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에도 원청교섭이 사실상 가로막혀 있다며 전국 동시 농성에 돌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메가특구’에 노동시간 규제 완화와 기간제·파견 확대가 포함될 가능성에도 반대하며, 원청교섭 보장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권리 확대, 비정규직 차별 해소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7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비롯한 전국 지역고용노동청과 주요 거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시다발 농성·투쟁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643개 원청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상견례를 포함해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39개에 그쳤다. 노조는 정부가 법률에 없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시행령으로 강제하고 공공부문 원청의 사용자성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면서 법 개정 취지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민주노총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조법 개정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원청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행령과 해석지침이 원청에 교섭 회피의 명분을 주고 있는데도 고용노동부가 아무런 행정지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이윤이 원청에 집중된다면 마땅히 원청이 교섭에 나와야 하고, 더 이상 비정규직 간접고용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원청이 직접고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해당 지침이 성과급 배분이나 기업 이전·합병·매각 등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제한해 개정 노조법 취지와 노동3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메가특구’ 추진도 이번 농성의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별도의 특구 제도를 통해 노동시간 상한제의 예외 적용과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업종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거론했다. 민주노총은 실제 이런 내용이 추진된다면 “메가프로젝트를 명분으로 노동시간과 고용안정 원칙을 무너뜨리는 노동개악”이라며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한 산업지원 예산이 29.7% 증가한 반면 보건·복지·고용 지출 증가율은 9.3%에 그쳤다며, 대규모 산업지원과 규제 완화에 앞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공공성 강화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 국가지원 확대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공공의료 확대, 돌봄 공공성 강화와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구체적인 예산 과제로 제시했다.
출처: 민주노총
산별노조들도 현장에서 원청교섭이 가로막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원 금속노조 사무처장은 “온전치 않은 법을 보완해야 할 시행령은 그 법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도구로 전락했다”며 시행령 폐기와 노조법 2조 재개정을 요구했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법은 바뀌었지만 현장의 교섭은 가로막혀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더 이상 노동위원회 뒤에 숨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경규 보건의료노조 전략조직위원장도 “원청 사용자들은 창구단일화를 핑계로 발을 빼고, 노동위원회를 두 번 세 번 오가며 시간을 끌더니 이제는 법원으로 사건을 끌고 가 무기한 교섭 회피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약 870만 명이 근로기준법의 보호 밖에 있다며 ‘일하는사람기본법’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정의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홍창의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7월 3일 서울고법의 배달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판결을 거론하며 “자본이 쪼개놓은 고용 형태 때문에 노동자의 권리마저 쪼개질 수는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민주노총은 이번 전국 동시 농성을 시작으로 원청교섭을 제한하는 시행령·해석지침과 노동쟁의 대상 제한지침 폐기, 메가특구 노동규제 완화 저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권리 보장, 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차별 해소 예산 확대 등을 내걸고 하반기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출처: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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