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0ㅣ1월ㅣ연구소리포트] 현대자동차 영업, 연구 분야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2)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의 의뢰로 2007년부터 3년에 걸쳐 《현대자동차지부 판매, 남양 조합원 직무 스트레스 실태조사와 대안마련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2007년 제1차 사업 주요 결과는 2008년 4월호 《연구소 리포트》를 통해 소개했고, 이번에는 제2, 3차 사업의 핵심 내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글 싣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업 분야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2) 영업 분야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제언
(3) 연구 분야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4) 연구 분야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제언

현대자동차 영업, 연구 분야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2)
- 영업 분야 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제언

한노보연 상임활동가 콩

1. 들어가며

현대자동차 자본이 꾸준히 진행해 온 일상적 구조조정과 현장 통제는 영업 분야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와 직무스트레스를 강화시키고, 노동자의 삶과 건강을 훼손해왔다. 최근 현대자동차 자본의 행보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다양한 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대형 복합 거점을 만들어가면서 기존의 거점과 인원을 정리해나가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한층 강화되리라고 예상 가능하다. 그 결과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영업 분야 노동자의 노동 강도와 직무스트레스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며, 그 영향은 비단 영업 부문 뿐 아니라 구조조정에 연루된 모든 부문의 노동자들에게 확장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영업 분야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와 직무스트레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함으로써,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으로 악화된 노동조건을 회복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후 예상되는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한 발판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직무스트레스를 낮추고 그로 인한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적인 대응 방향과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내용, 원칙, 도입과 실행 과정, 그리고 노동조합의 후속 실천 과제 등을 제안했다. 이 글에서는 직무스트레스 문제에 대한 핵심 대응 방향,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기본 원칙과 도입 과정, 노동조합 실천 과제를 요약해서 소개한다.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구성과 내용은 3월호에 소개할 예정이다.)


2. 핵심 대응 방향
여기에서는 직무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 과정 전반에 걸쳐 견지해야 할 주요 과제를 두 갈래로 정리했다. 이는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노동환경 개선의 주력 과제기도 하다.

1) 회사는 구조조정이 초래한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
현대자동차 자본이 지금까지 고수해 온 경영․노무 전략은 노동자의 건강에 치명적인 ‘유해요인’이다. 당연히 회사는 스스로 초래한, 그러나 노동자에게만 전가되어온 직무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이것이 직무스트레스 예방의 첫 번째 핵심 방향이다.

① 소위 ‘시장질서 문란’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
영업 분야 노동자들이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로 꼽는 것은 이른바 ‘시장질서 문란’이다. 대리점이나 수많은 비공식 판매망 속에서 무질서한 가격 할인이 난무하여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그 책임은 판매 실적과 시장점유율을 높여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판매망을 다각화해온 회사에 있다. 따라서 회사는 판매망 다각화에 따라 초래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단기, 중기, 장기적 대책, 특히 사후 적발 중심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가능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② 직군 고유 업무 이외의 일괄 할당 중단
현대자동차 자본이 차량 판매에 수반되는 각종 카드, 대출, 중고차 매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함에 따라 이에 수반되는 다양한 업무들이 판매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어왔다. 특히 구매자에게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실적 목표를 일괄 할당하는 부당한 관행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있다. 이런 구조가 더 고착화되기 전에 최소한 일방적인 목표량 할당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 회사는 영업직 노동자들이 부득이 이런 업무를 하게 되더라도 그에 수반될 수 있는 구매자의 문제제기나 사고에 대해 부당한 책임을 떠안지 않도록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③ 신기술 도입에 대한 부작용 예방
대개 업무 자동화로 표현되는 신기술 도입은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명분 아래 도입되며, 이를 받아들이는 노동자들 안에서도 신기술로 인한 업무 하중이나 고용불안의 스트레스 때문에 싫기는 하지만, 업무의 편의가 증진된다는 장점도 인정되는 양가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영업 분야의 경우 판매금융시스템이나 N-TOPS의 도입이 바로 그러한 문제 중 하나이다. 회사는 이런 전산시스템 도입 때문에 야기될 수 있는 부작용이나 심리적 불안감을 사전 예방할 수 있는 명확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④ 지점 통폐합 이전에 거점 환경 개선
현대자동차 자본은 복합 대형 거점을 도입하기 위하여 판매 거점의 환경 개선을 명분으로 일부 거점들의 통폐합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총 거점 수를 줄일 수 없도록 단체협약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일각에는 노동자 스스로 거점 통폐합이 판매 환경 개선과 실적 향상에 이로울 것이라는 정서도 존재한다. 그러나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지역별로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고, 그런 차이를 무시한 채 무조건 판매 대수로만 실적을 평가해온 관행이야말로 불합리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실적과 무관하게 쾌적한 노동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판매 환경 개선을 내세운 거점 통폐합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현재 거점의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2) 실적․고객 중심주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실적 중심의 구조를 바꿔야만 한다. 모든 것을 실적으로 평가하고, 실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노동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① 선출고 조절을 넘어 뿌리 뽑기
아직 팔리지도 않은 차량을 서류상 마치 팔린 것처럼 보고해서 미리 출고해 두는 선출고는 주어진 기한 내에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한 ‘아랫돌 뽑아 윗돌 괴기’ 식 방안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은 전반적으로 노동조합을 통해 선출고 수준을 일정하게 조율되고 있지만, 지회 혹은 분회마다 편차가 커서 어떤 곳에서는 여전히 선출고 관행이 일상적으로 남아있고, 또 어떤 분회에서는 관리자가 선출고를 전담하기도 한다. 이 문제 역시 회사가 초래해왔으므로, 회사는 직무스트레스 예방을 위해 선출고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② 개인 충당 영업비용 없애기
노동자 개인이 자기 돈을 털어 고객관리를 하거나, 차량을 판매할 때 가격을 이면 할인하거나 각종 용품을 제공해온 관행을 바꾸어야 한다. 이 사안은 매우 대중적이면서도,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는 분명히 ‘비용’이 들고 있지만 그 비용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어 회사의 비용 지출로 잡히지 않고 있는 부당한 현실을 시정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먼저 노동조합이 나서서 실제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어온 영업비용의 실태를 조사하고,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현장을 조직하며, 실제 사용한 영업비용을 회사에 청구하는 방식의 대중 전술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 또한 개인의 비용 부담을 막기 위해 지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응해온 모범 사례들을 널리 알리고 배우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③ 영업 실적 목표를 3분의 1 낮추고 설정 기준을 공식화하기
실적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구조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미 이 구조가 고착화되어있는 상태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실적 평가 구조에 익숙해진 노동자들의 집단적 요구와 실천을 조직하기란 상당히 요원한 일이다. 따라서 영업 분야 노동자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 즉 영업 실적 목표는 대개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왔고, 대개 목표가 지나치게 높고 설정 기준이 불합리하며, 심지어 어떤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할당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다시 말해 실적 목표 설정의 기준을 공식화하고, 목표의 수준을 낮추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노동자들이 ‘심각한 피로를 느끼지 않으려면’ 평균 37.4%의 업무량을 줄여야 한다고 평가했으므로, 실적 목표를 종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④ 실적 중심의 임금과 포상체계 바꾸기
영업 분야 노동자들이 불합리한 조직 체계에 관련한 직무스트레스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난 배경에는 실적을 평가하는 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시장질서가 무너져서 ‘제대로’ 실적 경쟁을 할 만한 여건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승진이나 포상의 기준을 공개하여 조직 구성원들의 재평가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 관리자에 의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져온 평가 제도는 구조적으로 쌍방향 평가 제도로 개편해야 한다. 쌍방향 평가가 훨씬 합리적이며 실행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외의 많은 사업장에서 확인된 바 있다. 한편, 회사는 조직 구성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임금의 불안정성에 따른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기본급을 포함한 통상급 비중이 낮고 변동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임금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⑤ CS에 대한 집단적 평가와 대응
각종 교육, 연수, 미스테리 쇼핑, 평가 등을 포함하여, 영업 지점에 건물 외벽에, 화장실이나 복도에, 기타 현장 곳곳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고객만족 구호는 ‘노동자의 건강권보다 구매자의 만족이 우선이다’라는 이데올로기를 일상적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고객만족이 진정 자기 노동의 보람으로 느껴지는 노동자들도 없지는 않으나, 다수의 노동자들에게는 감정노동을 강제하는 노동강도와 스트레스 원인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분명한 사실은 구매자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려면 차를 파는 노동자가 행복하고 건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원칙을 기반으로 고객만족 정책의 내용 중에서 노동자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기제들을 없애고, 판매하는 노동자와 구매하는 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정책들을 마련한다. CS 교육의 내용과 기조는 노동자들이 감정적으로 소진되었을 때 억지로 친절을 가장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자원과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구매자들을 직접 대하는 노동자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수렴하여 이를 기반으로 교육 내용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CS 평가의 경우, 그 용도를 징벌이 아니라 개선과 포상을 위한 것으로 바꾼다. 미스테리 쇼퍼 방식은 지양해야 하며, 평가 주체는 동료 노동자 혹은 전문가로 하고, 평가의 대상이 되는 노동자가 자신이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평가 결과에 대해 변명하고 반성하도록 강요받지 않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떤 방향으로 고치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받고 토론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원칙과 도입 과정

1)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원칙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원칙이나 실제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국내외 연구 및 지침들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한국의 노동 현장과 노동자 건강권 현실을 종합한 결과,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에서 노동자가 주장하고 관철해야 할 원칙은 다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1) 다차원적 예방의 원칙
직무스트레스 예방은 집단적 노동환경 개선, 개별적 노동환경 개선(이상 1차 예방), 뇌심혈관질환 발병위험도 평가와 스트레스 고위험군 건강증진(2차 예방), 질환자의 치료와 보상, 재활, 복귀(3차 예방) 등으로 구분한다. 예방관리는 직무스트레스의 원인을 개선하는 1차 예방을 기본으로 하고 2․3차 예방을 병행해야 한다. 2․3차 예방이 1차 예방을 대체할 수 없다.
(2) 적응의 원칙
노동환경에 맞추어 노동자를 선정하지 않고, 노동자의 필요와 상태에 따라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3) 참여와 책임의 원칙
직무스트레스의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사업주의 명확한 책임과 의지가 중요하며, 의사결정과 실행에 대한 노동자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과정과 결과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효과적으로 공유, 설명, 보고되어야 한다.
(4) 체계적 접근과 지속성의 원칙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은 직무스트레스 요인 평가 - 우선순위와 개선대책 수립 - 대책 실행 - 개선 결과 평가와 피드백이라는 네 단계로 나뉘며, 각각의 단계에 대한 목표와 실행계획, 평가방법은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와 같이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단기적으로 급박하게 풀어야 할 과제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해결해갈 과제 모두를 추진해야 한다.
(5) 건강권 보장의 원칙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개인 정보가 불필요하게 유출되지 않아야 하며, 노동자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권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직무스트레스 완화․뇌심혈관계 질환 예방 관리프로그램이 일회적이거나 법제도적 의무를 수동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원인을 진단하여, 치료와 예방을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런 다섯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2) 사측의 인식과 투자 그리고 운영 혁신

직무스트레스 완화-뇌심혈관계 질환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사측의 경영이념과 인식의 대전환이 매우 필요하다. 직무스트레스 문제는 개인의 건강관리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 전반을 포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측의 경영이념과 운영과정에서 직무스트레스를 주요 과제로 삼지 않으면, 실행에 옮기기도 어렵고 실행하더라도 결국 실패하게 된다는 것은 다양한 해외 사례들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생산규모나 판매실적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평가해온 인식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즉 이윤과 생산, 품질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에서 환경, 안전, 보건 문제를 일상적으로 중시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사회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는 경영이념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사측은 이런 변화를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선언하며, 그 선언을 실현하기 위한 조직과 지위, 그리고 인적 재정적 투자를 책임 있게 마련해야 한다.

3) 법제도적 개혁을 위한 산별노조차원 대응
40년 만에 개혁이란 이름아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개악되어 2008년 7월1일부터 시행된 이래 산업재해 보상 관련하여 접근-인정과 보상-치료와 재활-노동환경 개선과 복귀 등 전반에 걸쳐 노동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치료받을 권리가 더욱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산재예방에 대한 사업주의 의무를 명시한 산안법 개악도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산재법 개악에 맞서 민주노총 차원의 4대 과제로 채택되어 총파업을 시행하였으나 막지 못했고,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실천의제에서 소리 소문 없이 제외되는 과정을 겪은 노동자 내부의 한계도 일정하게 작용해 왔다.
따라서 단위 노조 차원에서는 근골격계․뇌심혈관계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필요에 주목하되, 당사자만의 고충 처리가 아니라 다수의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과제로 받아 안을 수 있도록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산별노초 차원 혹은 민주노총 차원에서는 법․제도 개악에 대한 방어적인 대응이 아니라,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자본과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노동자들의 일상적 제 권리 향상을 위한 산재법․산안법 개혁에 나서야 한다. 노동 강도와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대표적인 건강 문제 뇌심혈관계 질환과 관련해서도,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법제도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법제도적 대안 마련뿐만 아니라 대리주의를 극복하고 현장 노동자들의 직접행동을 바탕으로 악법을 무력화시키는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

4)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 도입 과정
가장 먼저 노동조합 차원에서 현실 진단과 대응 방향에 대한 소통과 공감을 풍부히 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장의 스트레스 현실과 원인에 대한 기획선전, 조합원교육․노동안전보건교육 등 공식적으로 확보한 다양한 조합원들의 활동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현장순회 간담회를 가동하면서 현장 조합원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실제 예방관리 프로그램을 도입,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노사가 합의해야 할 내용이 많다. 따라서 산보위 혹은 특별 단협의 주요 안건으로 삼아 논의를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단지 실무적인 기술이 아니라 사업주의 경영이념과 조직운영의 혁신을 전제로 할 때 제구실을 할 수 있으므로, 사업주의 동의와 책임을 반드시 확인한다. 예방관리안건을 다룰 준비 기구를 설치하고, 직무스트레스 현실에 대한 진단과 대안, 예방관리의 원칙과 프로그램의 틀, 실행 기구의 설치와 운영,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에 대한 공개 워크샵을 통해 현장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수렴한다.
워크샵에서 도출된 안들을 바탕으로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노사 합의를 거친다. 구체적인 프로그램 합의안을 확정하기 전에 법제도 개선관련 노력, 환경안전보건 경영방침 공표, 직무스트레스 예방 프로그램 도입 합의와 실행 준비기구 설치와 활동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공개적으로 천명한다. 프로그램의 원칙과 내용에 대하여 모든 노동자들이 그 취지와 내용을 충실히 보고받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소통방안을 마련해 두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실행 기구에 대해서도 미리 합의해 둔다.

노동조합 차원에서 직무스트레스 실태와 대안에 대한 소통과 공유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한노보연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