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에서 인도에 이르기까지 농민들은 화석연료 기반 비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상당량이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다.
한 농부가 인공 비료를 밭에 살포하고 있다. 이 비료는 전 세계 식량 체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되었다. 출처: Unsplash+, Getty Images
2월 말까지 전 세계 각지로 향하는 선박들은 매일 호르무즈 해협을 꾸준히 통과하고 있었다. 오만과 이란 사이에 놓인 이 좁은 수로는 페르시아만과 세계 경제를 연결하는 유일한 자연 해상 통로 역할을 한다. 그러나 3월 2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수일간의 군사 공격 이후 이란이 역사상 처음으로 이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발포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후 이 수로를 통과하던 선박들은 공격을 받아 불에 타고 있으며, 수백 척의 유조선이 발이 묶인 채 남아 있다. 이 전쟁으로 최소 1,800명이 사망했으며, 여기에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와 다른 고위 정부 인사들도 포함된다.
페르시아만은 세계 석유와 가스 생산의 핵심 축이다. 평상시에는 전 세계 석유와 가스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이 전쟁 상태에 놓이면서 석유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은 에너지 위기가 임박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도 전역의 식당들은 해상 봉쇄로 인한 연료 부족 속에서 운영을 축소하거나 폐업을 경고하고 있으며, 스리랑카에서는 조리용 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또 다른 세계적 위기도 가시화될 수 있다. 이 지역의 석유와 가스 생산 덕분에 이곳은 질소 비료의 세계 주요 수출지 가운데 하나가 되었으며, 이 비료는 전 세계 식량 체계에 필수적이다. 지구상의 많은 작물을 재배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고, 이를 질소와 결합해 암모니아를 만든 뒤, 다시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요소를 만든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 세계 질소 비료 교역의 거의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인산 비료 생산에 필수적인 황 역시 세계 물량의 거의 절반이 이 통로를 지나간다.
이 수로는 식량 공급에서도 생명선과 같은 역할을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수출되는 팜유는 심각한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쌀과 밀 수입에 의존하는 걸프 국가들로 향하는 곡물 선적도 중단된 상태다.
“상당히 많은 식량, 혹은 현대 농업에 투입되는 자원들이 이 매우 좁은 해로를 통과하고 있다”고 콜로라도대학교 ‘베터 플래닛 연구소(Better Planet Laboratory)’에서 식량 불안을 연구하는 데이터 과학자 지니 브라이치(Ginni Braich)는 말했다. 그는 이 해협이 통과하는 식량의 절대적 물량만 놓고 보더라도 전 세계 운송 경로 가운데 상위 20퍼센타일에 속한다고 추정한다. 브라이치에 따르면 이 수로를 통한 무역이 중단될 경우 나타나는 갑작스럽고 연쇄적인 영향은 “모든 것이 얼마나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취약한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아주 작은 교란만으로도 전 세계에 파급되는 거대한 여파를 낳을 수 있다.”
브라이치는 시기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고 말했다. 북반구에서 봄 파종기, 즉 작물 농가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오늘 중동을 떠나는 선박들은 4월 중순에 도착하게 되어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분명히 아무것도 출항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료 시장에 큰 공백이 생길 것이다.”
전쟁이 지속될 경우 공급 감소와 화물 보험료 및 운임 상승이 공급망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석유와 달리 질소 기반 비료에는 의미 있는 전략 비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비축 물량이 없다. 미국이 일부 비료를 자체 생산하긴 하지만, 국내 생산자들이 수백만 톤 규모의 비료 공급을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도처럼 중동에서의 비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해협 통행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또한 걸프 지역에서 나오는 황 수출이 전 세계적으로 막히면서 중국, 인도네시아, 모로코, 그리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브라이치는 운송비와 재고 비용의 장기적 상승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에게는 그 영향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주요 비료 제품 가격이 상승했으며, 이는 농가의 이윤 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농민들이 비료 사용을 줄여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투입 자원이 많이 드는 작물 재배에서 다른 작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농무장관 브룩 롤린스(Brooke Rollins)는 화요일 애틀랜타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일로 인해” 미국 농민들이 겪고 있는 “급등하는” 비료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구상 약 40억 명이 합성 질소 비료로 재배된 식량을 소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이러한 화학 물질이 식물의 영양분으로 전환된 덕분에 생존하고 있는 셈이라고 스탠퍼드대학교 카네기 과학연구소(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물·식량 시스템을 연구하는 로렌초 로사(Lorenzo Rosa)는 말했다.
물론 천연가스가 합성 비료를 대량 생산하는 데 핵심이라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기후적 함의를 지닌다. 합성 비료를 생산하고 이를 농지에 살포하는 과정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전 세계 항공 부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로사는 이 과정을 대체할 저배출 방식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질소를 폐기물에서 재활용할 수 있으며, 천연가스 기반 설비도 지역 또는 재생에너지로 가동하고 비료를 필요로 하는 농장 인근에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화석연료에 기반한, 중앙집중적이며 따라서 취약한 비료 및 식량 공급망은 그 대안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과 같은 대규모 충격은 이 체계가 아무리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타당하더라도 얼마나 위험하게 취약한지를 드러낸다. 로사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 시점이 되면 한 국가는 이렇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나는 호르무즈 해협이나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값싼 비료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프리미엄을 감수하고 자국 내 생산과 에너지·식량 안보를 확보할 것인가?’”
농무장관 롤린스도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취약성을 인정했다. “우리는 요소, 인산염, 질소 비료의 거의 전부를 세계 다른 나라들로부터 들여오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멈춰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공급망을 분산시키는 과정이 의도치 않게 ‘녹색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국 내에서 생산된 비료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와 농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에 세계가 갈라질 수 있다. 예컨대 아프리카에서 광범위한 기아에 직면한 많은 국가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료 가격을 지불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비영리단체 식량안보리더십위원회(Food Security Leadership Council) 회장이자 바이든 행정부 시절 글로벌 식량안보 특사를 지낸 캐리 파울러(Cary Fowler)는 이렇게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서 말라위의 한 아이가 식사를 하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이 두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란 분쟁으로 인해 가장 심각한 식량 안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한 이후 글로벌 식량 원조가 붕괴되면서 이미 자국민을 먹여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기도 하다. 파울러는 이러한 비상 상황일수록 국제사회의 대응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해체로 저소득 국가의 농업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 연구와 사업이 중단된 데 더해,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과 다른 주요 서방 공여국들로부터의 기부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파울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생산성 향상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훨씬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선택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그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다. 즉, 적어도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텔레비전에서 아이들이 굶어 죽는 모습을 지켜볼 것인가의 선택이다.”
해협이 얼마나 오래 폐쇄될지는 분명하지 않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이 4월까지, 아니 그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고, 거의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하는 등 입장을 오가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해당 분쟁 해로를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위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어떤 일이 있어도 미국은 세계로의 에너지 자유 흐름을 보장할 것”이라고 썼고, 이후 이란이 해상 봉쇄를 계속할 경우 “죽음과 불, 분노”를 맞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요일에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곳에 머물러 있는 선박들이 “배짱을 보여” 해협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비료나 식량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출처] The War in Iran Could Plunge the World Into Hunger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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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렐라 혼-뮐러(Ayurella Horn-Muller)는 그리스트(Grist)의 스태프 기자로, 식량과 농업을 취재한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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