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리의 프랑스군. 출처: FRANCE 24 English
4월 말리의 여러 주요 도시에서는 새로운 지하디스트와 분리주의 단체 연합이 조직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이 연합이 말리 북부의 키달(Kidal)을 장악하자, 협상 끝에 러시아 군인들이 마을에서 철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다.
현재 아프리카 군단(Africa Corps)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과거에는 바그너 그룹이었던 러시아 세력은 2022년 초부터 말리 군부의 외부 안보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는 대테러 작전 바르칸(Barkhane)과 타쿠바 태스크포스(Taskforce Takuba)에 참여했던 프랑스와 유럽 군대를 대신했다. 프랑스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병력 5,000명을 배치했다. 유럽 특수부대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000명 규모로 활동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말리 군사정권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두 임무단 모두 철수해야 했다.
서방 및 다국적 군대에서 러시아 군대로의 전략적 재편은 사헬 전역으로 확대됐다. 2022년에 두 차례 쿠데타를 겪은 부르키나파소에서는 2023년 초 프랑스 군대가 추방됐고, 그 자리를 러시아 군인 200명이 채웠다.
2023년 여름에는 말리 당국이 10년 동안 활동해 온 1만 3,000명 규모의 유엔 평화유지군도 축출했다. 같은 해 집권한 니제르 군사정권도 같은 길을 걸어 6개월 뒤 유럽연합의 작전 부대를 추방했고, 이후 수백 명 규모의 러시아 군대를 받아들였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 사헬 지역에 대한 외부 안보 개입을 연구하면서 그 정당화 논리와 현장 전개 과정, 그리고 정치·안보 환경에 미친 결과를 분석해 왔다.
연구 결과, 외부 개입은 이 지역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최초의 대규모 개입이 시작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사헬은 이전보다 더 분열했고 더 군사화됐으며 더 폭력적인 지역이 됐다.
그러나 지속되는 불안정은 정치적 목적에도 기여한다.
군사정권에는 지하디스트의 위협이 통치 연장과 탄압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러시아에는 사헬이 아프리카에서 반서방 영향력과 안보 협력을 과시하는 무대가 됐다. 서방 국가들은 반복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하디스트 세력 확장, 이주 문제, 지역 불안정에 대한 우려를 안보 개입의 이유로 내세운다.
이들 행위자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전략적 폭력의 악순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고, 그 과정에서 민간인이 가장 먼저 희생됐다.
2026년 4월 25일 말리, 바마코(Bamako)의 항공 촬영 모습. 출처: FRANCE 24 English
현장의 상황
현장에서 외부 개입은 종종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이는 즉흥적인 결정과 지역 행위자 및 외부 행위자 사이의 비공식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졌다.
예를 들어 이들은 물류 지원과 의료 지원, 정보 공유를 함께 진행했다.
보다 광범위하게 보면, 외부 개입은 군대를 정치 행위자로서 더욱 강화했고, 이미 불균형했던 민군 관계를 사헬 전역에서 더욱 심화시켰다.
‘사헬의 안보’는 2013년 이후 서방과 다국적 기구가 이 지역에 개입할 때 내세운 구호가 됐다. 국가 안보군의 역량과 능력,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이들 개입의 공식 목표였으며, 이는 지하디스트 반란 세력을 격퇴한다는 보다 광범위한 목표와 긴밀하게 연결됐다.
사헬에서 서로 얽혀 있는 여러 위기를 안보 문제로 규정하면서, 이를 해결할 책임도 안보 행위자들에게 돌아갔다. 그 결과 안보 상황이 악화할수록 각국 군대의 중요성과 위상, 예산은 더욱 커졌다. 결국 심각하게 기울어진 민군 불균형이 나타났다.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에서 군 장교들이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자, 군사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재편이 시작됐고 그 방향은 러시아로 향했다.
러시아의 바그너 그룹은 새로 집권한 군사정권이 권력을 공고히 하도록 도왔고, 동시에 민간인에 대한 괴롭힘과 공격, 학살을 통해 군의 전문성을 약화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 사이 말리에서 바그너 그룹이 연루된 정치적 폭력 사건 가운데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사례가 71%를 차지했다. 이러한 민간인 공격 전략은 지하디스트 단체의 조직 확대를 더욱 쉽게 만들었다. 이들은 주민들의 불만을 활용해 대원을 늘릴 수 있었다.
2026년 4월 말리에서 발생한 최근의 공격은 군사정권과 러시아 안보 파트너들이 지하디스트 단체의 세력 확장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 공격은 러시아가 주로 군사정권의 권력 유지를 위해 말리에 머물고 있음을 드러낸다. 말리의 군사 지도자 아시미 고이타(Assimi Goïta)는 전장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공격 이후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군사 지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정권 유지가 필요하며, 러시아 역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지정학적 영향력을 지속하기 위해 말리에 머물 필요가 있다.
결론
그 결과 모든 외부 행위자가 불안정과 싸운다고 주장하지만, 현재의 지역 질서는 지속적인 불안정에 의존하고 있다.
안정화는 갈등을 해결하는 것보다 정권과 동맹 관계, 지정학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불안정을 관리하는 일이 될 위험이 있다.
외국의 개입은 각국 행위자들의 정치적 야망과 결합하면서 이 지역을 군사화된 정권 생존의 공간이자 지하디스트 세력 확장의 무대, 그리고 러시아와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의 지정학적 경쟁장이 되도록 만드는 데 일조했다.
군사적 접근법이 사헬의 복합적 위기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드러난 만큼, 압박받는 군사정권들은 이제 지하디스트 단체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권력과 통치가 혼합된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 The Sahel region is less secure than ever: foreign forces just add to the cycle of violence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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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빌렌(Nina Wilén)은 룬드대학교(Lund University) 부교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