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유역, 청정 에너지 전환 놓고 세계적 경쟁의 중심으로

지구 최대의 탄소 흡수원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여겨지는 아마존 분지가 또 다른 세계적 이슈의 중심에 섰다그것은 바로 핵심 광물 및 희토류 원소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다전 세계 국가들이 탈탄소화를 가속화하면서태양광 패널전기차풍력 터빈첨단 무기 등에 필수적인 리튬니켈구리코발트 등 금속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녹색 광물을 둘러싼 경쟁은 모순을 드러낸다저탄소 미래로의 전환이 오히려 환경 파괴를 가속하고지역 주민에 피해를 주며지구상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의 규제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역설이 그것이다.

출처: Unsplash+, Community

초록빛 금광의 새로운 시대

아마존은 이미 여러 차례의 착취 사이클을 경험해 왔다고무소고기목재콩 등 외부 시장의 수요에 따라 숲은 그 모습이 바뀌어 왔다이제 초점은 지하의 광물 자원에 맞춰졌고이들은 다국적 기업과 국영기업들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남미 최대의 광업 강국인 브라질은 전 세계 채굴 가능한 나이오븀 매장량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나이오븀은 초전도 합금에 필수적인 금속이다파라(Pará) 주에 위치한 카라자스 광산 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노천 철광석 광산 중 하나로구리망간도 생산된다또 다른 기업인 노르스크 하이드로(Norsk Hydro)는 같은 주의 파라고미나스(Paragominas)에서 보크사이트를 채굴하고 있다이처럼 아마존은 이미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연결된 상태다.

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 등도 전략 광물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볼리비아 저지대에는 비공식 금 채굴이 급증하고 있으며주석과 손대지 않은 희토류 매장지도 존재한다콜롬비아의 비차다(Vichada) 지역에는 캐나다 기업 옥시코 자원 개발 회사(Auxico Resources)가 운영하는 미너스틱(Minastyc) 프로젝트가 있으며여기서는 탄탈럼나이오븀갈륨이 채굴된다에콰도르 남동부에서는 카스카벨(Cascabel), 미라도르(Mirador)와 같은 메가 프로젝트가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구리 및 금 채굴에 나서고 있다수리남과 가이아나는 과거 금과 보크사이트에 집중했으나이제는 기아나 순상지(Guiana Shield)에서 희토류 매장지 탐사에 착수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략 광물을 둘러싼 국제 분쟁 구도와 맞물려 있다중국은 희토류 정제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점하고 있으며인프라 투자 및 광물 계약을 통해 남미 전역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특히 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의 리튬 삼각지대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한편브라질과 페루의 광산에도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이에 맞서 미국유럽연합캐나다일본 등은 중국의 지배력 밖에 있는 대체 공급원과 운송 경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그 결과아마존 지역 국가들이 핵심 대상이 되었고서방과 아시아 기업들이 광물 탐사 지역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이 경쟁은 흔히 정부의 금융 지원을 동반한다.

포위된 숲

하지만 이 지역에는 물리적·제도적 장애물이 거대하게 놓여 있다많은 광물 부존 지역은 접근이 어려운 오지에 위치해 있으며인프라와 정부 감독도 부족하다. RAISG(아마존 지리정보 사회환경 네트워크)와 브라질 국립광업청(ANM) 지리정보 자료에 따르면채굴 허가 구역이 원주민 보호구역 및 환경 보호구역과 중첩되는 경우가 많다이는 합법적 채굴이 법적 제한 구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는 비공식 협동조합 및 불법 무장조직이 활동하면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흐려지고이에 대한 감시 역시 매우 어렵다지리적 고립은 이러한 문제를 악화시킨다일부 지역은 보트로 며칠이 걸려야 도달할 수 있으며디지털 신호조차 거의 잡히지 않는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조직 범죄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코카인 밀매불법 벌목비인가 광산 개발로 얽힌 네트워크가 이제는 고부가가치 광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콜롬비아에서는 FARC(콜롬비아무장혁명군잔당과 우익 민병대가 금과 콜탄(coltan, 콜럼바이트-탄탈라이트거래의 일부를 장악하고 있다브라질의 타파조스(Tapajós) 지역에서는 야노마미 보호 작전(Escudo Yanomami, 야노마미 보호구역 내 불법 금 채굴과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한 군·경 합동작전)에도 불법 채굴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전역에 걸쳐 수은에 의한 강 오염도 심각하다이는 수공예식 채굴로 인한 중금속 유출에 기인하며수생 생물 군집을 파괴하고원주민 공동체에 심각한 건강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그러나 위험은 환경적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이러한 활동은 국가의 권위를 약화시키고제도를 부패시키며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볼리비아와 에콰도르에서는 사전 협의 없이 부여된 채굴 허가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으며이에 따라 도로 봉쇄법적 소송그리고 폭력적인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 광산지대에서는 채굴이 군사화되었고국가와 무장 단체들이 폭력과 강제 노동대규모 산림 파괴 속에 영토를 놓고 다투고 있다이 지역에서 금다이아몬드콜탄의 결합은 처벌받지 않는 범죄와 국가 탄압과 맞물려진보로 포장된 인도주의 위기를 낳고 있다.

투명성과 환경 규제를 위한 시도들도 존재하지만일관성과 실효성은 부족하다콜롬비아 광업청(ANM)은 디지털 등록 시스템과 RUCOM(전국 광물 판매자 등록제같은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으며브라질은 산림법(Código Florestal)과 IBAMA, SISNAMA 같은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볼리비아는 볼리비아 지리정보 포털(GeoBolivia), 에콰도르는 광업지도 포털(Geoportal de Catastro Minero)을 통해 환경 정보가 포함된 지도를 제공하고 있지만데이터는 불균등하고국경 지역에서의 감독은 미흡하다또한 유엔 초국가적 조직범죄 방지 협약(UNTOC) 등 국제 협약과 채굴 활동을 연계하려는 시도도 있다.

공정한 전환인가새로운 착취인가?

딜레마는 분명하다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전략 광물에 대한 수요를 어떻게 아마존의 생태적·사회적 통합성을 훼손하지 않고 충족시킬 것인가여기에 대한 단순한 해답은 없다수공예식 채굴의 제도화수은 없는 기술 보급환경영향평가 강화 같은 조치는 필수적이지만아직 충분하지 않다진정으로 요구되는 것은 지역 공동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철저한 사전 협의생태적 한계 존중을 핵심 원칙으로 삼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이다. EITI(추출산업 투명성 이니셔티브)와 같은 프로그램은 책임 있는 자원 관리 프레임워크를 제공하지만그 실효성은 정부의 의지와 시민 사회의 적극적 참여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도청정 에너지를 둘러싼 논의는 그 자체의 채굴 비용을 직시해야 한다탈탄소화는 파괴된 숲오염된 강내쫓긴 공동체를 대가로 이루어질 수 없다아마존은 단순한 자원 저장고가 아니다아마존은 기후를 조절하고문화들을 지탱하며대안적 미래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유기체다만약 녹색 에너지를 위한 광물이 오히려 피해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추출된다면생태 전환은 아마존 착취의 또 다른 장이 될 뿐이다.

지금 이 순간저탄소 경제를 위한 블록을 쌓으려는 투자자정부환경운동가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동안아마존은 하나의 기로에 서 있다전 지구적 수요에 희생된 또 하나의 광물 프런티어가 될 것인가아니면 생태와 사람을 존중하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전환의 무대가 될 것인가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단지 청정 에너지의 미래뿐 아니라세계 최대 열대우림의 운명을 함께 결정지을 것이다.

[출처Minerais críticos: corrida global por energia limpa pode expor Amazônia a novo ciclo de exploração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로버트 머가(Robert Muggah)는 브라질의 싱크탱크인 보슈 아카데미(Bosch Academy)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펠로우(Richard von Weizsäcker Fellow)이며, 이가라페 연구소(Instituto Igarapé) 공동 설립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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