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일터]2010년2월호 성명

[성명]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에서 발생하고 있는 죽음의 행렬에 마침표를 찍자!


새해 벽두부터 대우조선해양에서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2일 건조 중이던 선박의 탱크에 진입한 노동자 2명이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지 6일 만인 지난 8일 ‘써비스 타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타워가 추락해 작업중이던 1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죽임을 당한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와중인 20일에, 또 한 명의 노동자가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대우조선해양 자본이 죽였다!!

2009년에만 대우조선해양에서는 6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윤 추구에 혈안이 되어있는 대우조선해양 자본에게 노동자의 죽음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1월 2일 발생한 아르곤 질식 사망사고는, 2009년 발생한 아르곤 가스중독 사망사고의 후속조치로 노사가 합의한 ‘가스질식사고 재발방지대책 합의안’을 사측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명백한 인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망 사건이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작업을 즉각 중단하고 전 작업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작업을 강행, 결국 6일만에 또 1명의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리고 또 다시 발생한 폭발사고로 1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이다.
이렇듯 죽음의 공장이 되어버린 대우조선해양! 생산제일주의와 안전불감증에 찌들어 노동자의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취급하는 대우조선해양이 바로 6명의 노동자를 죽였다.

정부와 노동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너희도 공범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나라, 기업프렌들리를 외치며 각종 안전보건제도의 규제완화를 노골적으로 진행한 정부 또한 이번 죽음에 명백한 책임이 있다. 중대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조선업종을 대상으로 자율안전관리제도를 부여해, 그나마 관리감독을 받아야 할 의무조차 면제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은 도외시한 채 생산제일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정부의 친 자본정책이 결국 이러한 죽음을 발생시켰다.
그리고 지난해 노동부가 진행한 대우조선해양 ‘특별안전점검’이 4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은, 노동부의 ‘특별안전점검’이 얼마나 형식적이고 실효성이 없는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이 처참한 죽음의 행렬에 대해 노동부가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책임자 처벌은커녕, 자본의 눈치를 보며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우리 손으로 죽음의 행렬을 멈추자!

1월 2일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우해양조선 남상태 사장은 1월 4일 신년사에서 사과는 커녕 “가장 효율적인 동시에 가장 윤리적인 기업을 구현하여 사회적으로 세계적으로 존경받은 대우조선해양이 되자”라고 말하는 뻔뻔함을 드러냈다.
수주 부진과 세계 경제 불황을 앞세워 현장 노동자의 일상적인 필요와 요구를 억누르고, 숨막히는 현장통제와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강요하며 지껄이는 ‘효율’ 앞에 ‘윤리’는 단지 미사여구일 뿐이다. 세계 최고가 되고자 생산제일주의와 안전불감증에 면죄부를 주는 당당함 앞에 노동자의 삶과 건강, 목숨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또 한 번 증명된 것이다.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법정관리를 받을 만큼 휘청휘청하던 대우조선해양을 살렸더니, 이번엔 매각문제를 빌미로 일자리를 흔들면서 노동자들에게 더욱 더 골병과 죽음을 강요하겠다고 한다. 바로 신년 초부터 죽임을 당한 노동자들이 산 증거이다. 거제 옥포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살인 굿은 당장 멈추어야 한다. 모든 일터에서 자행되고 있는 살인 굿판은 당장 집어치워야 한다.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굿판을 구경만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 골병과 죽음의 현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노동자들이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는 것뿐이다.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돈벌이 때문에 헌신짝 버리듯이 하는 경영진을 확 바꿔버리고,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지 않을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허울좋은 재발방지대책, 노동부의 일회적인 특별안전점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은 오직 노동자의 요구와 투쟁에 달려있다! 우리의 손으로 죽음의 행렬에 종지부를 찍자!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노동부는 특별안전점검을 일상적으로 실시하라!!
재해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기만적인 자율안전관리제도 즉각 폐기하라!

2010년 1월 22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한노보연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