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의 주간지 사회와노동

민주노조 탄압 분쇄!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전선을 다시 세우자!

SJM, 만도 직장폐쇄에 맞서기 위한 금속노조의 과제


SJM과 만도에서의 직장폐쇄

지난 27일 SJM 안산공장과 만도 평택, 문막, 익산 공장에 각각 수백여 명의 용역들이 난입했다. SJM에서는 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에게 가공할 폭력을 가해 사업장 밖으로 내몰기 위해서였고, 만도에서는 노조의 집단행동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서였다.
양자 공히 노조파괴를 위해 기획된 시나리오라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2,000여 명의 용역들이 당일 일사분란하게 흩어져 사업장에 진입한 것이나, 법이 허용한 직장폐쇄의 범위를 넘어 신고절차도 무시하고 휴가 직전에 동시에 전개한 점, 원청의 양해 없이 부품업체가 직장폐쇄를 단행하기는 어려운데 두 회사 모두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기업들의 부품업체라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각각 추가적인 이유들도 있다. 2010년 SJM 오너들은 SJM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계열사들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비제조부문으로 이익을 집중시키려 했다. 상장사이며 생산이 주목적인 SJM은 생산활동이 가능한 최소수준의 이익만 남기도록 하고, 실제 이익은 비상장 계열사인 칼소닉과 티엔엔이 남길 수 있도록 그룹경영 전체를 재조정하고는 SJM홀딩스가 여기에서 막대한 배당금 및 임원 급여를 챙길 수 있도록 하려 했다. 이런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노동조합이 반발하자 SJM 오너들은 이를 진압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2008년 만도 경영진으로 다시 복귀한 한라그룹 오너들은 올해 만도기업 재도약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경영혁신과 원가절감을 강조했다. 새로 복귀한 오너로서는 이런 계획에 노조가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었고, 따라서 노조를 통제할 필요가 있었던 차이기도 했다.
‘노사갈등 유발 → 공격적 직장폐쇄 → 용역투입→ (노노갈등을 활용한) 어용노조 설립 → 민주노조 죽이기’라는 노조탄압 시나리오가 만도에서 벌써 구체화되고 있다. 직장폐쇄 직후 노노갈등을 활용해 기존 지도부를 용퇴시키고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한 뒤, 기 노조간부 일부를 동원해 어용노조를 설립해 버린 것이다. 직장폐쇄와 지도부 사퇴 직후인 30일 설립된 노조는 “뚜렷한 명분 없이 투쟁을 남발한 금속노조와 지부는 사측의 직장폐쇄 한방에 무너졌다. 정치투쟁과 허구적 산별주의가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이다. 새로운 만도노동조합은 허세와 기만으로 일관한 금속노조와 결별한다.”며 조합원들을 설득하려 들고 있다. 어용노조 수립과 민주노조 말살이 이제는 금속노조 대공장 기업별노조에서도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공격받고 있는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 전선

7월 20일까지 금속노조는 총파업전선을 호기롭게 밀어붙여왔다.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제, 비정규직 철폐 등과 같은 금속노조의 핵심 의제들에 근거해서 15만 금속노동자의 하나 된 투쟁을 조직하기에는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시기 집중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핵심의제를 매개로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드높이거나, 개별 사업장 차원에서 전개될 사업장 단위의 반격에 대응할 힘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했던 것이다. 7월 20일 전후로 일부 사업장 지부들과 지회들은 여름휴가, 8월 전후에 타결할 것을 목표로 의견접근을 해왔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쟁취하기 위한 완성차 지부들의 공동투쟁도 미흡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금속노조가 4대요구로 ‘비정규직 철폐’를 내걸며 사내하청 정규직화 요구를 중앙교섭 의제로 내걸기는 했지만, 완성차지부 어디 하나도 힘 있게 싸워나가지 못하고 있었던 터였다. 2년 미만 사내하청 노동자를 초단기 기간제로 활용하는 문제에서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서나 현대차 지부는 여전히 어떤 계기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기아차지부 소하지회는 K9 인수검사장에서의 비정규직 채용을 직권으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는 총파업투쟁전선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처사인 만큼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광주공장 사용주들은 폭력을 휘두르며 신규라인 설치를 강행했다. 공장대의원들과의 부서협의를 통해 물량 및 UPH 관련 협의를 거쳐 왔던 관행을 무시해버린 것이다.
적지 않은 조합원들이 총파업 전선의 성과가 어떻게 귀결될지 의문일 때, 금속노조가 3차 총파업을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을 때 자본가들이 역공을 한 것이다. 금속경기지부의 핵심사업장을 뒤흔들고, 금속산별로 완전히 전환하지 못한 기업지부 사업장에서 복수노조를 출현시키는 공세를 전개한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전선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SJM과 만도 자본가들의 직장폐쇄 및 민주노조 탄압을 개별 사업장 차원의 공세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는 금속노조 총파업 전선을 무너뜨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금속노조 전체를 아래에서부터 뒤흔드는 행위다. 발레오 만도에서부터 시작된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2012년에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SJM의 편법적인 경영이익을 보장하고 공격적인 직장폐쇄에 따른 경영 상의 책임을 눈감아주는 등 현대기아자동차가 음으로 양으로 자동차부품사의 노조파괴공작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금속노조는 이 사태를 단위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금속노조 전체의 명운을 걸어야 하는 사안으로 규정해야 한다. 단호한 투쟁이 필요한 것이다.
악덕 용역경비업체, 공격적 직장폐쇄에 따른 비판적 여론을 강화하는 것 말고도, SJM과 만도의 자본가처럼 악랄하게 노조 탄압을 하면 생산의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 불가피할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방법은 하나다. 3차 총파업 결의가 필요하다.
이제 개별적인 교섭국면을 자제시키고, 중앙교섭과 지역집단교섭의 집중력을 다시금 높여내야 한다. 지난 13일과 20일 하나 된 금속노조의 힘을 상기하면서, 노조 탄압에 맞서 왜 금속노조가 하나가 되어 싸워야 하는지 조합원들과 토론하고 중지를 모아내야 한다. 연대의 의지를 드높이고 투쟁의 기운을 북돋아야 한다. 민주노조를 사수하려는 SJM 지회의 투쟁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만도지부가 힘없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느 노조 하나라도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
그래야 SJM지회 노동자들이 금속노조를 믿고 개별적 현장복귀없이 단결하여 SJM 회사의 생산에 타격을 주면서 포악무도한 직장폐쇄를 응징할 수 있다. 그래야 만도지부 조합원들이 어용노조에 가입하지 않고, 민주노조를 지켜내려는 힘을 다시 모을 수 있다. 그래야 2010년 발레오만도에서부터 시작된 ‘직장폐쇄 → 노조파괴’ 흐름을 막아낼 수 있다.
덧붙여,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 어용노조를 앞세운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노조를 뒤흔드는 일반적인 전술로 되고 있다. 이에 맞설 수 있는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금속노조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민중운동 진영 전부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 직장폐쇄 직후에도 노조로의 단결력을 유지하고 현장투쟁과 지역연대투쟁을 전개하며 완강하게 투쟁해왔던 유성지회 사례나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절차를 악용하며 교섭을 회피해 오던 사업주들에 맞서 물러서지 않고 투쟁하며 지역연대를 복원해왔던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3차 총파업 투쟁을 결의하자! 현대기아차에 대한 강력한 규탄 투쟁을 시발로 2012년 금속노조의 투쟁전선을 재정비하자. 2012년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의 성과를 온전히 하면서, ‘야간노동 철폐, 비정규직 철폐’라는 금속노조의 요구를 쟁취할 수 있는 길을 다시금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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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 , 만도 , 용역 , S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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