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190호 협약 비준 토론회, “폭력·괴롭힘 없는 일터 위해 법·제도 정비 필요”

국제노동기구(ILO) 제190호 협약 비준과 국내 이행 과제를 논의하는 시민사회 토론회가 열린다.

민주노총 법률원 부설 노동자권리연구소는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ILO 제190호 협약 비준 및 효과적 이행을 위한 과제’ 토론회를 3월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마련됐으며 현장 토론회와 함께 온라인 생중계도 진행된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2025년 10월 국정과제를 통해 ILO 제190호 협약 비준 추진을 밝힌 이후, 협약 비준을 앞두고 필요한 국내 법·제도 개선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기획됐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협약의 주요 내용과 국내 법제도 현황을 검토하고 협약 이행을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ILO 제190호 협약은 ‘일의 세계에서 폭력과 괴롭힘 근절 협약’으로, 노동자가 폭력과 괴롭힘 없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제 기준이다. 협약은 특정 사업장에 소속된 노동자뿐 아니라 비공식경제 노동자 등 일의 세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롭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협약은 폭력과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의 고유한 기능인 단체교섭권의 유효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롭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등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법제도는 협약 기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독립자영업자, 직업훈련생, 구직자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이 법적 보호 범위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계약 형태와 관계없이 일하는 모든 사람이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협약은 폭력과 괴롭힘을 신체적·정신적·성적·경제적 해악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 전반으로 폭넓게 규정한다. 반면 현행 법령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경우를 괴롭힘의 요건으로 두고 있어 동일 직급 간 괴롭힘 등 다양한 사례가 보호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약은 특히 젠더 기반 폭력과 괴롭힘을 별도로 정의하고 성과 젠더를 이유로 특정 집단에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까지 포함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은 ‘성적 언동’ 중심의 성희롱 개념에 머물러 있어 성차별적 환경이나 젠더 기반 괴롭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협약은 산업안전보건 정책에 심리사회적 위험요인을 반영해 폭력과 괴롭힘을 예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자가 폭력이나 괴롭힘으로 인해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느낄 경우 작업을 중단하고 현장을 벗어날 수 있는 권리 보장과 관련 제도 정비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박은정 민주노총 정책국장이 사회를 맡고, 박주영 노동자권리연구소 연구위원이 ‘ILO 제190호 협약의 이해와 국내 이행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다. 이어 노동계와 시민사회, 연구자들이 참여해 협약 비준과 국내 법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동자권리연구소는 “ILO 제190호 협약은 단순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넘어 평등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포괄적 국제 규범”이라며 “협약 비준을 계기로 노동기본권 보장과 폭력·괴롭힘 근절을 위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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