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의 경제학에 대한 추가 의견

2021년에 굴리엘모 카르치디와 함께 '현대 제국주의의 경제학'이라는 논문을 역사유물론 온라인 페이지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제국주의의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첨단 기술을 보유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낮은 단계의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부터 잉여 가치를 지속해서 온전히 가져가는 과정을 분석했다. 특히, 우리는 잉여 가치의 국제적 이전 경로로 통화 시뇨리지(seigniorage), 자본 투자를 통한 소득 흐름, 무역을 통한 불균등 교환, 그리고 환율 변화를 확인했다.

이 논문에서는 제국주의가 군사력, 국제기구(UN, IMF, 세계은행 등)의 정치적 통제, 국제 외교의 힘 등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다양한 측면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경제적 측면이 군사적, 정치적 지배와 문화적, 이념적 우위와 같은 다른 결정적인 특성들을 이끄는 궁극적인 결정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불균등 교환의 정량화(UE)에 주목하여, 국제 수출 무역을 통한 잉여 가치의 이전을 분석했다. 불균등 교환의 정량화(UE) 분석에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과 착취율이라는 두 가지 변수를 사용하고, 이 두 변수 중 어느 것이 불균등 교환에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제국주의 블록(IC)G20의 나머지 '개발도상국(DC)'들로부터 국제 무역을 통해 잉여 가치를 이전받아 매년 GDP의 약 1%를 얻었으며, 반면 개발도상국은 제국주의 블록으로 이전된 잉여 가치로 인해 GDP의 약 1%를 잃었다. 이 비율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소득 이전의 또 다른 주요 부분은 제국주의 블록이 주변국의 유형 및 금융 자산에 투자하여 얻은 이익, 이자, 임대료 등의 국제적 흐름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이를 제국주의 블록의 순이윤, 이자, 임대료 흐름이라고 하며, 이는 IMF'순 주요 신용 소득(net primary credit income)'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나머지 G20 국가들과의 비교를 통해 이러한 흐름을 측정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G7BRICS 경제 간의 총 주요 신용 소득(gross primary credit income) 흐름을 비교함으로써 경제적 지배의 현 상황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이러한 비교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G7의 총소득 흐름은 BRICS의 총소득 흐름보다 7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득 유출을 고려하여 순유입이 훨씬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7 경제에 대한 연간 순소득 유입은 G7 GDP의 약 0.5%에 불과했으며, 실제로 상위 5개 제국주의 경제(G5)는 이러한 순유입을 통해 연간 GDP의 무려 1.7%를 얻었다. 반면, BRICS 경제는 순유출로 인해 연간 GDP1.2%를 잃었다.

지난 20년간 G7BRICS 국가별 순소득 흐름을 살펴보면, 일본과 영국이 가장 큰 이득을 보았다. 이 두 국가는 각각 막대한 해외 자산과 금융 중심지의 역할로 인해 높은 순소득 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남아공과 러시아는 BRICS 국가 중에서 가장 큰 손실을 경험했으며, 이는 GDP 대비로 측정했을 때 특히 그러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각 경제가 글로벌 자본 흐름에서 어떻게 서로 다른 위치에 있으며, 이것이 각국의 경제 상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국제 무역을 통한 소득 이전으로 제국주의 블록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주요 경제국인 BRICS로부터 착취하여 매년 GDP의 약 2~3%를 획득하고 있다. 이는 21세기의 실질 GDP 연평균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이다.

토마 피케티와 다니엘 주크만 등 파리에 기반을 둔 '불평등' 경제학자들이 소속된 세계 불평등 데이터베이스(WID)는 최근 부유한 제국주의 블록이 해외 자산으로부터 얻은 '초과 수익'에 대한 심층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WID의 연구에 따르면, 해외 총자산과 부채는 전 세계적으로, 특히 부유한 국가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 자산은 전 세계 GDP의 약 2, 즉 전 세계 부의 5분의 1에 달한다. 제국주의 블록은 이러한 대외 자산의 대부분을 통제하며, 상위 20%의 부유한 국가들이 전체 대외 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분석에는 조세 회피처에 숨겨진 부와 그로부터 발생한 자본 소득도 포함했다.

초과 수익률은 해외 자산의 수익률과 해외 부채의 수익률 사이의 차이로 정의된다. WID2000년 이후 부유한 상위 20% 국가에서 이 수익률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의 순소득 이전은 상위 20% 국가의 GDP1%(상위 10% 국가의 경우는 GDP2%)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80% 국가는 GDP2~3%까지 악화했다. 이 결과는 앞서 언급된 순 신용소득 흐름의 결과와 아주 유사하다. 이러한 통계는 글로벌 경제에서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음을 드러내며, 제국주의 경제 블록의 영향력과 착취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원래 논문에서 놀라운 발견 중 하나는 2021년에 우리가 정의한 제국주의 국가 블록이 1915년 레닌이 제국주의 그룹으로 규정한 선진 자본주의 경제권(13개국)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 이 경제 클럽에 새로운 회원국이 추가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세기 동안의 신흥 자본주의 경제 국가들이 제국주의 블록의 지배를 받아왔음을 보여준다.

WID의 새로운 연구는 이러한 관찰을 뒷받침한다. 지난 50년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국주의 블록은 변함없이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를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로부터 부의 유입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BRICs 국가들이 제국주의적 지위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하위 제국주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 초 착취(super-exploitation)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초 착취는 임금이 너무 낮아 노동력 가치, 즉 노동자가 계속 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기능하고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임금과 복리후생 수준이 그 이하인 노동자는 실질적으로 빈곤층에 속한다. 이는 제국주의가 지구 남반구를 착취하는 주된 방식으로 주장해 왔다. 임금이 너무 낮아서 노동력의 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국주의적 다국적 기업들이 무역, 송장 발행 및 투자 수입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은 바로 이러한 초 착취에 기인한다.

원래 논문에서 우리는 '초 착취'가 반드시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나라로 잉여 가치가 이전되는 주요 동인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는 초 착취를 주된 원인으로 보지 않고도 자본주의적 착취와 잉여 가치 이전 메커니즘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국제적인 초 착취는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평균 국제 임금 수준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수출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 시장 가격은 존재하지만, 국제 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임금은 각 국가에서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힘의 균형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국제적인 압력이 존재하지만, 제국주의 블록의 기술적으로 진보된 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국내 자본주의 기업들은 종종 생존을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출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제국주의 기업들의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국제 무역에서 잉여 가치 또는 착취의 비율이 상승하여 제국주의 기업과의 무역에서 잉여 가치 손실을 보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의 원래 논문에서는 부유한 경제의 단위당 비용을 낮추는 고급 기술과 가난한 국가의 높은 착취율이 결합하여 BRICS 국가들로부터 제국주의 클럽으로 연간 GDP1%의 이익이 이전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분석 결과,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나라로의 잉여 가치 이전에 있어서 더 생산적인 기술의 기여도가 높은 착취율보다 약 60:40의 비율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 착취'로 인한 가치 이전을 측정하는 한 방법은 각국의 빈곤 임금 수준을 살펴보는 것이다. 국가별로, 그리고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간에는 임금 수준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수준을 노동력 가치보다 높거나 낮은 임금의 결정적인 지점으로 간주할 경우,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모두에서 이 국가 수준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비율을 '초 착취'의 척도로 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제국주의적으로 분류되는 '부자' 경제권 내에서도 초 착취를 받는 노동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 가난한 나라 중에는 국가 빈곤 임금 수준을 초과해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도 상당수 있다.

세계은행 자료를 통해 계산한 G7 BRICS 경제권의 빈곤 임금 수준을 살펴보자. 자료에 따르면, G7 노동자의 약 5~10%가 그들의 국가의 빈곤 임금 수준보다 낮은 임금을 받아 '초 착취'를 경험하고 있으며, BRICS 국가에서는 약 25~30%의 노동자가 빈곤 임금 수준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이 통계는 BRICS 노동자의 대다수가 여전히 G7 노동자들보다 하루 수입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한 이는 많은 노동자가 여전히 그들 국가의 노동력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입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남부에서 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엄청나지만, 그 자체로 과도한 착취가 주된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 새로운 연구에서 확인한 것은 제국주의를 경제적 측면에서 정량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국주의는 국제 무역에서의 불평등한 교환, 그리고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나라들에 투자하여 얻은 이익, 이자, 임대료의 순 흐름을 통해 세계의 최빈국으로부터 부유한 국가로 잉여 가치를 지속해서 이전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은 약 150년 전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출처] Further thoughts on the economics of imperialism – Michael Roberts Blog (wordpress.com)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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