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0년|7월|현장의목소리1]하루 8시간 노동을 위한 건설노동자들의 투쟁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법규부장 이 태 진


군포시 당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라고 한다)가 발주하고, 경남기업(주)이 시행사로 있는 현장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소속의 형틀목수 노동자들이 2010년 4월 28일 건설노동조합의 총파업을 기점으로 스스로 조끼를 착용하며 건설노동자의 인간선언을 했다. ‘하루 8시간 노동과 생활임금보장’을 주된 요구로 하여 경남기업의 협력업체인 정박건설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7차례의 단체교섭을 통해 전국건설노동조합과 정박건설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였고, 조인식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정박건설은 원청사인 경남기업의 허락이 있어야 하기에 조금만 시일을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더니 원청사인 경남기업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공정상의 문제를 가지고 나와서 조합원팀이 비조합원들과 공정상의 차이가 10%이상 나게 될 시 해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하면서도 이러한 조항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조항을 위해하는 것이며, 경남기업의 지배개입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상호 협약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권고하는 조정안을 내왔다. 하지만 정박건설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마저 거부하였고 군포 당동 LH현장은 6월 1일을 기점으로 총파업투쟁을 시작하였다.
6월 1일, 70여명의 조합원(형틀목수)들이 파업을 시작하자, 경남기업과 정박건설은 비조합원들에게 작업을 강행시키려 하였지만, 대부분의 건설노동자들의 건설노동조합의 파업투쟁에 동조를 하면서 현장은 전면적으로 세워지게 되었다. 합법적이고 정당한 파업을 약화시킬 수 없었던 경남기업은 원청회사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하도급업체인 정박건설에게 공사포기를 종용하면서 파업 투쟁중인 조합원들을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았다.
6월 16일을 기점으로 경남기업은 하도급업체인 정박건설이 공사를 포기하였으므로 당해 현장에서 파업 중인 조합원들은 공사와 관계없는 사람들이라 몰아세우면서 현장문을 걸어 잠궜다. 이 과정에서 경남기업은 공사를 포기한 정박건설에게 이행보증 책임을 묻지 않는 것으로 하면서 신속하게 수복건설이라는 골조업체를 끌어들여 공사를 강행하려고 하였다.

근로기준법 준수 요구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건설노동자
경남기업은 단체교섭 및 파업투쟁 과정에 깊숙히 개입을 해놓고는 파업투쟁이 장기화 되고 명목상으로 하도급 업체를 바꾸자마자 이제 자신들은 사용자 책임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에 분노한 조합원 2명의 동지가 7월 1일 새벽부터 70m 상공에서 목숨을 건 고공농성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청사인 경남기업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의 자리에 나서기는커녕 현장을 펜스와 철조망으로 둘러치고 4개의 타워크레인에 전부 사람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시건장치뿐만 아니라 불법적으로 폼을 붙이고 철조망을 덧데어 놓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건설현장은 불법도급으로 인하여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과 죽음을 넘나들 정도의 위험에 노출되면서 고강도의 노동을 하고 있다. 하루 2명씩 죽어나가는 죽음의 현장, 매일 수백, 수 천 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하지만 산재는 은폐되고 공상으로 치료라도 받으면 다행인 현장이 건설현장이다. 건설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통해 단체교섭을 통해 생활임금 쟁취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였지만, 건설자본의 횡포에 의해 노동3권은 보장되지 못하고 다시금 노예로 살 것을 강요하고 있다.

간접고용 비정규노동자들의 외침
우리는 수많은 간접 고용으로 고통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보았다시피, 원청사의 횡포에 의해 수많은 비정규투쟁이 패배했고 비정규노동자들은 눈물을 삼켜야했다. 실질적으로 원청사들은 뒤에서 배후조정을 하면서 노동자들을 투쟁을 막아왔으며, 여차하면 하도급업체(하청업체)를 계약해지 하면서 파업투쟁을 무력화 시켰었다. 이번 군포 당동 경남기업 현장도 정박건설은 공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경남기업의 압력에 의해 공사를 포기했다는 정황과 경남기업이 정박건설에 이행보증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파업투쟁이 한지 이제 40여일이 되어가고 있다. 처음 파업투쟁은 합의사항 이행만을 걸고 투쟁을 하였지만, 투쟁이 길어지고 치열해질수록 경남기업에 대한 분노와 너무나 억울한 심정으로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투쟁을 하고 있다.
현장은 많고 부르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다고 얘기하는 건설노동자들이다. 흔한 말로 여기 아니어도 일할 곳은 많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이번 투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일당을 포기하면서 40일 넘게 파업투쟁을 하는 것은 여기서 건설자본의 공세에 밀리면 더 이상 건설노동자들은 투쟁을 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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