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트럼프가 이란을 상대로 벌인 전쟁의 여섯째 날에 들어섰다. 그런데 그의 팀은 여전히 전쟁의 이유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처음에는 정권 교체를 내세웠지만, 트럼프는 곧 현재 정부 인사 가운데 누군가가 권력을 계속 잡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고 결정했다.
그다음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 주장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여름 공격에서 이미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팀은 그다음으로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곧 공격을 감행할 예정이었고, 우리가 알기로 이스라엘이 공격하면 이란은 이 지역의 미국 군대를 상대로 보복할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스라엘과 함께 먼저 공격해야 했다.
이 설명이 현실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설명은 트럼프를 난처한 위치에 놓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네타냐후가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별로 의미가 없는 전쟁으로 미국을 끌어들이도록 트럼프가 허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과 다른 마가(MAGA) 강경 지지자들이 지적하듯이, 이것은 전혀 ‘미국 우선’이 아니다!

아무런 경고도 계획도 없는 전쟁
트럼프는 전쟁에 나설 이유도 없었을 뿐 아니라, 그의 팀은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은 듯하다. 전쟁이 시작된 지 사흘이 지나고 이란이 중동 전역으로 드론과 미사일을 보내기 시작하자, 트럼프 팀은 갑자기 이 지역에서 미국 시민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것은 아마 좋은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유능한 정부라면 전쟁에 나서기 전에 계획하는 종류의 일이다. 트럼프가 자신의 전쟁에서 거의 확실히 벌어질 결과에 대해 완전히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다.
이 실패를 바이든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과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바이든은 우리가 지원하던 정권이 붕괴하는 와중에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의 13만 명을 탈출시켰다. 이것은 매우 인상적인 성과였다. 이 사람들은 미국 군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나라를 떠나지 못했다면 그들과 그 가족의 생명은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대피가 이루어지던 공항 근처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해 미국 병사 13명이 사망했다.
그것은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더 넓은 맥락에서 보면, 그 철군은 그 특별한 상황을 고려할 때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분명히 해 두자면, 바이든이 그런 상황에 놓이게 만든 사람은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취임하기 전에 이미 탈레반과 철군 협상을 체결해 두었다. 그럼에도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같은 언론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내 관련 보도에서 이 철군을 “재앙적”이라고 부르는 것이 의무인 것처럼 행동했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가 저지른 이 엄청난 난맥상을 그들이 어떻게 표현할지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울 것이다. 아마 트럼프는 전쟁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다. 국무부는 이 지역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경고를 발령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철수할 수 있도록 비상 계획을 세워야 했다. 특히 이 지역 공항들이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고려했어야 했다.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수십만 명의 미국 시민에게 전쟁 한복판에서 스스로 여행 계획을 세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고 말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무능의 수준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저지른 어떤 실패보다도 규모가 몇 단계나 더 크다.
미국은 옛 동맹국들을 곤경에 빠뜨린다
조지 W. 부시가 2003년 이라크를 공격했을 때 그는 자신의 계획을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매우 분명하게 알렸다. 사실상 전 세계에도 알렸다. 그 공격은 정당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누구에게도 비밀은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가 제1차 걸프전에서 공격을 감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두 경우 모두 미국의 동맹국들은 무엇을 예상해야 하는지 충분히 미리 알았고 그에 맞춰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란 전쟁은 그렇지 않다. 미국은 이란의 군사적 대응에 전혀 준비하지 못한 듯 보이고 미국의 동맹국들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매우 큰 문제다. 그들은 이 지역의 석유에 크게 의존한다. 유럽 국가들도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액화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한다. 특히 그들은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을 대부분 끊은 상태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트럼프 관세 충격에 이어 이들 경제에 또 하나의 충격이 된다.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면 이제는 더욱 분명해졌다.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 가운데 어느 나라도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주의와 법치에 헌신한 국가들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노골적으로 적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세계 경제의 상당 부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트럼프가 전쟁을 결정할 때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만약 봉쇄가 며칠 동안만 지속된다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몇 달 동안 지속된다면 그 타격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유한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와 가스에 부과한 제재의 영향과 맞먹거나 심지어 그보다 클 수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것이다. 일부는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할 능력에 달려 있고, 일부는 트럼프가 전쟁을 계속할지 아니면 협상을 통해 해결을 모색할지에 달려 있다. 이 문제에서도 그는 다시 리얼리티 TV 쇼 진행자처럼 행동한다. 그는 전 세계에 계속 지켜보라고 말하며 자신이 어떤 기분이 들지 두고 보자고 말한다.
이 전쟁에서 나올 수 있는 긍정적 결과 하나는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더 빠르게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는 이제 전통적인 화석연료에 대한 접근이 얼마나 취약한지 다시 확인했다. 그래서 끊길 수 없는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일은 거대한 국가 안보 문제가 되었다. 이미 대부분 국가에서는 추가되는 신규 에너지의 대부분이 재생에너지였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전쟁은 각국이 풍력과 태양광을 추가하는 속도를 더 높이도록 만들 수 있고, 그 결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시설을 퇴출할 수 있다.
전기차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적용된다. 전기차는 이미 중국과 일부 다른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전기차의 구매 가격이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하고 운행 비용은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제 각국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리기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도로 위에 여전히 남아 있는 많은 오래된 내연기관 차량을 교체하려 할 것이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첫 번째 대통령 임기를 겪었던 사람들은 그가 자신의 행동과 그 장기적 결과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와 교역하는 국가들을 처벌하려 했던 그의 황당한 관세 정책으로 이 점을 전 세계에 분명히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시작된 이 전쟁은 트럼프가 세계 평화와 경제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사실에 어떤 의심도 남기지 않는다. 세계는 가능한 한 빨리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모든 나라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출처] Little Boy Trump Goes to War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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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