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폭주를 멈추고,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참세상 자료사진. 참세상 박도형 기자.

올해 여름은 한국에서 40도라는 숫자를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감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체감기온이 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매년 반복되는 폭염과 경신되는 기록 그리고 일터와 삶터에서 속절없이 쓰러지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게 된다. 더위가 한풀 꺾인 8월 말, 네팔의 대홍수와 산사태 소식이 전해졌다. 기온 상승으로 히말라야의 거대한 빙하가 붕괴하면서 강을 덮쳤고 수천 명이 사망했다. 기후정의운동이 오랫동안 경고해 온 비극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9월 2일, 유엔은 새로운 기후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함께 약속한 지구 기온 상승폭 1.5도 제한목표가 사실상 달성 불가능하므로, 더욱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후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책임의무는 사라지고 자국 이해와 산업확장을 위한 경쟁과 적대가 세계를 휩싸고 있다. 특히 AI-반도체 산업의 확장과 경쟁은 오직 시장 선점과 이윤 확보를 위해 지구를 불태우며 벌어지는 자본의 폭주 그 자체다.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연간 945TWh(현재 프랑스 전력의 2배), 연간 9조 3000억 리터(사하라 이남 13억 명의 연간 생활용수)를 소비하게 된다.

AI-반도체 산업과 군비확산에 앞장서는 이재명 정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정부가 이러한 흐름을 추동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는 신규핵발전소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신설하면서 에너지 정책을 산업의 이해에서 분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진짜 경제성장’, ‘AI-반도체 산업 지원’이라는 정책 기조는 결국 ‘3대 메가프로젝트’라는 가장 심각한 기후생태파괴 사업이 되었다.

메가프로젝트가 계획한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에 총 40GW의 추가 전력이 필요하다. 대형 핵발전소 한 기가 1.4GW이니 메가프로젝트가 얼마나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 용인과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에 사용될 하루 용수량은 200만 톤에 달한다. 광주와 경남 전체 인구의 하루 생활용수와 비슷한 양이다. 반도체 공장으로 물이 흘러 들어가면 그만큼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매년 심각해지는 가뭄을 겪고도 정부가 내놓은 게 메가프로젝트다. 전쟁과 학살의 심화 속에서 정부는 K9 자주포와 요격미사일 천궁을 홍보하며 무기 판매상으로 세계를 누비고 있다. 급기야 호르무즈 해협 파병까지 검토하는 이재명 정부의 행태는 한국이 국제사회의 파괴적 흐름을 만드는 핵심 국가라는 점을 보여준다.


참세상 자료사진. 참세상 박도형 기자.

삶의 필요를 채우는 평등과 풍요의 세계로

기후정의운동은 AI-반도체 산업 확장과 무기 판매에 앞장서는 이재명 정부에 맞서야 한다. 한국 기후정의운동의 투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AI-반도체 경쟁과 전쟁으로 인한 기후생태위기라는 세계적 흐름에 맞서는 중요한 싸움의 현장이 되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는 경쟁과 불안에 지친 이들에게 ‘삼전닉스’의 수백조 원의 이윤을 앞세워 ‘거짓 풍요’를 약속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AI-반도체’ 국가의 길을 걷고 있는 대만에서는, 반도체 관련 산업의 100만 명을 제외한 나머지 900만 명의 노동자들은 심각한 저임금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벌어들인 돈은 부동산과 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특수가 갑자기 시작되자, ‘벌 수 있을 때 벌어보자’는 정부와 재벌들의 탐욕에 지구가 불타고 있다. 지구를 불태우는 데 사용되는 수백조, 수천조 원에 달하는 돈을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공공주택을 건설하고, 지역의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의료를 확충하고,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공공교통을 확충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면 세계는 지금부터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메가프로젝트를 멈추고, 삶의 필요를 충족하면서 생태적 한계를 지키는 진정한 풍요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 바로 그것이 지금 기후정의운동의 과제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참세상 창간특집① 「멈춰라,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후정의동맹이 발행한 신문과 참세상에 공동 게재합니다. 참세상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쟁점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관련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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