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진보정당・기후・노동・시민사회 공동선언 기자회견 현장. 참세상 류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겨울 ’광장’을 함께 밝히고 넓혀온 신호등연대(노동당・녹색당・정의당・사회대전환연대회의)와 기후·노동·인권·사회운동 단체들이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신공항·송전탑·핵발전·재벌특혜 산단 대신 모두의 존엄과 평등”을 향하자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부자들의 성장을 위한 난개발 경쟁이 아니라, 기후정의와 인권평등, 노동존엄, 사회공공성의 정치를 시작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선언이다.
이들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2026 지방선거 진보정당·기후·노동·사회운동 공동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자본과 부자들만을 위한 ‘성장주의 정치’를 끝장내고, 모든 이들의 삶을 지키는 ‘존엄과 평등의 정치’를 시작하기 위해 이 자리에 다시 모였다”면서 “기후·노동·인권·사회운동단체들과 진보3당(노동당·녹색당·정의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생태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실현할 것을 함께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진보정당・기후・노동・시민사회 공동선언 기자회견 현장. 참세상 류민
난개발을 멈추고 ‘기후정의’를
첫 번째 선언은 ‘기후정의’였다. 참가자들은 “지금의 정치는 기후위기와 불평등으로부터 시민의 삶을 지키는 ‘사회대개혁’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라며, 이에 맞서 “생태계와 삶의 토대를 파괴하는 난개발을 멈추고 기후정의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형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에도 조류 충돌 위험이 무안공항보다 246배 높다고 지적돼 온 가덕도 신공항을 거대 양당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가덕도 신공항의 위험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적인 요인”을 이유로 추진 필요성을 말했다며, 생명과 안전보다 토건 개발과 표 계산을 앞세우는 “낡은 정치”를 끝내고 “생명의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박수홍 상황실장은 현 정부의 핵발전 정책이 윤석열 정부의 “핵폭주 정책”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AI·반도체·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앞세워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정작 수요 관리와 에너지 효율화, 에너지 총량제 같은 선행 과제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핵발전 확대는 수도권과 자본의 전력 수요를 위해 비수도권 지역에 핵발전소와 송전선로, 고준위 핵폐기물 부담을 떠넘기는 정책이라며,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 절차와 핵발전 확대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후정의동맹 조건희 집행위원은 반도체 산업을 “기후위기 시대의 장밋빛 성장 서사”로 포장하는 정치와 산업계를 비판했다. 그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막대한 전기와 물을 소모하고, 재벌 특혜와 노동권 침해, 원하청 구조 문제를 동반하는데도 “경제를 먹여 살린다”는 말로 이러한 쟁점들이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단을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무엇을 생산하고 어떻게 생산·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통제 없이 소수 기업에 산업의 방향을 맡기는 것 자체가 기후부정의라고 강조했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기후위기가 이미 농민과 건설·배달·물류 노동자, 어민의 생존을 흔드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신공항과 핵발전, 송전탑 대신 무상 공공교통, 공동체 소유의 재생에너지, 시민의 통제 아래 운영되는 공공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가 “콘크리트 성장주의에 마침표를 찍고 생명과 돌봄의 정치를 시작하는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진보정당・기후・노동・시민사회 공동선언 기자회견 현장. 참세상 류민
차별과 배제 넘어 ‘인권평등’을
두 번째 선언은 ‘인권평등’이었다. 공동선언은 “지역사회에서부터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끝장내겠다”라며 “장애인, 청소년, 이주민,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소외되었던 이들이 지역 정치의 주역으로 당당히 서는 사회를 열어가겠다”고 짚었다.
조상지 탈시설장애인당 서울시의원 후보는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의 삶이 성장과 효율, 예산의 이름으로 오랫동안 정치에서 배제돼 왔다며, 이번 선거의 기준은 “이 땅에 무엇을 더 세울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함께 살아갈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도 시민으로 일어나는 민주주의는 결국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시민으로 존중받는 민주주의”를 의미한다며 “누구도 시설에 갇히지 않고, 누구도 도시에서 쫓겨나지 않는 지역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박한희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는 지난 겨울 광장에서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드러내며 평등과 존엄을 외쳤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에서는 여전히 성소수자의 삶을 반영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성부부가 서로의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트랜스젠더가 신분증의 성별 표기 때문에 투표조차 포기해야 하며, 학교와 직장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며 “성소수자의 인권은 그 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 인권정책 수립, 퀴어문화축제 등 성소수자 행사 보장, 생활동반자 등록제, 모두의 화장실, HIV 감염인 차별 방지 정책을 지역정치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호성 정의당 사무총장은 이 같은 요구를 지역사회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탈시설 권리와 자립 지원,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폭력 종식, 청소년·이주민·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의 인권 보장을 위한 차별금지조례와 생활동반자조례 등 구체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정치가 더 이상 차별과 혐오를 방조하지 않고, 모든 시민의 존엄을 행정과 조례, 예산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진보정당・기후・노동・시민사회 공동선언 기자회견 현장. 참세상 류민
이윤보다생명과안전이 먼저인 ‘노동존엄’을
세 번째 선언은 ‘노동존엄’이었다. 이들은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 민중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존엄이 우선되는 노동 중심 지역 정치를 실현하겠다”면서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가 없는 세상”, “진짜 사장인 원청에 책임을 묻는 ‘원청교섭’ 쟁취,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 “돌봄 노동 가치 존중과 공공 책임 강화” 등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혓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인 김란희 조합원은 코로나 시기 정리해고 후 5년의 복직 투쟁 과정에서 “가진 자들에게 너무도 유리한 시스템과 노동자들을 보호하지 않는 법, 돈이라면 안전도 생명도 무시하는 자본의 민낯을 속속들이 보았다라며 “부자와 기업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노동자와 시민을 위한 정책“을, “을과 을끼리 싸우게 만드는 정치”가 아니라, 을들을 보듬어 주는 정치”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돌봄 노동이 사회를 떠받치는 필수노동임에도, 헌신과 사명감이라는 말로 저임금과 불안정 고용이 정당화돼왔고, 때문에 시민들의 보편적인 권리여야할 돌봄의 공공성도 약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공공이 직접 돌봄을 책임지던 보루였지만 서울시가 효율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해산시키고 노동자들을 집단해고했다며, “돌봄을 봉사가 아닌 노동으로, 시혜가 아닌 권리로 바라보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유미 노동당 공동대표는 “1,300만 노동자가 노동법 밖에 있다”며 5인 미만 사업장, 초단시간 노동, 플랫폼·특수고용, 쪼개기 계약 등으로 권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마냥 국회 입법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지자체가 조례와 행정, 예산으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방정부 역시 산하 공공기관과 위탁·용역업체를 통해 수많은 노동자를 직간접 고용하는 “거대한 사용자”라며, 내주화와 쪼개기 뒤에 숨지 말고 원청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지방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지방선거 진보정당・기후・노동・시민사회 공동선언 기자회견 현장. 참세상 류민
삶의 필수 요소를 공공재로 보장하는 ‘사회공공성’ 강화를
마지막 선언은 ‘사회공공성 강화’였다. 공동선언은 “지역은 자본의 착취와 난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라며, 삶의 필수 요소인 에너지·주거·교통·돌봄을 시장과 이윤에 맡기는 정치를 끝내고 공공의 책임을 강화해 모든 시민과 노동자의 존엄을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철희 한전KPS비정규직지회 태안분회장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기후위기 시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나, 그 대안이 “재벌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에너지 민영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거대 양당이 말하는 에너지 전환과 성장 속에는 모두에게 필요한 빛을 밝혀온 비정규직 발전노동자의 생존권도 현장의 안전도 들어 있지 않다며,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이름 뒤에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치”가 아니라 고용과 안전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발전노동자의 고용 보장 등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강제퇴거 위협 속에서 세입자들이 여전히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거대 양당 후보들이 재개발 활성화와 규제 완화를 경쟁적으로 말하며 “집으로 돈 벌게 하겠다”고 부추기고 있지만, 돈을 위한 개발은 더 많은 불안과 고통, 불평등을 낳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증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가난해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권리를 위해 세입자 권리 보장과 공공임대 확대, 도시개발의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지역에 따라 이동권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서울을 벗어나면 도로는 있어도 버스가 다니지 않는 지역이 많고, 같은 시민으로 세금을 내면서도 사는 곳에 따라 대중교통 접근권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이나 수요응답형 교통 같은 거창한 기술보다 지금 당장 집 앞을 다니는 버스가 필요하다며, 민간사업자의 수익 경쟁에 맡겨진 교통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영버스와 공공교통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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