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일터]2010년2월호 지금 지역에서는2

"현대제철 노조 지회장도 구출 작업하다 질식
누출 가스 현장 옆 사무실까지 번져...“사무실 이전 요구 했었다 "




지난 9일 충남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C지구에서 발생한 유독가스(LDG) 유출 사고는 작업장 옆 사무실까지 가스가 누출 돼 사고가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지회에 따르면 이 사무실은 유틸리티 정비사무실로, 이미 포스코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몇몇 노동자들이 사무실을 옮겨 달라는 요구도 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사고 현장 주변에 안전보호 장구가 없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을 구출하러 들어간 노조 지회장도 가스에 질식됐다.

김일권 현대제철지회 선전부장은 “처음 부스타실에서 개스킷 교체 작업을 하고 시험가동을 하고 있었다. 누출당시 상황 파악은 아직 안됐다. 원래는 시험가동 라인만 돌아가야 하는데 설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고 원인을 전했다. 노동조합은 지회장이 병원에서 나오면 자체 사고원인을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날 가스에 질식되어 병원으로 후송된 사람은 27명으로 11일 대부분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으나 1명은 아직 의식불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전에 일반 병실에 있던 질식자가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지기도 했다.

채인호 지회장, "밖으로 나오자 다리에 힘이 빠지고 머리가 아팠다"
채인호 금속노조 현대제철 지회장은 사고 당일 작업 환경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사고현장 주변을 순회하다 사고를 목격하고 구출작업을 하다 가스에 질식되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채인호 지회장은 11일 오전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채 지회장에 따르면 차를 타고 현장 주변을 돌다 쓰러진 사람을 목격하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자 상황을 알아보러 차에서 내려 가스누출 사고임을 알았다. 당시는 이미 안전 담당자가 현장을 통제하고 구급차를 부른 상황이었다. 채인호 지부장은 “안전 담당자에게 반대편 사무실에 근무자가 몇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4명이 있었다고 했다. 일단 들어가 구출하려고 했는데 잔류가스가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엔 보호장구도 없었다. 채 지부장은 구출을 위해 빨리 보호장구를 가져오라 했지만 보호장구를 가져오는 중이라고 얘기가 되돌아왔다. 5-10분 정도 보호장구를 기다리는데 감지기에서 잔류가스가 없다는 신호가 들어와 5명이 구출을 위해 들어갔다. 채인호 지부장은 먼저 안에서 쓰러진 사람 1명을 구조했다. 그리고 사무실에 남아 구석구석을 확인했다. 애초 네 명이 있었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추가로 사람이 안보여서 잠시 밖에 나와 공기를 마시고 다시 들어가 다시 창고 등을 구석구석 뒤지고 나왔다.

채 지회장은 “밖으로 나오자 다리에 힘이 빠지고 어지럽고 헛구역질 증세에 머리가 아팠다. 가스가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고 당시 가스중독 상황을 전했다. 채 지부장에 따르면 그나마 안전검출기 등이 작동해서 일부는 대피했다고 한다. 채 인호 지부장은 “P사도 고로를 가동하면서 초기에 이런 사고가 많이 났다는 얘길 들었다. 회사도 성공적인 고로 건설만큼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길 위해 이후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누출된 LDG는 제강 전로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다. 가스에 누출돼 흡입했을 때 단기적으로 메스꺼움, 구토, 흉통, 두통, 졸음, 현기증, 실신, 동공확대, 질식, 폐울혈, 혈액장애, 간비대, 간과 신장 손상, 경련, 혼수와 심부전증을 야기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5일 당진 일관제철소 고로공장에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고로 엔지니어링을 주관한 폴워스(Paul Wurth)사 마크 솔비(Marc Solvi) 사장 등 내외빈과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 행사를 갖고 성공적인 고로의 가동을 대내외에 알린바 있다.

이번 사고는 회사 쪽의 안전 불감증에서 기인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김일권 선전부장은 “이번 사고가 나고 나서 확인해 보니 이미 가스가 누출된 사무실의 이전을 요구한 노동자들이 있었지만 회사가 묵살했다”며 “그 분들이 당시는 조합원이 아니어서 이런 요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전했다. 지난 10일엔 노조 홈페이지에 하청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올린 ‘예고된 사고’라는 글도 올라왔다. 이 글에는 사고가 난 C지구 안전요원 부재를 지적한 하청노동자를 하청업체 사장이 해고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노동자는 “안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라 불만세력을 없애려 하는 사측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사고는 불 보듯 뻔하다. 제발 정신 차리고 사람들이 다치지 않고 일하는 조건을 만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유독가스 누출사고와 관련 사고시설의 관리책임을 놓고 현대제철과 시설을 시공한 삼성엔지니어링이 서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덧붙이기] 현대제철 유독가스 누출로 8일째 의식불명
현대제철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책임 공방"



현대제철소에서 최근 몇 년 새 연이은 대형 사고가 발생해 안전불감증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는 가운데 9일 오후 2시 45분께 유독가스에 누출된 노동자 26명 가운데 1명이 의식불명으로 계속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채인호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장은 “24명은 모두 퇴원했다. 2명이 퇴원을 못하고 있다. 한 명은 의식이 돌아와 회복단계이나 다른 한 명은 아직도 의식불명이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시설은 철강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유독가스(LDG)를 배관을 통해 저장탱크에서 다른 시설로 옮기는 곳이다.
LDG(Linze Donawitz Gas)가스는 독성 물질, 인화성 물질로 수소, 질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물질은 긴급한 위험, 유해성 물질로 이산화탄소를 흡입했을 시 진전, 의식불명에 빠지고 질식 증상이 나타나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일산화탄소 역시 단기노출시 피부의 발적, 구토, 흉통, 두통, 실신, 난청, 동공확대, 실명, 질식, 폐울혈, 혈액장애, 간과 신장손상, 경련, 혼수와 심부전 및 차세대 영향 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장기노출 되었을 경우 단기노출에 추가영향으로 기억력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유독물질인 만큼 안전취급 요령도 까다롭다. 취급시에는 호흡용보호구, 보호의, 보호장갑 등을 착용하고 CO검지기를 휴대해야 하며, 취급작업시 유사시를 대비하여 2인 이상 1조가 되어 작업해야 한다. 또한 휴지중인 가스설비에도 VALVE, SEAL POT 및 배관접속부 등에서 가스가 누설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에 현대제철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고시설의 관리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됐던 일산화탄소(CO)부스터를 제외한 나머지 설비에 대해 지난달 25일 인수인계를 마치고 최종 테스트를 거쳐 지난 8일 현대제철측에 납품을 완료했다는 게 삼성 엔지니어링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현대제철측은 설비 납품 이후 다음 달 예정된 최종검수시험을 거쳐 현대제철이 최종 인수증명서를 삼성 엔지니어링에 넘겨줘야 최종적인 인수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 발생시점은 FAT 직전 연동테스트 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관리권은 삼성 엔지니어링 측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정확한 가스누출 경위를 밝히기 위해 정밀감식을 벌이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고의 책임이 가려질 전망이다.

채인호 지회장은 “가슴이 아프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노조에서도 분석해서 대책을 요구할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C지구의 전반적인 안전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고 전했다. ◒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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