나치게 그들의 힘을 과신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통제에 저항하는 나머지 세계를 적으로 취급함으로써, 이 외교는 다른 국가들이 함께 대안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그 대안은 브릭스 중앙은행에 국제통화기금의 대체 기관을 만들어 정부 간 국제 수지 관계를 다루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계은행에 대한 대안으로서 새로운 '경제 가속화 은행'이 포함되는데, 이 은행은 전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인프라, 농업 및 산업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자체 신용 시스템을 만들어 자국의 경제 개발에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이다. 또한 석유 회사와 광업 회사가 국가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고, 빠른 천연자원 임대를 노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화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국제사법재판소를 설립할 것을 요구한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다수는 유엔 자체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유엔, IMF, 세계은행과 같은 모든 기관들은 미국의 거부권에 종속되어 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는 기관에는 거부권을 행사하여 통제할 수 없으면 가입하지 않겠다는 외교 정책의 중심 원칙을 발표해왔다.

지난 며칠 동안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의회 창설을 제안했다. 국제 경제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설계할 대규모 국가 그룹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유엔이 좋은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은 실제로 그 적용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유엔에는 군대가 없기 때문에 미국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의 기본 국제법 위반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이 떠오르는 대안 BRICS 그룹은 확실히 유엔을 주변부로 밀어낼 것이나,  '실질적으로' 개혁된 유엔은 글로벌 다수 그룹과 그들만의 기관들로 구성되어,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단위로 활동할 것이다. 이는 전 세계 대부분의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경제학자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영역이다. 학계의 경제학은 정부 지출, 인플레이션, 화폐, 신용에 대한 단순한 개념으로 터널 시야를 갖게 되어버렸고, 경제적 임대료를 금융 재산의 기반으로 삼지 않고 최소화해야 할 재산의 토대라고 여기는 개념이 없다. 

서방의 '부의 창출'은 신용으로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것이었다. 중산층은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더 부유해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효과는 부모로부터 주택을 상속받지 않는 한 새로운 임금 노동자가 중산층에 합류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경제학은 더 이상 국가가 실제로 어떻게 부유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따라서 글로벌 다수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새로운 경제학이다.

루카 플라시디: 감사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보고 있는 매우 중요한 또 다른 주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팔레스타인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들은 '하마스에 맞선' 전쟁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전체 팔레스타인 인구를 몰아내거나 파괴하려 하고 있다.

마이클 허드슨: 미국에서 독일과 다른 유럽 국가에 이르기까지 정치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현재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초당적으로 일치된 의견이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말하는 것과 같은 말을 하고 있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끝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서안 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대량 학살에 충격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잔혹함, 병원 폭격, 전 세계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지 못하도록 하려는 기자 및 언론인 암살은, NATO 서방의 정체성에 맞서는 다른 정체성을 형성하는 국제사회의 도덕적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은 우크라이나와 나토가 러시아어권 영토를 공격할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폭탄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것은 단순히 이스라엘만이 아니다. 이것은 주로 미국의 공격이다.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에 대한 미국 공격의 논리적 연장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공통분모는 이스라엘이 근동 석유를 통제하기 위해 미국의 상륙 항공모함 역할을 한다는 미국의 시각이다. 미국이 중동과 석유 무역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다른 국가들의 석유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다른 국가들의 전력을 차단할 수 있는 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석유는 지난 세기 동안 미국 권력의 핵심이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가자지구에 미국 폭탄을 투하하는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미국 정보 스파이 네트워크가 폭격할 곳을 알려주는 군사적 이유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오랫동안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먼저 폭격해야 한다는 전략을 따랐다.

단순히 적의 인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대인 폭탄으로 그들을 불구로 만들어 평생 불구가 된 여성과 남성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지속적인 간접 비용을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들을 폭격하여 그들이 자라나서 보복을 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리가 날아가거나 팔을 잃은 불구가 된 아이들을 다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돌보게 하겠다는 생각은 문명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 반하는 비인간적인 발상이며, 다른 국가들의 탈주를 촉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 7월 25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은 자신의 레바논 공격 계획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고, 미국을 이란 공격에 끌어들이기 위해 미국 의회의 초청을 받았다. 그는 여러분과 내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가자지구에서 18만 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죽거나 다쳤고, 서안지구에서 정착민 살해와 팔레스타인인 및 그들의 재산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로자 룩셈부르크가 연상되는 말로 이렇게 설명했다: "이것은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야만과 문명의 충돌이며, 죽음을 미화하는 자들과 생명을 신성시하는 자들 사이의 충돌이다."

나는 바로 이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네타냐후와 그를 초청한 미국 의회의 네오콘 지지자들은 중동의 석유 생산국들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새로운 폭력과 함께 세계를 위협하는 군사적 도전을 예고했다. 

오늘날 이러한 전쟁 준비는 전 세계를 새로운 야만의 위협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 아시아와 글로벌 사우스를 포함한 나머지 세계는 서방과의 엄청난 지적, 도덕적 단절 없이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일종의 희망이 있었다. 양극화가 계속되는 대신 어떻게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처럼,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팔레스타인 합동 공격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이는 미국이 그들에게도 동일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마치 미국과 NATO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인들을 마지막 한 명까지 싸우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미국이 중동의 석유를 통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도구로 사용하면서 간편하게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살시키는 것을 지지하는 것은 매우 혐오스러운 일이다.

이스라엘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석유, 에미리트, 쿠웨이트를 점령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이는 미국이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광물과 토지를 점령하고 시카고학파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노동 지도자, 토지 개혁가, 경제학 교수를 암살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합동 전쟁은 다른 국가들이 비슷한 운명을 피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게 했다.

다른 나라들은 단순히 수동적일 수 없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그들 모두에게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이 글로벌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갈 수 있는 정도다. 그래서 그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어 사용 지역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폭탄과 다른 무기를 제공하며, 그들의 군대를 보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세계 다수파가 진정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더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긴박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루카 플라시디: 매우 바쁘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이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감사하다.

마이클 허드슨: 감사하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이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루카 플라시디: 그러겠다. 정말 고맙다.

마이클 허드슨: 초대해줘서 다시 한 번 고맙다.

[출처] Barbarism or Civilization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은 월스트리트 금융 분석가, 캔자스시티 미주리대학교 경제학 석좌 연구 교수, 장기경제동향연구소(ISLET) 대표다. 주요 저서로 '미국 제국의 경제 전략', '그리고 그들의 빚을 용서하라', '호스트 죽이기', '버블과 그 이후' 등이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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