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꺼지지 않는 쿠팡 물류센터의 불, 로켓배송이 쌓아 올린 위험

[시험판 04] 2026년 7월 20일(월)

 
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DAILY CURATION 시험판 04
2026/07/20(월) 16:00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당분간은 ‘시험판’으로 발행할 계획입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인천 쿠팡 물류센터의 불이 사흘째 꺼지지 않는다. 수백 대 리튬배터리 로봇이 있는 5층을 지키는 ‘사수전’이 벌어지는 동안, 로켓배송이 쌓아 올린 위험의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2 HD현대중공업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20대 하청 노동자가 곤돌라에 끼여 숨졌다. 금속노조는 “생산 최우선 경영이 부른 명백한 기업 살인”이라 했다.
3 내란외환 2차특검 연장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같은 날 경찰은 ‘김건희 명품백 종결’ 권익위를 압수수색했다.
4 미국의 이란 공습이 9일째 이어졌다. 개전 이후 미군 사망자는 18명으로 늘었고, 미국 내부에서 “탄약이 버티지 못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5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을 놓고 두 개의 독법이 맞선다. 메시의 눈물이라는 개인 서사와, 팀 · 다문화 · 상업화를 묻는 구조의 언어다. 투즈의 200년 차트가 그 배경을 그린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사흘째 꺼지지 않는 불, 로켓배송 창고는 왜 도시의 화약고가 됐나
Q. 불은 지금 어디까지 왔나

18일 오전 6시 54분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 인천32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된 불이 사흘째 꺼지지 않고 있다. 지하 1층 · 지상 8층에 연면적 29만 9308㎡, 6층 바닥만 축구장 4개 넓이인 건물이다. 소방당국은 국가 소방동원령으로 전국 8개 시 · 도의 장비 221대와 수백 명을 투입했지만 불은 7층으로 번졌고, 19일 밤에는 반경 116m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건물 세 곳에는 붕괴경보기가 달렸다. 20일의 전선은 5층이다. 전기차 20대분의 리튬배터리를 실은 물류로봇 수백 대가 있는 층으로 불이 내려가면 진압은 다른 차원의 싸움이 된다. 노동자 121명은 대피했고, 소방관 2명이 연기 흡입과 탈진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

Q. 이 창고에는 무엇이 쌓여 있었나

이 건물은 불이 나기 전까지 ‘로켓배송’의 모범 시설이었다. 새벽 배송의 속도는 물리적 조건에서 나온다. 도시 가까이에, 최대한 빽빽하게, 로봇이 24시간 도는 창고다. 층 사이에 중간층을 끼워 넣는 메자닌 구조와 다단식 선반은 적재 효율을 끌어올리는 만큼 불길의 통로가 되고, 포장재는 그 자체가 연료이며, 자동화의 동력인 리튬배터리는 물로 꺼지지 않는 열폭주 위험을 창고 한복판에 들여놓았다. 효율을 위한 설계 하나하나가 재난의 조건으로 뒤집힌 것이다. 처음도 아니다. 2020년 한익스프레스 이천 화재로 38명이 죽었고, 2021년 쿠팡 덕평 화재는 엿새를 타며 소방관 김동식 구조대장의 목숨을 앗아갔다. 쿠팡은 그때 소방 안전 투자를 약속했다. 5년 뒤의 사흘이 그 약속의 성적표다.

Q.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비용을 치르는가

속도가 만든 이익은 쿠팡의 시장 지배력으로 쌓였고, 속도의 위험은 다른 이들의 몫이 됐다. 불 속으로 들어가는 소방관, 한밤중에 집을 비운 주민, 일터가 타는 동안 고용을 걱정할 노동자다. 등록된 전국 물류창고는 6천 곳이지만 방화구획 · 스프링클러 기준은 리튬배터리와 초대형 자동화 창고 시대에 맞게 갱신되지 않았다. 위험은 규제가 비켜 간 자리에서 자란다. 같은 날 매일노동뉴스 단독 보도가 이 기업의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쿠팡 노동자의 퇴직금 미지급 진정이 당사자도 모르게 종결됐다는 것이다. 안전과 노동의 청구서를 처리하지 않는 방식이 이 회사의 속도를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두 기사는 같은 이야기다. ‘진압 작전’ 중계에 머무는 주류 보도가 묻지 않는 질문이 남는다. 왜 이 건물은 이렇게 지어졌고, 누가 그것을 허가했는가.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천운이다. 그리고 천운은 제도가 아니다.”
Q. 남은 싸움은 세 갈래다

첫째, 완진 이후의 조사다. 발화 원인 못지않게 ‘왜 이렇게 커졌는가’, 곧 적재 구조와 방재 설비가 규명 대상이 되는지가 관건이다. 둘째, 규제 입법이다. 메자닌 층간 방화구획, 스프링클러 기준 세분화, 배터리 설비 주변 방화셔터 의무화가 이미 요구로 나와 있다(아래 ‘오늘의 입장’). 셋째, 쿠팡의 책임이다. 인명 피해가 없어 중대재해처벌법의 사정권 밖이라면, 주민 피해 배상과 전국 물류센터 일제 점검이 최소한의 출발선이다.

#쿠팡 #물류센터화재 #리튬배터리 #로켓배송 #국가소방동원령 #방화구획 #위험의사회화
03
한 장의 세계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1820~2022년 1인당 GDP 추이 그래프
자료: 애덤 투즈(Adam Tooze) Chartbook · 매디슨 프로젝트 데이터 · 참세상 번역 게재(07/20)
그래프가 먼저 치른 결승전

어제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1 대 0으로 꺾었다. 그래프는 두 나라의 1820~2022년 1인당 GDP 곡선, 경기보다 200년 먼저 시작된 승부다. 20세기 초 세계 10위권 부국이던 아르헨티나는 영국 자본에 종속된 번영(1910년 철도의 66%가 영국 소유) 끝에 추락했고, 곡선은 20세기 후반 교차해 다시 만나지 않았다. 결승을 ‘개인의 마지막 춤’으로 기억하려는 시선에 이 곡선은 다른 답을 놓는다. 나라의 운명을 갈라 온 것은 재능이 아니라 세계경제에 통합된 방식, 곧 구조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사흘 사이, 이주노동자의 죽음과 추모가 겹쳤다

18일 오후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20대 하청 노동자가 곤돌라에 끼여 숨졌다(아래 뉴스 브리핑). 이주노동자 네트워크는 이 죽음을 “생산을 최우선 하는 기업살인”이라 명명했다. 같은 주말 천안에서는 KTX 공사 중 숨진 미얀마 노동자 고 아웅민우 씨의 추모제가, 수원역 광장에서는 이주노조의 순회집회가 열렸다. 반복해서 죽는 사람이 이주노동자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아래 ‘오늘의 단어’).

오늘의 논쟁
같은 우승, 두 개의 독법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을 다루는 언어가 갈라졌다. 주류 보도의 축은 메시의 눈물과 ‘K컬처 무대’라는 개인 서사다. 반대편에서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팀의 탁월함이 눈부신 개인기를 이겼고, 축구는 그 정신을 죽여 온 광적인 상업화를 간신히 이겨냈다”고 썼고(조회 17만), 프란체스카 알바네세는 이스라엘 제재에 앞장서 온 스페인의 우승에 “자유는 여전히 승리할 수 있다”는 문장을 얹었다(조회 35만). 같은 승리를 개인의 재능과 이별의 감정으로 기억할 것인가, 팀 · 이민 · 자본이라는 구조의 언어로 읽을 것인가의 싸움이다.

“네타냐후가 뉴욕에 오면 체포할 수 있는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9월 유엔총회를 앞두고 논쟁에 불을 붙였다. 뉴욕타임스 인터뷰(현지 19일 공개)에서 네타냐후를 “ICC에 기소된 전쟁 범죄자”라 부르며 “시 법무국이 체포 가능성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여성신문 보도). 근거는 2024년 11월 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이다. 반발은 즉각적이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시정 실패를 가리려는 위협이라 일축했고, 민주당의 존 페터먼 상원의원까지 “광대”, “앉아 있으라”고 조롱했으며, 우파 매체들은 ‘정치 쇼’라는 표제를 달았다. 지지자들의 반문은 하나다. 125개 ICC 회원국이 이행 의무를 지는 영장을 ‘쇼’라 부르는 나라는 어느 쪽이 법치에서 멀리 있는가. 미국은 ICC 비회원국이고 트럼프 행정부는 영장을 발부한 판사들을 제재했다. 실행 가능성보다 앞서는 쟁점은 이것이다. ‘규칙 기반 질서’라는 말이 서방의 도시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발언 영상은 아래 게시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늘의 단어
위험의 이주화

‘위험의 외주화’가 원청의 위험을 하청으로 떠넘기는 구조를 가리키는 말이었다면, ‘위험의 이주화’는 그 사슬의 마지막 칸을 가리킨다. 하청의 가장 위험한 자리가 이주노동자로 채워지는 현실이다. 이 말이 지금 다시 불리는 이유는 명단이 쌓이기 때문이다. 7월 1일 KTX 공사 터널에서 혼자 일하던 미얀마 노동자 아웅민우 씨가 죽었고, 18일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입사 7개월의 하청 노동자가 죽었다. 안전교육과 2인 1조 원칙은 언어의 장벽 앞에서 가장 먼저 생략된다. 이 개념의 힘은 책임의 위치를 옮기는 데 있다. ‘한국어가 서툰 노동자의 실수’가 아니라, 위험을 아래로 흘려보내도록 설계된 고용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금속노조와 이주노동자 네트워크가 같은 주말 같은 단어를 썼다. 싸움은 진행 중이다.

오늘의 말
비판“민주주의만 생각하니 가끔은 자본주의를 완전히 망각한다”

재계 수장의 국가론이 주말 X를 달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이 15일 대한상의 하계포럼 간담회에서 한 이 발언은 19일 보도를 거쳐 20일 X에서 발언을 정리한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했고, “민주주의 생각하지 말고 기업에 돈을 넣으라는 얘기인가”라는 반박들을 불렀다. 발언의 골격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같은 속도로 돌아야 할 두 바퀴”인데 한쪽이 멈춰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주 52시간 규제와 상속 · 증여세를 지목했다. 이 비유가 감추는 것은 두 바퀴의 실제 속도다. 노동시간 규제에는 특별연장근로와 유연근로제라는 구멍이 이미 뚫려 있고, 반도체 특별법 논의는 그 구멍을 더 넓히는 중이며, 세제 완화 요구는 해마다 국회에 상정된다. 자본의 바퀴는 멈춘 적이 없다. 망각을 말하려면 시점이 나빴다. 이 발언이 확산되던 주말, 자본주의의 비용 청구서는 울산 조선소의 하청 이주노동자와 인천 물류센터의 소방관 · 주민에게 날아가고 있었다. 한국 사회가 망각한 것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그 비용을 치르는 사람들이다.

05
오늘의 입장

주말을 건너온 월요일, 조직들의 문서는 한 노동자의 죽음과 하나의 불로 시작한다. 산업재해를 놓고 금속노조는 20일 「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발생 - 생산 최우선 경영이 부른 명백한 기업 살인」 성명에서 “과상승 방지장치가 작동할 수 없는 곤돌라 이동 반경 안에 족장이 버젓이 설치”된 현장 구조를 지목하고 유족 사과와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을 요구했다. 같은 날 정의당은 「쿠팡 인천물류센터 화재, 전국 물류센터 일제 점검 나서라」에서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을 “그야말로 천운”이라 부르며, 메자닌 구조 층간 방화구획 · 스프링클러 기준 세분화 · 아크차단기 의무화 등 구체적 입법 목록을 내놨다. 두 성명은 다른 사업장을 다루지만 같은 문장을 쓴다. 안전을 개별 기업의 선의에 맡기는 시대를 끝내라는 것이다.

복지 영역에서는 참여연대가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심의를 겨냥해 「2027년도 기준중위소득, 자의적 산정 아닌 실측치에 기반해야」 논평을 냈다. 기준중위소득과 실제 조사 중위소득의 격차가 2018년 12.49%에서 2023년 29.62%로 벌어졌다는 수치를 들어, 격차 해소 공언 뒤에서 기본증가율을 임의로 낮춰 온 “편법”을 비판했다. 기초생활보장의 문턱이 통계 기술로 관리되고 있다는 고발이다.

한편 국회의 공방은 문서로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특검 수사를 받는 ‘일타강사’를 겨냥해 「‘일타강사’의 궤변은 끝났습니다」 논평을,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을 겨냥해 「민심을 버리고 강성 지지층을 선택한 민주당, 범죄 피해자는 누가 지킵니까」 논평을 냈다. ‘피해자’가 다시 정쟁의 언어가 되는 동안,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를 실제로 보장할 설계는 어느 쪽 문서에도 없다.

06
사설 · 칼럼 비평
주목어제의 결승전을 가장 깊게 중계한 것은 스포츠면이 아니다
「스페인 대 아르헨티나, 1816~2026」  애덤 투즈 · 참세상 · 07/20

승패의 이유를 감독의 용병술에서 찾는 글은 많지만, 1816년 아르헨티나 독립에서 시작하는 글은 이것 하나다. 투즈는 어제의 결승전을 두 나라의 200년 경제사 위에 놓는다. 영국 자본의 ‘비공식 제국’에 편입돼 번영했다가 그 종속의 대가를 치른 아르헨티나와, 뒤늦게 유럽 통합으로 올라선 스페인이다. 메시라는 개인의 위대함과 그를 붙잡을 수 없는 아르헨티나 구단들의 가난이 한 그래프에서 만난다. ‘불균등 · 결합 발전’이라는 오래된 개념이 축구장에서 아직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 글은, 스포츠 소비의 언어에 지친 독자에게 좋은 해독제다. 다만 국가 단위 서사가 각국 내부의 계급을 지운다는 점은 읽으며 보충할 몫이다.

비판‘이런 위험’이라는 말 속에서 사라진 주어

“이런 위험 전국에 6000곳”이라는 제목은 정확하고, 바로 그 정확함이 알리바이가 된다. 위험을 ‘물류센터’라는 시설의 속성으로 서술하는 순간, 그 시설을 그렇게 설계한 기업과 그것을 허가해 온 규제의 이름이 문장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사설은 빽빽한 적재와 자동화 설비가 위험을 키운다고 옳게 짚으면서도, 그 적재와 자동화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로켓배송의 속도 경쟁)는 끝내 묻지 않는다. 2021년 덕평 화재 이후 쿠팡이 발표한 안전 투자가 왜 5년 만에 같은 회사의 더 큰 불로 귀결됐는지도 비켜 간다. ‘고난도 재난’이라는 규정은 사실이지만, 재난은 자연현상이 아니다. 방재 대책을 주문하는 결론에 동의하면서도, 그 대책의 첫 줄에 와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책임의 주어라는 점을 이 사설은 보여 주지 못했다.

비판여론이 바뀌었다는 사설이 말하지 않는 여론의 출처

토론 무산의 경위 서술은 사실에 충실하고, 공개 토론을 피하는 거대 여당이라는 비판은 뼈아픈 데가 있다. 이건태 의원의 하루 만의 번복은 옹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사설이 근거로 쌓는 ‘달라진 여론’의 출처를 볼 필요가 있다. 여론을 바꾼 것으로 지목된 광주 여고생 사건 보도와 ‘범죄자 천국’ 프레임은 상당 부분 이 신문을 포함한 지면들이 만들어 온 것이고, 검찰동우회가 조직적으로 존치 여론전에 나선 국면은 사설에 등장하지 않는다. 검찰 출신 두 사람의 토론을 ‘실질적 토론’의 모델로 세우는 대목도 증상적이다. 수사권 조정의 이해당사자가 검사만은 아니다. 토론에서 도망치지 말라는 요구는 정당하다. 다만 그 토론의 링 자체가 누구의 언어로 만들어졌는지는, 이 사설이 독자에게 감춘 전제다.

논쟁보수지가 보유세 강화를 ‘인정’할 때 따져 볼 것

보유세 강화 자체를 저지하던 지면이 ‘보유세를 올리려면’이라는 조건문으로 옮겨 왔다. 이 이동 자체가 정세의 산물이라 논쟁할 가치가 있다. OECD 대비 낮은 보유세 · 높은 거래세라는 진단과 ‘보유세 강화, 거래세 인하’ 교환론은 진보 진영 일부도 공유해 온 방향이다. 쟁점은 교환의 설계다. 사설이 드는 사례(집 한 채 팔면 같은 평수로 못 옮긴다)의 주인공은 이미 집을 가진 사람이고, 거래세 인하의 이익도 거래할 자산이 있는 사람에게 귀속된다. 무주택 세입자에게 이 교환은 어느 쪽으로도 떨어지지 않는다. ‘징벌적 과세 곤란’이라는 상투구 뒤에서 초고가 자산 과세의 실효세율 문제를 흐리는 대목도 경계할 지점이다. 세제 스왑 논쟁에 응하되, 교환의 저울에 세입자의 자리를 먼저 놓으라는 것이 우리의 논쟁 지점이다.

07
오늘의 뉴스 브리핑
정치 · 민주주의
내란외환 2차특검 본회의 상정…국힘, 24시간 무제한 토론 돌입
미디어오늘 · 07/20

2차특검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하는 법안이 본회의에 오르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계엄 세력 단죄의 시한을 늘리는 법안을 ‘무제한 토론’으로 막는 선택은, 이 당이 아직 내란 국면에서 자신의 자리를 정하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 준다.

경찰, ‘김건희 명품백 종결 처리’ 권익위 압수수색…직권남용 의혹 수사
경향신문 · 07/20

경찰이 명품백 사건을 종결 처리한 전 권익위 지휘부를 직권남용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수사 대상은 개인이지만 규명해야 할 것은 제도다. 권력 감시 기구가 권력 비호 기구로 뒤집히는 데 필요했던 것은 위원장 두 사람의 결심뿐이었다.

1980년 해직 언론인들 “12 · 3 비상계엄, 전두환 모방 내란 범죄”
한겨레 · 07/20

신군부에 해직된 언론인 933명의 이름이 46년 만에 국회 토론회에 다시 불려 나왔다. 이들이 12 · 3 계엄에서 1980년을 읽는 것은 과장이 아니라 경험칙이다. 계엄의 첫 목표는 언제나 보도 통제였고, 그 역사의 배상은 아직 재판 중이다.

전교조 충남지부 압수수색… “교사 정치기본권 옥죄는 탄압” 반발
오마이뉴스 · 07/20

경찰이 전교조 충남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노조는 “교사 정치기본권을 옥죄는 탄압”이라 반발했다. 교사의 정치적 표현이 수사 대상이 되는 법제는 정권이 바뀌어도 그대로다. 계엄 세력의 언론 통제를 단죄하는 국면이라 이 낡은 재갈은 더 도드라져 보인다.

경제 · 불평등
‘2천억 수혈’ 홈플러스, 법원에 즉시항고…회생 재도전
한겨레 · 07/20  (함께: 「검찰, ‘홈플러스 사태’ MBK 부사장 소환」 한겨레 · 07/20)

홈플러스가 마감 시한에 2천억 원을 채워 회생 폐지 취소를 청구했고, 같은 날 검찰은 채권 사기 발행 혐의로 MBK 부사장을 불렀다. 회생의 불씨는 살았지만 계산서의 순서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와 입점업체가 견딘 넉 달의 비용은 아직 김병주 회장의 장부에 오르지 않았다.

‘초과이윤’ 토의 예정이던 대통령 주재 수보회의 순연… 사회적 논의 더 필요하다 판단
세계일보 · 07/20

반도체 초과이윤의 사회적 배분을 다루려던 수석보좌관 회의가 미뤄졌다. ‘더 필요한 사회적 논의’가 재계의 반발을 뜻하는 것이라면(최태원 회장의 ‘자본주의 망각’ 발언이 그 신호탄이다, 위 ‘오늘의 말’), 논의가 길어질수록 배분의 몫은 줄어들 것이다.

[단독] ‘쿠팡 퇴직금 미지급’ 진정, 당사자도 모르게 ‘종결’
매일노동뉴스 · 07/20

쿠팡 노동자의 퇴직금 진정이 본인 통보도 없이 종결된 사실이 드러났다. 물류센터의 불이 보여 준 것과 같은 구조다. 이 회사의 속도는 안전과 임금의 청구서를 처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노동행정은 그 미납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 · 기후 · 공공성
HD현대중공업 또 끼임 사망사고… 노조 “생산 우선 경영이 부른 중대재해”
참세상 · 07/20

18일 오후 4시 40분께 울산 조선소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20대 하청 노동자가 곤돌라와 족장 사이에 끼여 숨졌다. 4월 잠수함 공장 중대재해 이후 석 달 만이다. 금속노조가 ‘기업 살인’이라는 단어를 고른 이유는 수사가 답해야 한다. 과상승 방지장치가 작동할 수 없는 자리에 족장이 설치돼 있었다는 것이 노조의 고발이다.

현대차 · 한국지엠 노조 동시 부분파업
매일노동뉴스 · 07/20

완성차 두 노조가 같은 날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울산지노위의 원청 교섭 결정과 노조법 개정 이후 첫 임단협 국면이다. 파업은 임금 숫자의 싸움이 아니라, 바뀐 법이 교섭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가리는 시험대다.

23일 파업 앞둔 보건의료노조 막판 집중교섭
매일노동뉴스 · 07/20

보건의료노조가 사흘 뒤 파업을 앞두고 집중교섭에 들어갔다. 쟁점은 인력이다. 병상 곁에 사람이 없는 문제를 임금 협상의 부속 의제로 다루는 한, 이 파업 예고는 해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다.

‘나흘째 집중호우’ 피해신고 820여건…경북 북부 등 추가 피해 우려
경향신문 · 07/20

나흘째 이어진 비로 6개 시 · 도에서 피해 신고 828건, 이재민 120명이 나왔고 내일도 중부에 최대 120mm가 예보됐다. 인명 피해가 없다는 잠정 집계가 안도의 근거가 되려면 조건이 있다. 반지하와 산사태 우려 지역의 대피가 통계에 앞서 작동해야 한다.

젠더 · 인권 · 소수자
계절노동자 이탈하자 “SNS에 사진 올려”…인권위 진정 접수
경향신문 · 07/20

사업장을 이탈한 필리핀 계절노동자의 여권 사진이 SNS에 뿌려지고 가족에게 협박 문자가 갔다. 5천만 원 이탈보증금까지 더하면, 진정 단체들이 이것을 ‘인신매매’라 부르는 것은 수사(修辭)가 아니라 묘사다. 지자체가 송출입을 주관하는 계절노동자 제도 자체가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

최저임금은 올랐는데…장애인 노동자 1만 명 40년째 ‘최저임금 적용제외’
비마이너 · 07/16 17:08 (주말 발행 공백 편입)

최저임금법 7조는 40년째 장애인 1만 명을 최저임금 바깥에 세워 두고 있다. 올해 인상률을 둘러싼 논쟁 어디에도 이들의 자리는 없었다. ‘적용제외’라는 행정 용어가 가리는 것은, 노동의 가치를 사람에 따라 차등하는 법정 차별이다.

‘여성 왕위 배제’ 고집 첫 여성 총리 다카이치 지지율 최저
여성신문 · 07/20

일본 첫 여성 총리가 여성의 왕위 계승을 막는 황실전범 개정을 고집하다 지지율이 처음으로 40%대로 내려앉았다. 유리천장을 깬 개인이 유리천장의 수호자가 되는 역설은 낯설지 않다. 대표성의 정치는 얼굴이 아니라 정책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반면교사다.

문화 · 과학
결승전 뒤흔든 BTS · 트로피 연 정호연…2026 월드컵은 ‘K컬처 무대’였다
경향신문 · 07/20

BTS의 하프타임 무대와 트로피 세리머니의 한국 배우. 결승전이 ‘K컬처의 승리’로 중계됐다. 자부심의 문법 뒤에 남는 질문이 있다. 문화가 국가 브랜드의 지표로 계량될 때, 무대에 오르지 못한 문화와 그 무대를 떠받치는 노동은 목록의 어디에 적히는가.

[Y-RAY] 일베와 경상도
참세상 · 07/16 (주말 발행 공백 편입)  (함께: 「리센느 사투리, ‘일베 몰이’ 부추긴 언론」 미디어오늘 · 07/18)

아이돌의 사투리가 ‘일베 논란’으로 번진 한 주, 참세상 문화평론 영상과 미디어오늘 보도가 같은 지점을 짚었다. 혐오 커뮤니티의 언어를 판별한다는 명분으로 언론이 낙인의 확성기가 되는 구조다. 일베를 비판하는 일과 일베 감별사를 자처하는 일은 다르다.

유네스코 총회 열리는 한국, 우리의 세계유산은 안녕한가
오마이뉴스 · 07/20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부산 선언’을 채택하는 동안, 전국 환경단체들은 회의장 앞에서 국내 유산 관리의 실태를 따졌다. 개최국의 자격은 의전이 아니라 목록이다. 갯벌 2단계 등재 약속과 설악산 · 가덕도의 현재가 그 목록의 첫 줄에 있다.

국제 · 전쟁 · 평화
미군 3명 사망에 전력증강 전면전 태세…‘탄약고갈 · 기지취약’ 어쩌나
한겨레 · 07/20

주말 미군 3명이 죽고 미국의 이란 공습은 9일째를 맞았다. 개전 이후 미군 사망 18명, 부상 430명이다. 방공 탄약이 바닥나고 있다는 내부 경고 속에 전투기가 증파된다. 이 전쟁의 문법은 익숙하다. 억지력을 지킨다는 이유로 소모전에 끌려 들어가고, 출구는 아무도 설계하지 않는다.

이스라엘군, 휴전에도 팔레스타인인 8명 사살 · 가자 점령지 확장
Israeli army kills 8 Palestinians, expands occupied area in Gaza despite ceasefire · Anadolu Agency · 07/19

휴전선인 ‘옐로 라인’의 콘크리트 표식이 100m 서쪽으로 옮겨졌고, 팔레스타인인의 집들이 이스라엘 통제 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휴전 이후 사망은 1144명이다. 세계의 시선이 이란으로 쏠린 사이, 가자에서는 휴전이라는 단어 아래 점령이 전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레바논 남부 학교 3곳 파괴
Israeli army destroys three schools in southern Lebanon, minister says · Al Jazeera · 07/18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학교 세 곳을 폭파했다. 군사 시설이 아니라 학교가 목표가 되는 전쟁이다. 국제법의 언어로는 전쟁범죄 심사 대상이지만, 심사할 기구들의 힘은 지금 가장 약하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해임, 젤렌스키 부패 논란의 소용돌이로
Ukraine’s defense minister walked into Zelensky corruption buzzsaw · Responsible Statecraft · 07/17  (함께: 「젤렌스키의 이상한 개각…우크라이나 ‘적전분열’」 여성신문 · 07/20)

무기 조달 개혁으로 기득권과 충돌한 국방장관이 경질되자 키이우 등지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진다. 전쟁 국가의 역설이 여기 있다. 전쟁 수행을 명분으로 반부패가 뒤로 밀릴 때, 무너지는 것은 전선보다 먼저 후방의 정당성이다.

EU ‘챗 컨트롤’ 법은 왜 프라이버시 전문가들을 들고일어나게 했나
Why the EU’s so-called Chat Control law has privacy experts up in arms · Euronews · 07/18

아동 성착취물 탐지를 명분으로 플랫폼의 사적 메시지 스캔을 허용하는 한시 규정이 유럽의회에서 절차적 술수로 연명했다. 반대표가 더 많았는데도 부결 정족수에 못 미쳤다. 아동 보호라는 목적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수단이다. 법 집행을 민간 기업에 외주 주는 감시는 한번 만들어지면 목적을 갈아 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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