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15차 국가계획 분석: 기술·생활수준 중심 성장 전략

중국 정부는 현재 연례 정치 행사인 이른바 양회(两会)’, 즉 두 개의 회의를 막 마무리하고 있다. ‘양회는 두 가지 주요 정치 회의를 가리킨다하나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정협)로 정치 자문 기구다다른 하나는 전국인민대표대회(NPC, 전인대)로 중국의 최고 입법 기관이다이 회의들은 겉으로는 공산당 회의가 아니라 중국 국가의 회의로 제시된다. 정협은 대체로 상징적 성격을 띠며주요 기업 인사와 지방 지도자들이 사전에 준비된 토론에 참여한다실제 핵심은 전국인민대표대회다이 회의가 공식적으로는 경제 정책을 결정한다그러나 실제로는 공산당 지도부 엘리트가 이미 사전에 결정한 내용을 승인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구성원의 약 3분의 2가 공산당원이기 때문에 전국인민대표대회는 당이 제안한 법안을 한 번도 부결한 적이 없다.

올해의 양회는 다소 다른 성격을 띠었다올해의 경제 정책을 승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2030년대 초까지 중국 경제를 이끌어 갈 제15차 국가 계획도 함께 승인했기 때문이다.

첫째회의는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목표를 약 4.5~5.0%로 설정하기로 했다목표치가 5% 아래로 내려간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다리 총리는 경제 목표를 발표하면서 세계 무역과 지정학적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목표치를 낮게 잡았다고 설명했다그럼에도 이 성장 목표는 비교적 신중한 수준이며지도부는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2025년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5%였다이 수치는 세계 주요 경제 가운데 인도만이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인도는 GDP 통계를 과장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미국 성장률의 두 배 이상그리고 나머지 주요 G7 자본주의 국가들의 약 세 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2025년 실질 GDP 성장률(%)>

2020년 이후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중국을 중간 수준 경제’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여기서 중간 수준 경제란 세계은행이 2020년 가격 기준 1인당 2만 달러로 정의한 수준을 의미한다이는 15년 동안 1인당 GDP를 사실상 두 배로 늘린다는 뜻이었다중국은 분명히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지금부터 중국의 1인당 소득이 연평균 약 4.17%만 성장하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만약 앞으로 중국의 실질 1인당 GDP가 연평균 약 4.5% 성장한다면중국은 2034년까지 세계은행의 기준을 넘어설 것이다.

그렇게 되더라도 중국의 1인당 GDP는 여전히 미국의 약 27% 수준에 불과할 것이다(미국의 1인당 GDP가 앞으로 연평균 1.5% 성장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에 비해 인도의 1인당 GDP는 2035년에도 미국의 약 5% 수준에 그칠 것이다이러한 추격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쓴 논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GDP 성장에서 경제 규모는 매우 중요하다. 2025년에 중국의 GDP는 5% 증가했고이는 약 9,700억 달러 증가에 해당했다올해 같은 증가 규모를 달성하려면 중국은 4.75% 성장만 하면 된다반면 인도는 2025년에 공식적으로 7.6% 성장했지만 증가 규모는 약 3,260억 달러에 불과했다따라서 인도의 GDP 증가는 중국의 3분의 수준이었다인도가 달러 기준으로 중국과 같은 규모의 증가를 이루려면 단일 연도에 약 25% 성장해야 한다규모가 중요하다.

중국의 GDP와 성장률은 많은 서구 주류 경제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부 비주류 좌파 경제학자들도 지속적으로 폄하해 왔다그들은 두 가지 주장을 한다첫째중국의 통계 자료가 조작되었거나 부정확하다는 주장이다둘째막대한 부채부동산 시장 붕괴생산성 성장 둔화 때문에 중국 경제가 결국 일본이 1980년대 이후 겪은 것과 같은 정체로 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나는 이전 여러 글에서 이 두 주장 모두를 이미 다루었다그러나 최근 펜 월드 테이블(Penn World Tables)이 중국의 성장 통계를 대체로 정확한 것으로 인정했으며 더 이상 그것을 하향 조정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덧붙일 수 있다.

부채와 부동산 시장 문제에 대해서 말하자면기업 부채가 높은 것은 사실이며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부채의 거의 전부는 다른 많은 국가의 급격한 신용 팽창 사례와 달리 대부분 국내 저축으로 조달된 것이다.

<차트 1. 중국에서 비금융 민간 부문의 GDP 대비 신용 규모는 2008~2016년 사이 빠르게 증가했다>

따라서 이러한 부채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부동산 시장 붕괴에 대해서 말하자면그 부정적 영향은 점차 경제에 대한 부담을 줄여 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하락이 성장에 미치는 부담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주택 부문이 전년 대비 GDP 성장에 기여한 정도>

노동연령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에서는 생산성 증가가 핵심이다중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과거의 매우 높은 수준에서 다소 떨어졌지만여전히 선진 자본주의 경제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 생산성의 연평균 증가율(%)>

서구 경제학자들은 중국에 끊임없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첫째제조업 수출을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는 일을 중단하라는 것이다둘째경쟁국들을 압도하는 수출에 대해 불공정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일을 중단하라는 것이다셋째그 대신 국내 개인소비를 늘리고 저축과 투자를 줄이라는 것이다이러한 정책 요구의 가장 최근 사례는 IMF에서 나왔다. “중국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더 높은 수출에 계속 의존할 수 없다따라서 소비 주도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포괄적인 정책 우선순위가 된다.”

나는 이전 여러 글에서 이러한 요구들을 다룬 바 있다. 그러나 여기서 간단히 다시 말해 보자중국의 가계 소비는 정체하고 있지 않다그것은 4.4% 성장하고 있으며대체로 GDP 성장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수출은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 않다순무역은 2025년 성장의 약 20%를 차지했을 뿐이고나머지는 국내 소비와 투자가 이끌었다빠른 생산성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피하게 했으며그것은 국내 수요 부족”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1978년 이후 도시 지역의 평균 실질임금이 2,406% 증가하여 구매력이 25배 높아진 투자 주도 경제를 왜 중국이 포기해야 하는가미국과 영국의 소비 주도 경제가 가계의 구매력에서 그러한 상승을 보여 줄 수 있는가?

중국 산업에 적용되는 불공정한” 보조금 문제에 관해서는최근 한 보고서가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중국은 실제로 산업 보조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나라지만직접적인 재정 지원은 2008년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왔다전략적 초점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서 국내 혁신과 기술 역량을 촉진하는 것으로 분명하게 이동했다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제조업 보조금은 비교적 크지 않으며 분산되어 있다.”

자동차 산업을 보자중국의 비야디(BYD)와 머스크의 테슬라(Tesla)는 모두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그러나 비야디의 비용은 훨씬 더 낮다비야디는 수직 계열화 수준이 매우 높고연구개발 비용도 훨씬 더 저렴하다국가 보조금은 비용을 낮추는 데서 작은 부분만 차지할 뿐이다.

<BYD의 4,700달러 비용 우위는 어디에서 오는가차량 1대당 비용 비교: BYD Seal vs. 테슬라 Model 3>

목표 설정에서 제15차 국가 계획은 막 끝난 제14차 계획을 밀접하게 이어받는다그리고 이것은 단순한 지침이나 희망 사항이 아니라 실제 계획이다많은 목표들이 의무적이거나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며따라서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9~15차 5개년 계획의 주요 지표수와 성격>

최신 계획은 약 20개 정도의 지표 가운데 경제 발전 자체보다 생활 수준 향상에 더 큰 비중이 뒀다.

녹색 발전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 2025년 마지막 분기에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 감소했으며그 결과 연간 기준으로 약 0.3%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이러한 흐름은 2024년 3월에 시작된 중국 CO₂ 배출의 정체 또는 감소’ 추세를 이어 가는 것이다이 추세는 이제 거의 2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CO₂ 배출량은 이제 21개월 동안 정체 또는 감소’ 상태다화석연료와 시멘트에서 발생한 CO₂ 배출량>

이산화탄소 수치는 탄소 집약도즉 GDP 단위당 화석연료 배출량이 2025년에 4.7% 감소했고 2020~2025년 기간 전체로는 12% 감소했음을 의미한다그러나 이 수치는 지난 5개년 계획에서 설정한 18% 감축 목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중국은 앞으로 5년 동안 약 23%의 탄소 집약도 감축을 달성해야 한다그러나 제15차 계획은 이번 10년 말까지 17% 감축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따라서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집약도를 65% 줄이겠다는 매우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태양광 산업은 지난 40년 동안 중국 경제 부상의 대표적 사례였다중국의 태양광 생산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76% 성장했다동시에 태양광 비용은 90% 이상 하락하여 화석연료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생산·설치·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보조금은 중국 태양광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주요 원인이었다지난해는 에너지 저장 능력(주로 배터리)이 2025년 중국의 최대 전력 수요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첫 해였다또한 지난 10년 평균 증가율보다도 더 빠르게 증가했다.

<화석연료와 시멘트에서 발생한 CO₂ 배출량>

중국 경제는 이제 저부가가치 제조업이나 비생산적인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기술 투자에 의해 움직인다중국의 경제 전략가들은 이를 신질 생산력이라고 부른다중국 도로에는 미국보다 더 많은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으며베이징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 속도도 훨씬 더 빠르다중국이 자체 개발한 여객기 C919은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현재 보잉과 에어버스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베이더우(BeiDou) 위성 항법 시스템도 커버리지와 정확도 면에서 GPS와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은 산업용 로봇 밀도에서도 미국을 앞선다. 2023년 기준 중국은 노동자 1만 명당 470대의 로봇이 설치되어 있었으며미국은 295대였다또한 중국의 특허 점유율은 2000년 4%에서 2023년 26%로 상승해 곧 미국과 맞먹는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같은 기간 미국의 점유율은 8%포인트 이상 감소했다그리고 중국의 반도체 생산은 현재 세계 생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며이는 미국의 16%, 유럽의 7%와 비교되는 수준이다.

<세계 반도체 생산 비중(%)>

중국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새로운 국가 계획이 끝나는 시점까지 평균적인 중국 가계의 생활 수준은 상당히 개선될 것이지만중국의 1인당 소득과 생산성 수준은 여전히 G7 경제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다또한 점점 더 첨단 기술 중심의 산업 경제로 전환되면서 자동화가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교육을 받은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이미 청년 실업률은 높은 수준이다.

<중국 청년 실업률(%)>

또한 중국은 국제 기준으로 볼 때 소득 불평등 수준이 높은 편이다다만 그 수준은 브라질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다른 많은 신흥 경제국들보다는 여전히 낮다그리고 지니 계수는 대침체 직전에 정점을 찍은 뒤 그 이후로 하락해 왔다이처럼 불평등 비율이 높은 주요 이유는 도시 노동자와 농촌 노동자 사이의 소득 격차연해 지역 도시와 내륙 도시 사이의 임금 격차그리고 교육 수준의 차이 때문이다.

<중국소득 불평등의 지니 계수>

개인 부의 불평등을 보면 중국은 많은 경제적 동급 국가들보다 그다지 불평등하지 않다. 부의 지니 계수는 브라질러시아인도에서 훨씬 더 높으며미국과 독일에서도 중국보다 높다최신 추정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상위 1% 부유층이 전체 개인 부의 31%를 차지한다이에 비해 러시아는 58%, 브라질은 50%, 인도는 41%, 미국은 35%이러한 수치는 각 나라에서 최상위 엘리트와 과두층의 경제적 권력을 보여 주는 좋은 지표다.

중국의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의 수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그러나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중국에서 백만장자는 여전히 비교적 드물다성인 약 200명당 1즉 0.5% 정도다백만장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성인의 3%, 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에서는 약 4%, 사회민주주의 국가인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약 6%, 미국과 호주에서는 8% 이상그리고 스위스에서는 가장 높은 15%를 차지한다중국에서도 이러한 상위 부유층은 빠르게 증가해 왔다그러나 중국은 미국보다 인구가 4배 이상 많음에도고액 자산가의 수는 미국이 중국보다 4.8배 더 많다또한 중국의 부의 불평등은 주로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으며주요 G7 자본주의 경제들처럼 금융 자산에 기반한 불평등은 아니다(지금까지는 그렇다). 그 이유는 금융 부문이 아직 자본가 부문에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견해로는 중국 경제 성공의 핵심은 대규모 국가 부문이다이 국가 부문은 투자를 주도할 수 있으며 국가 계획 목표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다이것은 공공 소유와 정부가 주도하는 투자가 국가 계획 안에서 작동할 때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보여 준다그 결과 중국은 지난 50년 동안 단 한 번도 경기침체나 공황을 겪지 않았다코로나19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물론 권위주의적 공산당 지도부의 경제 정책에는 많은 오류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그러한 침체를 피했다중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그러나 그렇다고 자본주의 국가도 아니다나는 이 난제를 다른 글에서 설명했다.

[출처China: the 15th National Plan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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