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0년 l 8월 l 노동안전보건 활동가 인터뷰] 화학섬유연맹 노안실장 현재순 동지

‘노동안전보건활동으로 민주노조 사수, 강화하자! 으랏차차 투쟁!’


▸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노안실장 현재순 동지
▸ 인터뷰 & 정리 _ 한노보연 상임활동가 푸우씨





이번 8월호 [노안활동가에게 듣는다]는 지면 인터뷰로 진행됐습니다. 애초 인터뷰가 잡힌 전날 급하게 현재순 동지가 출장을 가셨기 때문이지요. 눈, 코 뜰새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신 동지에게 휴가 일정에 인터뷰를 요청할 수는 없는 조건인지라, 지면 인터뷰로 현재순 동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여수, 광양 호흡기계암 발병률과 관련한 사업으로 많이 바쁘실 텐데 말이죠. 최근 근황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여수광양지역의 위험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는데요. 올해 노동부가 역학조사를 통해 타 지역보다 발암물질이 고노출 되고 있다고 인정했고요,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암발병률 분석보고서가 나오면서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난 4월에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여수광양만들기 사업본부를 구성했습니다. 현장의 안전은 물론 지역시민들의 건강과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문제이기에 지역사회에서의 노동조합의 역할을 높여내는 사업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업본부 발족식, 투쟁선포식, 3번의 토론회, 기자설명회, 1차 지역선전홍보캠페인이 있었고 앞으로도 월 2차례 정도의 기획 사업을 통해 10월 여수광양지역의 시민-노동자 1만 명이 모이는 ‘No 발암물질 Safe 여수광양 1만인 가족걷기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여수, 광양 호흡기계암 관련 사업 이외에 특별히 화섬연맹 노안실에서 집중하고 계신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 까요?

올해로 연맹의 노동안전보건위원회가 생긴지 5년이 되었거든요. 지난해 노안사업을 평가하면서 5년차 노안사업으로 ‘유해위험물질로부터 안전한 현장 만들기’ 유해물질진단 관리 사업을 확정하고 현재 20여개 사업장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끝낸 상태입니다. 전 사업장 현장의 유해물질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올바른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활용과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3개월 3가지 공동행동사업을 하반기 주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사업장 1차 발암물질진단사업(우리현장 발암물질목록 만들기), 전 조합원 교육(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현장과 지역사회-우리현장부터 시작합시다), 전 조합원 서명운동(발암물질 고작 58종! 발암물질목록 전면 확대하라!)을 8월부터 10월까지 집중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으싸으싸’ 하면서 힘주는 활동, 하면 무조건 성과가 되는, 생명을 다루는 소중한 일. 그게 노안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떻게 노안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첫 직장생활은 성수동의 작은 기계제작사업장에서 시작했고요. 용접, 선반, 밀링 작업 등 한 5년 정도 일하다가 금속지역노조에 가입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했어요. 쉬는 기간에 화학섬유연맹에서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상급단체 상근자로 지원했고요. 처음에는 정책국장으로 일을 하다가 노안담당을 겸임하게 되었죠. 2년 정도 후에 노안국장으로 직책이 변경되었습니다. 많은 현장에서 그렇듯이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안직책을 맡게 되었는데, 그렇지만 하면 할수록 매력이 있어요. 선배 활동가들이 ‘노안일은 마음먹고 하기 시작하면 할 일이 무한대, 한발만 빼면 그럭저럭 지낼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할 일도 많은 분야이면서 우리가 문제제기 안하면 평온하다고 할까요.

Q. 노안 일상 활동 중 가장 필요한 역량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실제 사업을 집행하시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죠. 사람도 그냥 사람이 아니라 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 노안 뿐만은 아니겠지만요. 사업장은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곳이 많더라고요. 안전보건문제에 대해 사측뿐 아니라 노동조합도 신경 못 쓰는 곳이 너무 많아요. MSDS 게시비치, 경고표시, 측정, 검진 등 기본적인 것부터 제기하고 챙기는 사람이 없으니 현장 노안활동이 될 리가 없어요. 교육 사업을 최우선에 두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실제사업에서는 함께 교육하고 좀 의지가 생겨 할 만하면 집행부가 바뀐다든가 노조전체사업으로 확대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어려움이죠. 그리고 할 일을 찾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도지원단위라고 할 수 있는 지역본부나 중앙의 인력이 너무 없다는 겁니다.
Q.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하 명산관 or 명감)과 관련해서 민주노총 차원에서 보자면, 화섬연맹이 가장 먼저 시도를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을 하셨는지. 한계와 성과는 어떤 것이라고 보시는지. 화섬연맹 이후 보건의료나 금속노조에서도 명산관 관련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차원에서는 어떻게 향후 방향을 잡는 게 좋다고 보시는지요. 동지의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인력, 말하자면 간부, 그냥 간부도 아닌 지역을 책임질 수 있는 간부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명산관 교육프로그램이었어요. 2004년도에 ‘노동안전보건지도위원 양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7개 지역본부 1~2개사업장의 노안간부들을 모집해서 격주 1회, 1박2일로 6개월간 진행했죠. 기본적인 산재추방운동의 역사부터 노안실무, 현장 활동, 안전보건계획수립 등 전반적인 교육이 진행되었고, 무엇보다 1박2일로 진행해서 노안간부로서의 끈끈한 동질감과 노안활동의 집단적 결의를 모으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 성과로 연맹 노안보위가 5년차를 맞아 전국적 사업집행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한계라고 하면 저희가 3기까지 진행했는데 개인적인 능력을 가진 노안간부들은 양성되었는데 지역을 책임지는 지역명감이라 할 수 있는 간부들은 조직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개인 역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 못한 연맹, 우리의 한계라고 봅니다. 연맹, 지역본부, 단위노조에서 배출된 지도위원들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교훈은 이제 한 산별연맹에서 진행되는 수준에서 벗어나 민주노총 차원의 지역명감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활동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민주노총 차원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활동도 산별연맹 수준이 아닌 지역노안을 책임지는 활동이 되어야 할 것 이구요.
조직된 노동자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단위노동조합에서 어떻게든 책임지고 수많은 미조직비정규 노동자들을 위한 지역노안활동이 명감교육에서 양성된 간부들의 중점 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Q. 화섬연맹에서 노안 관련 일상적인 선전활동과 조직 활동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지요? 그리고 현안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응을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6개 지역본부가 있는데 현재 4개 지역에 노안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어요. 조직 활동은 노안위원회가 있는 지역에서는 노안위원장과 사무국장을 두고 매월 1회 회의를 통해 단위 노안활동을 점검하고 지역 공동사업을 계획하고 실천하구요. 노안간부가 미선임된 노조에 대한 확대 사업이 중점 조직사업이죠. 노안위원회가 없는 2개 지역은 지역상황을 고려하여 중앙에서 직접 1대 1일로 합니다. 그래서 동시에 일이 생기면 정신없어요.
선전활동은 소식지(으랏차차)를 발간하거나 전체 노안간부 네트워크(메일)를 구성하여 시기마다 선전지침을 공유하고요. 화섬노안 다음카페(노동안전보건지도위원)를 만들어서 단위노안간부들과 온라인으로 만납니다. 한번 들러 보세요. 현안이 발생되면 중앙에서 직접 또는 지도위원이 지원하거나 지역차원에서 공동대응하고 있습니다.

Q. 노안활동가로서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경험이나 고민꺼리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많은 선배님들이 하신 말씀인데요. 노안활동은 생명과 건강, 안전을 다루는 활동이기에 다른 부서 활동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노동조합 활동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고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보는데, 노안활동에서 만큼은 이런 차이들을 넘어서야 할 것 같습니다. 지도위원양성교육을 하면서도 단위의 지도지원을 하면서도 화섬 노안간부님들과 이 활동 원칙만큼은 지켜나가자고 서로 다짐하고 의기투합해 왔습니다. 서로 서로 ‘으싸으싸’ 하면서 힘주는 활동, 하면 무조건 성과이고 소중한 일을 하는 것이기에 더디더라도 힘내서 해보자고 하면서 화섬 구호를 ‘으랏차차’로 정했고요. 시도 때도 없이 외치죠. 술 먹을 때 제일 많이 외치지만요.

Q. 끝으로 일터 독자들, 그리고 노안활동가들에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활동도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한 저에게 이런 시간 주셔서 고맙고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노안활동가들은 한번 하면 끈질기게 하고 열정적으로 하기로 유명하잖아요. 정말 좋은 활동이니까 시작하는 우리 후배 노안간부님들에게도 전해줄 수 있는 그런 활동 함께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노안 담당 활동가 중에 아픈 분들이 꽤 있는데 몸관리 잘하시고요. 무더위 건강 유의하세요. ‘노동안전보건활동으로 민주노조 사수, 강화하자! 으랏차차 투쟁!’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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