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오름

[인권오름] [박김형준의 못 찍어도 괜찮아] 우와우와~


"선생님. 조금 이따가 들어가면 안 돼요? 수업 종칠 때까지 사진 찍어요!!"
"어. 그럼 좋긴 한데요. 가서 사진도 뽑고 사진에 대해 설명도 써야 하는데..."
"그냥 좀만 더 있다가 가요. 좀만 더요."
"그럼 10분만 더 담아볼까요?"
제 대답도 안 듣고 부리나케 사진기를 들고 달려갑니다.

"선생님. 쟤요. 아까는 다른 선생님한테 사진 안 찍고 공부하면 안 되겠냐고 그랬어요."
옆에 있던 친구가 이르네요.
웃으면서 "고마운 일이네."라고 대답했어요.

사진기를 들고 달려간 친구.
하나하나 찍을 때마다 저에게 쪼르르 달려와 사진을 보여줍니다.
"선생님. 이거 진짜 잘 찍었어요! 꽃 보세요."
"와. 진짜 그렇네요. 나머지 풍경은 흑백 사진 같은데 꽃만 이쁜 색깔을 띠네요."
"그렇죠? 저 잘 찍었죠?"
"네. 정말 멋지네요. 우리 이제 들어갈까요? 수업시간이 거의 끝나가는데."
"아~~~ 선생님. 몇 장만 더 찍구요. 사진 찍는 거 너무 재밌어요. 우와우와~"
"응. 그래요. 그럼 수업 끝날 때까지 찍어요."

사진기 하나만으로 이렇게 흥분된 느낌을 가지게 된 것 자체가 '저에게도' 놀라운 경험이네요.
수업 종료시간이 훌쩍 넘어 사진을 찍고, 쉬는 시간에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감상을 나누고 마무리합니다.
친구처럼 이렇게 흥분된 느낌 저도 참 가져보고 싶네요. 이젠 늦었을까요? 아니겠죠?



덧붙이는 말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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