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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7월|현장의목소리2]개인질병으로 치부되는 피부질환, 직업성피부질환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화학섬유연맹 노동안전보건실장 현 재 순


어느 산별연맹의 사업장보다도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많은 양을 다루는 사업장이 모여 있는 곳이 우리 화학섬유연맹이다.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되어야 하고 사업주는 물론 노동조합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중소영세사업장이어서 사업주는 나몰라라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요구해야 할 노동조합의 노동안전보건인식 수준은 미약한 것이 사실이었다. 2004년부터 연맹의 안전보건간부를 육성하는 교육사업이 이루어지고 미약하나마 작업환경측정이나 건강검진 개선사업이 이루어지면서 2006년 노동안전보건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올해로 노동안전보건위원회 5년차를 맞이한 연맹은 지역별 유해화학물질 관리사업을 사업계획으로 제출하고 화학공단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화섬울산지역 피부질환 공동검진>을 실시하게 되었다.
공동검진의 항목으로 피부질환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화학섬유 노동자들은 무수히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고 많은 양의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간독성, 신경독성, 혈액독성 등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 화학물질로 인한 건강 문제 중 가장 흔한 것은 피부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피부질환이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므로 관심이 적어 중요한 건강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더군다나 거의 개인질병으로 취급하며 직업병으로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피부질환은 사망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피부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인데, 가려움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일상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번 화학섬유연맹 울산지역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직업성 피부질환 공동검진은 그동안 감추어져 있던 직업성 피부질환의 규모를 밝혀내어 피부 질환자에게는 치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현장 개선을 통해 추가적인 직업성 피부질환의 발생을 막는데 있다. 또한,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울산공단 화학섬유노동자 피부질환 실태를 알려내고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초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피부질환 공동조사는 1, 2차 검진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1차 검진은 피부단자검사로 5월 한 달 간 진행되었다. 직접 화학물질에 접촉하는 손/팔/얼굴/목 부위에 직업성 피부질환 발병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그림1과 같이 피부에 가는 바늘로 상처로 내고 그 위에 5종의 환경 요인 물질을 떨어뜨려 피부 반응을 살펴보는 피부 단자검사를 시행한 것이다.. 검진에 소요되는 시간은 의사 진찰 및 피부 단자 검사가 약 5분, 피부 단자 검사 후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데 까지 약 10분정도 걸렸다.
5월 한 달 간 9개 노조 조합원 419명에 대해 1차 검진을 마친 결과, 총 419명 중 50명(11.93%)이 직업성 피부질환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것으로 나왔고 50명의 직업성 피부질환 의심자 중 21명은 자극성 피부염이 의심되며, 27명은 접촉성 피부염이 의심되며, 2명은 화학성분으로 인한 백반증이 의심되었다. 화섬울산 노동안전보건위원회는 접촉성 피부염과 백반증 의심자 29명의 유소견자에 대해 그림2와 같이 2차 검사인 피부 첩포 검사를 하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 화학공단의 직업성 피부질환 실태 파악과 지역에서의 여론을 만들기 위한 1차 검진은 조합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되었다. 전문의와 1대 1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문의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높은 조합원들이 다수였으며 2차 검진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화섬울산 노동안전보건간부들도 우리가 공단 중 전국에서 처음으로 피부질환의 직업성 여부를 파악하는 사업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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