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수요일 저녁 한화 본사 앞에서 두 번째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 내 삶을 바꾸는 광장, 평등을 여는 2025년’이 열렸다.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이 공동 주관단체로 나서 윤석열 퇴진 투쟁을 통해 2025년에는 “차별과 배제가 일상화된 ‘옹졸한 민주주의’를 넘어 더 큰 민주주의”로 나아가자는 제안이었다.
집회는 원래 1월 1일 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참사로 한 주 미뤄졌다. 윤석열이 칩거 중인 한남동 관저 앞으로 장소를 정했으나, 7일 서울 상경 투쟁을 시작한 거통고 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 노숙농성장에서 평등과 연대의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 사이 한남동은 극우세력의 집회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장예정 공동집행위원장의 말처럼, 이 과정이 지금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여전히 안전하지 못한 사회, 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 혐오를 먹고 힘을 키우는 극우 정치, 무너진 헌법의 자리와 평등하지 못한 공론장. 모든 것이 한국 사회 그 자체”였다.
하지만 집회는 힘차게 진행됐다. 거통고지회 노동자들, 고용승계를 외치며 1월 8일로 고공농성 1주년을 맞은 한국옵티칼 박정혜, 소현숙 노동자,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아가자고 투쟁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의 투쟁영상으로 시작한 집회에는, 건설 현장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문유식 님의 딸, 대통령경호처에 입틀막 당했던 카이스트 졸업생, 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다 해고되어 투쟁 중인 지혜복 교사 투쟁에 연대해온 활동가 등이 시민발언에 참여해 ‘평등의 이름으로 윤석열을 퇴진시키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현장 근처에는 거통고 조선하청지회를 지지하는 분이 보내온 커피차가 있어,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강추위에도 자리를 지킨 300여 명의 집회 참여자를 응원했다. 연대의 힘으로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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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글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발행하는 <평등으로>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